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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오 칼럼

총회 결정, 그 가벼움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에 대해(2018.11) 정병오 칼럼 총회 결정, 그 가벼움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에 대해 인생을 돌아보면 지금의 나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었던 많은 분들이 생각이 난다. 그 중에 한 분이 한국 성서유니온선교회(SU)의 초대 총무였던 윤종하 장로님이다. 이분은 한국 교회에 ‘말씀 묵상’을 대중화시켰을 뿐 아니라 탁월한 성경 교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성경을 보는 눈을 뜨게 해 준 분이었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 1학년 때였다. 그는 내가 속한 선교 단체의 겨울수련회 기간 동안 매일 아침 오셔서 말씀 묵상 훈련을 시켜 주셨다. 이후 그는 내가 속한 선교 단체에도 여러 차례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인도’ 등과 관련한 강의와 성경 권별로 말씀을 풀어 설명하는 강의를 해 주셨다. 그 외에도 나는 그가 인도하는 정기.. 더보기
나는 왜 이 자리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가?(2018.10) 정병오 칼럼 나는 왜 이 자리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대학 시절을 돌아보면 복음의 관점에서 세상을 설명해 주고 그 세상 가운데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해 줄 사람이나 자료에 목말라 했던 것 같다. 예수를 믿음으로 내 속에 주어진 구원에 대한 감격과 영생에 대한 소망은 분명한데, 그것으로 그 무자비한 군부독재가 지배하는 세상 가운데서 하나님의 통치가 어떻게 임하고 있고 또 임해야 하는지가 설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음이 온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진리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렇다면 이 죄악된 세상 가운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 설명할 수 없어서 답답했었다. 신칼빈주의자들의 수고에 기대어 이러한 답답함 가운데 한 줄기 빛을 비추어 주었던 것은 아브라함 카이퍼로.. 더보기
평신도의 영광과 사명(2018.9) 정병오 칼럼 평신도의 영광과 사명 평신도가 아닌 세상 사역자 “평신도, 복음, 개혁”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0회 ‘기독법률가대회’ 주제토론 패널 중의 한 명으로 초대를 받아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덕분에 ‘평신도’로 살아온 지난 삶을 돌아보고 정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내가 했던 고민들을 나누고자 한다. 사실, 목회자와 평신도의 구분은 중세적인 개념이고, 종교개혁으로 인해 이미 극복된 개념이다. 굳이 나누자면 ‘교회 사역자’와 ‘세상 사역자’로 나누는 것이 더 정확한 개념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자신들을 역할의 구분 차원을 넘어 종교적으로 더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여기기도 하고, 성도들 가운데도 그렇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이 남아 있다. 반대로 일반 성도들은 이러한 목회자.. 더보기
분별과 지혜(2018.8) 정병오 칼럼 분별과 지혜 내가 뭘 안다고? “병오야, 이번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남북통일 관련해서 선언을 발표했다는 소식 들었지? 그게 기독교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적으로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을 복음주의 입장에서 어떻게 봐야 하는지 글을 하나 써 주면 좋겠다. 그 글을 우리 단체가 발행하는 QT 잡지 권두언으로 싣고 싶다.” “제가요? 제가 뭘 안다고?” “야! 그래도 4년 동안 선교단체 훈련 충실히 받고 복음의 기반 위에 충실히 서 있으면서 복음주의 입장에서 사회 참여 문제도 고민해 온 네가 안 쓰면 누가 쓰겠냐?” “예. 그럼 한번 써 보죠.” 그 때가 1988년 3월쯤이었고, 나는 그 해 2월에 대학 졸업을 하고 중학교 초임 교사로 갓 발령을 받아 적응 중이었다. 대.. 더보기
평화의 여정과 교회를 위한 기도(2018.7) 정병오 칼럼 평화의 여정과 교회를 위한 기도 지난 6월 12일,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 만남에서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보장,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6·25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제 북미 관계는 지난 65년간 이어진 휴전과 적대 관계를 벗고 상호 협력하는 정상적인 국제 관계로 접어들었고, 한반도도 이제 크고 작은 도발과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평화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전쟁이나 일방적인 흡수 방식이 아닌 한반도식 평화통일의 길도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모든 일이 순탄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약속 이행 과정에서 수많은 돌출 변수가 있을 것이고 이 과.. 더보기
평화의 길목에서, 역사를 읽고 교회를 품자(2018.6) 정병오 칼럼 평화의 길목에서, 역사를 읽고 교회를 품자 우리 앞에 열린 새로운 평화의 시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73년, 정전 65년 체제의 대전환을 가져오는 사건으로 기록이 될 것이다. 두 정상은 을 통해 이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양국 국민은 물론이고 온 세계에 분명하게 선포했다. 물론 실제 휴전협정을 정전협정으로, 그리고 평화협정까지 나아가는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남한과 북한, 미국과 중국이 함께 합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 합의했던 것처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 모든 도발 행위나 적대 행위 금지 및 단계적 군비 축소, 서해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선포 및 공동어로 활동 보장, 동해선과 경의선.. 더보기
책 읽기의 기쁨, 누리고 나누기(2018.5) 정병오 칼럼 책 읽기의 기쁨, 누리고 나누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책과 관련해서 자신에게 있었던 경험을 다 적어 볼래요? 예를 들어 난생 처음으로 책을 접했던 경험과 그 때의 느낌,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책들, 혹 책과 멀어지게 되었다면 그 계기, 앞으로 책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싶은지 등 다 좋아요.” 책의 힘은 살아 있다 이번 학기에 ‘문학과 성장’이라는 과목을 맡으면서 첫 시간에 아이들에게 ‘책과 나’라는 주제로 책과 관련된 자신의 이력을 써 보게 하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목을 신청한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내 예상보다 훨씬 책과 얽힌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 유치원 때와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책에 얽힌 기억들이 많았다. 그리고 초등학교 고.. 더보기
위태한 길을 걸어가는 지혜(2018.4) 정병오 칼럼 위태한 길을 걸어가는 지혜 막내가 대학에 진학했다. 그래서 올해 우리 집은 대학원생 1명, 대학생 3명을 가진 대학생 가족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얘 넷 등록금을 어떻게 다 충당하냐고 걱정을 해 주고, 현실적으로는 N포 세대 청년들이 당면한 절박한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리고 대학 졸업 이후 취업이나 결혼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자녀에 대한 부모의 걱정은 끝이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자녀를 대학에 보냈다는 것은 자녀 양육의 7부 능선 정도는 넘은 것이 분명하다. 자녀 양육, 고비들을 돌아보며 이렇게 자녀 양육의 큰 고비를 넘긴 상황에서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니 즐겁고 감사했던 시간보다는 아찔했던 순간들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입덧만 없다면 10명이라도 낳.. 더보기
열린 문, 열리는 문(2018.3) 정병오 칼럼 열린 문, 열리는 문 ‘전’ 대표를 보면서 ‘전전’ 대표가 느끼는 소회 김진우, 임종화 공동대표가 5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전’ 대표의 반열에 올랐다. 이들이 좋은교사운동과 한국 교육계를 끌어안고 하던 고민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남은 교직생활과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길을 5년 먼저 걸은 사람으로서 지난 5년의 시간을 반추해 본다. 2011년 초였던 것 같다. 대표 임기를 2년 남은 시점이 되자 차기 대표 선임에 대한 압박이 오기 시작했다.(좋은교사운동은 현 대표 임기 만료 1년 전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를 선임한다.) 그런데 유력한 후보였던 사람들이 다 거절했고 새로운 인물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사회에서는 내가 대표를 .. 더보기
오디세이, 지금부터 시작이다(2018.02) 정병오 칼럼 오디세이, 지금부터 시작이다 1년 후 복교,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 얘들아, 오디세이 1년 과정을 마친 것을 축하한다. 물론 오디세이 1년을 마치고 일반 학교로 복귀하는 너희들의 마음이 마냥 기쁘기만 하진 않다는 것은 잘 안다. 어떤 친구들은 “왜 오디세이 과정은 1년인가요? 그냥 고등학교 3년을 오디세이에서 보내면 안 되나요?”라고 묻기도 하지. 부모님들이나 어른들 가운데는 “아이들을 이렇게 자유롭고 재미있는 교육 가운데서 1년을 보내게 한 뒤 다시 일반 학교로 보내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라고 묻는 분도 있어. 오디세이가 처음부터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세이는 3년 혹은 6년이라는 완결된 체제를 선택하지 않고 ‘1년 과정’이라는 지극히 불완전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