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단 일기

미러링 2 (2016년 9월~2017년 1월 연재) 더보기
미러링 1 (2016년 3~8월 연재) 더보기
사랑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어 작은 학교, 큰 이야기 10 사랑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어 배열이 뭐지? 우리 반은 소수의 학생들로 구성된 학급이어서 그런지 공부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막론하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와의 상호 작용뿐만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의 상호 작용이 활발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끼리도 서로 어려운 부분을 가르쳐 줄 때도 많다. 때로는 교사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지 못하거나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 어렵게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이들끼리 서로 이야기하면서는 오히려 어려운 문제를 쉽게 이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어느 방과 후 한자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열심히 한자 단어를 외우고 있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모르는 한자 단어가 나오면 서로에게 뜻을 묻고 답하거나 국어사전을 찾아 가며 공.. 더보기
긴장되는 새 학기 업무 분장 긴장되는 새 학기 업무 분장 2월이 되면, 한국 선생님들의 최대 관심사는 학교에서 1년간 맡게 될 새로운 업무입니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어떻게 업무 분장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선생님들에게는 맡게 될 학년 및 업무 분장이 2월 달에 최고의 이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방과 후 학교 업무, 영재 업무 그리고 나이스 전산 등 말만 들어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업무들. 과연 에티오피아 선생님들은 학년 선택과 업무 분장을 어떻게 할까요? 이번 호에서는 긴장되는 새 학기 업무 분장에 대해 한번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행정 업무의 인기 만약 에티오피아에 방과 후 학교 업무가 있었다면, 에티오피아 선생님들은 누구나 그 업무를 맡기 위해서 안달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방과 후 학교 업무는 누구나 피하고.. 더보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천재들 3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우리 부모님은 떨어져 사십니다. 그동안 어머니는 전화만 몇 번 하고 집에는 딱 한 번 왔다 가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빠가 엄마 대신 오빠와 나를 돌봐주십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일이 바쁘면 저녁에도 일찍 집에 들어오시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요 며칠 동안은 거의 집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안 오셔서 준비물도 못 사고 숙제가 많이 밀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안 오시면 오빠와 나는 남은 밥을 챙겨 먹거나 라면을 끓여 먹습니다. 우리끼리 먹어야 되기 때문에 오빠와 나는 시간을 맞추어야 합니다. 하루는 내가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오빠가 배가 고프다면서 나를 보자마자 물건을 집어던졌습니다. 그때 고맙게도 아버지께.. 더보기
교단에 선 교사, 교단의 선교사 리틀램프 쌤의 행복한 수다 2 교단에 선 교사, 교단의 선교사 I. 나는 교사다 누구의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피곤하고 짜증이 나고 속상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누구의 선생으로 산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고 감동일 때도 많다. 그래서 나는 교사다. II. 나는 학생에게 배우는 교사다 진정한 회개란 이런 게 아닐까요? 10월 어느 날. 우리 반(고양외고 3학년 7반) 여학생 OO이가 점심시간에 병원 다녀오겠다며 외출증을 끊어 갔다. 그런데 이 아이가 5교시가 끝나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선생님, 토스트가 너무 먹고 싶어 병원 간다고 거짓말했어요. 죄송해요.” 그 착한 마음이 정말 예뻐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잘 들어 봐! OO이는 갑자기 토스트 먹고 싶은 정신병(?)이 와서, 이 병을 치료해 주.. 더보기
담임 엄마의 마지막 연애편지 담임 엄마의 말랑말랑 연애편지 19 담임 엄마의 마지막 연애편지 큭. 이 만화 완전 좋제, 완전 좋제! “나 이렇게 옹졸한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 이렇게 내 속마음을 훅 열어 놓고 외칠 수 있다는 거. 기분 좋지 않나? 그러고 보면 결국 인간의 생각이란 다들 어느 정도는 소심하고, 또 어느 정도는 너나할 것 없이 옹졸하거든. 그 사실이 주는 위로, 위안. 11반에겐 편지를 쓰는 게 참 어렵다. 거칠게 길들여진(?) 아이들이라 그런지, 우리 사이엔 왠지 간질간질 말랑말랑 연애편지를 쓰는 게 뭐랄까. 오글오글 부끄럽다. 큭. 그래도 써야지. 결혼 준비를 하면서 쓰다 만 편지, 지난주 내내 쓰다 만 편지. 결국 또 처음부터 다시 쓰는 2월의 연애편지. 시작! 담임 엄마의 결혼 이야기 무슨 이야기를.. 더보기
이런 기도 이런 기도 방학이 너무 짧았습니다 잊고 털어야 할 이름들은 아직 손에 쥐여 있고 사랑하기로 다짐할 이름들은 채 쓰지도 못했습니다 지나간 저 해 어린 이름들 속에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이 소복한 들꽃처럼 정답게 있어 당분간은 쉬이 놓지 못할 것인데 다가올 이 해 어린 이름들은 하나 같이 빳빳한 엉겅퀴 같아 겁부터 지레 나서 쉬이 못 잡기도 하겠습니다 아이들은 외로이 가방에 담겨 학교로 오는데 가방도 못 열고 다시 그 가방에 담겨 그대로 집에 돌아가는 아이가 올해도 더러 있을까 참 두렵기도 하겠습니다 가르침 너머와 배움 너머 그 지점을 꿈꾸며 양쪽에서 모래성을 쌓다 흙만 만지며 희미한 성처럼 사라지는 날들도 더러 있겠습니다 무엇엔가 우리는 저마다 불안하여 믿고 싶다가도 결국 저버리고 싶은 날들을 끝도 없이 계.. 더보기
생활인, 생명 공동체 아줌마 쌤의 계속되는 교사도전기 22 생활인, 생명 공동체 복잡한 마음들이 더해 또 혼란스럽다. 방학만 되면 모든 것을 끊고 ‘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쉼’이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김어준 씨의 말처럼 우린 그저 ‘생활인’이기에 논리와 이성보다 생활 속에서의 감성이 앞서는지도 모르겠다. 말씀 앞에서는 회개와 결단을 하지만 가정생활에서는 별반 달라지지 않고, 연수 앞에서는 교실과 학교를 변화시킬 것처럼 마음을 다잡지만 막상 교실 속에선 옛것을 벗어나지 못해 헤매는 생활인에 불과한 것인가 하는. 생활인들의 수다 그 생활인들의 수다 몇 마디를 옮겨 보자. 이들은 현재 크리스천이며 교육과 어느 정도 연계가 있으며, 경제적으로 마음 편할 날 없는 나날을 살고 있는 평범한 서민들이다. 이들은 오늘 사도.. 더보기
해가 기울고 있습니다 해가 기울고 있습니다 지금 해가 기울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저 해가 떠오르는데 저는 어쩐지 보내주기가 싫습니다 60부작 아침드라마보다 끝이 안 나던 어느 일상의 씨름들도 안녕 거실 갈색소파와 나란히 놓인 주말영화처럼 이 짧은 겨울의 달콤함도 태풍 감아쥐고 흔들던 한여름의 열기도 지금은 모두 안녕 길고 뜨거운 대만의 여름을 닮아 다시 사랑하겠습니다, 눈 꼭 감고 지는 해를 보내 줍니다 작고 초라한 미움의 섬에서 저 넓은 용서의 바다로 해가 지는 것, 그것이 다시 희망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촌스러운 새해 다짐을 또 써야겠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