본문 바로가기

교육을 위한 기도

당신은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있습니다


교육을 위한 기도

당신은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있습니다

 

제게 맡겨진 아이들과 동료 교사들의 얼굴을 한 명 한 명 떠올리고, 제가 했던 수업과 아이들과의 수많은 관계의 장면들을 떠올릴 때 한없이 밀려드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귀에 “내가 삼 년을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 찍어 버리라. 어찌 땅만 버리게 하겠느냐”는 주인의 노한 음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하지만 곧이어 들리는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후에 만일 열매가 열면 좋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 버리소서” 하는 포도원지기의 애절한 음성이 제게 은총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당신이 약속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라는 말씀에 의지해 기독 교사 단체들의 수련회와 연수를 찾아 신청하는 등 다시금 소망의 닻을 내려 봅니다.

 

하나님, 올해 남은 마지막 한 달을 그냥 흘러 보내지 않도록 제게 힘과 지혜를 더하소서. 기말고사와 생활 기록부 작성 등 분주한 연말 일정 가운데 휩쓸려 아이들을 놓치지 않도록 도우시사, 오히려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1년 동안 한 번도 복음을 전하지 못했던 아이가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아이에게 정말 해 주고 싶었던 말이 있다면 그 말을 가장 지혜롭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게 하소서.

혹 한 해 동안 정말 힘든 관계로 인해 빨리 이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마음뿐이라 할지라도 ‘역전에 강한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가지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소서. 제자들의 수없는 배신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연약함을 용서하시며 끝까지 사랑하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마지막 한 번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자들에게 다가갈 때 지난 1년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주시고 변화의 역사가 있게 하소서.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더 많이 서게 하소서. 부족하지만 올 한 해 제게 있었던 사역의 열매와 주변의 좋은 평가가 있다면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철저하게 고백하며, 이 가운데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저의 연약함과 허물이 많았음을 고백하며 나아갈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올 한 해 제게 있었던 실패와 연약함, 안팎의 좋지 않은 평가에 대해서 회개와 용서를 구하되, 그렇지만 정말 잘하고 싶었고 온전히 사랑하고 싶었던 제 중심을 주께 아뢰고 주님께서 인정하고 아신다는 위로를 경험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성공과 실패, 칭찬과 비난을 넘어서는 하나님 앞에서의 깊은 성찰로 나아가게 하소서.

 

그리고 올 한 해 제게 주셨던 아이들도 다시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주님께서 저를 통해 올 한 해 그 아이들에게 하시고자 하셨던 일들을 저는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당신은 충분히 하셨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조금 있으면 이 아이들을 떠나지만 당신은 여전히 이 아이들과 함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도 행정적인 차원에서는 곧 이 아이들에 대한 책무에서 자유롭게 되지만, 영적인 차원에서는 부모의 마음으로 여전히 이 아이들을 품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올 한 해 그냥 튕겨 나온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에게 쏟았던 사랑과 교육적 지도가 그냥 사라지지 않고 이 아이를 사랑하시는 당신의 손길 가운데 언제가 열매 맺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