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의 변화를 위한 노력을 쉬지 않게 하소서

교육을 위한 기도

본질의 변화를 위한 노력을 쉬지 않게 하소서

 

 

주님, 최근 연이은 집단 따돌림과 폭행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 소식을 들으며, 우리의 옷을 찢으며 재를 뒤집어쓰는 마음으로 주님 앞에 무릎 꿇습니다. 이러한 사건의 이면에는 목숨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죽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며 생활하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음을 잘 알기에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하여 먼저 만연한 학교 폭력의 흐름을 끊지 못하고, 이 가운데 피해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교사와 학교의 잘못과 아픔을 안고 주 앞에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한계의 벽이 높지만 내가 속한 학교와 학급에서라도 이러한 학교 폭력과 따돌림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어찌하든지 고통당하는 아이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그들을 보호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하나님, 이 연약한 자의 결심을 지켜 주시고 저로 이 일에 유능할 수 있게 힘을 주소서.

 

하지만 하나님, 지금 교육 당국과 언론이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인양 떠들고 있는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 강화, 스쿨 폴리스, CCTV 설치 등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없음을 잘 압니다. 그리고 이들이 소리는 높이지만 책임을 넘기고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지,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직시하며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할 의사가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교 폭력과 따돌림의 가장 큰 원인은, 갈수록 심화되는 승자 독식 현상에 따른 한 줄 세우기 무한 경쟁 교육 체제 속에서 교육이 그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지만, 교육 당국이든 언론이든 이 문제를 직시하려고 하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달려들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교육 당국은 성적으로 학교와 아이들을 한 줄 세우며, 학교와 아이들을 더 격한 경쟁으로 몰아넣는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교사들을 아이들에게 집중하지 못하도록 비본질적인 것으로 바쁘게 돌리는 관료적 학교 구조, 교사들의 사명 의식 약화, 제대로 된 가정의 기능을 할 수 없게끔 부모들을 내모는 사회 구조와 물질 만능 가치관, 그리고 핵가족과 자녀수 감소로 인한 가정의 사회적 기능 약화, 게임과 사이버 문화의 영향으로 타인의 고통에 대한 상상력 약화 등 본질적인 문제들 역시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러하오니 하나님, 우리로 이 제한된 현실 가운데서 내가 속한 현장부터 이 문제를 온몸으로 막아서서 부딪히고 풀어내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하게 하시되, 이 시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더 큰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우소서. 그리하여 우선 내 가정에서부터 제대로 된 가정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하소서. 어찌하든지 돈을 벌어서 아이 학원비를 대고 이를 통해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치관 형성을 돕는 데 우선적인 시간을 쏟게 하소서. 그리고 기본적인 경제적 삶을 영위하기 힘들어 아이들을 방치한 가정을 위해 국가와 교회, 이웃이 돌보고 사랑을 쏟는 체계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아이들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보는 온갖 유해 환경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 환경도 만들어 가게 하소서.

무엇보다 성적에 의한 한 줄 세우기 방식의 무한 경쟁 교육 체계를 바꾸기 위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물질 만능주의와 승자 독식 체제를 바꾸기 위해 직업 간 임금 격차 해소와 복지 체제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그래서 아이들이 다른 아이와 경쟁하지 않고 자신의 은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고, 다른 아이들과 기쁘게 협력해 갈 수 있게 하소서. 순간적인 분노와 좌절에서 벗어나 이 사회의 근본을 변혁시키는 일에 나설 수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