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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특집 글

5. 제언4 : 교육의 회복을 위한 십자가를 져야 한다


특집5. 제언 4
교육의 회복을 위한 십자가를 져야 한다

윤 지 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 대표)


 좋은교사운동을 처음 만난 것은 1998년 교육개혁시민연대에서 정병오, 송인수 선생님을 통해서였다. 13~14년간 함께 여러 운동의 현장에서 만나면서 나와 교육의 지향점이 대부분 일치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함께하게 되었다. 좋은교사운동이 실천해 왔던 가정 방문이나 일대일 결연 운동은 학부모 운동의 입장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었고, 특히 교원 평가제에 대해 좋은교사운동이 교사 단체 중 유일하게 찬성을 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았다.


조직과 관련된 조언

 상당 기간 좋은교사운동을 알고 함께 일을 해 왔지만 좋은교사운동이 연합  단체라는 것은 잘 알지 못했고, 단일 단체로 알고 있었다. 내가 회장을 역임했던 참교육학부모회의 경우 단일 단체긴 하지만 전국 수십 개 지부의 의견을 모아 내는 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다. 연합 단체인 좋은교사운동도 각 단체의 의견들을 모아 내고 회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17년 교육 운동을 하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처음으로 공동 대표 체제를 경험하고 있다. 의견을 조율하고 매사 서로 소외되지 않으면서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혼자 대표할 때와 비교해서 그때보다 4~5배의 일을 소화하고 있음을 경험한다. 두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추진하고 역할 분담했을 경우, 동일한 무게감과 책임 의식으로 사안을 바라보기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 내는 시너지는 엄청나다. 좋은교사운동도 공동 대표 체제를 고민해 봄직하다.


우리 교육의 모순의 핵심과 직면해야 한다

 교사 운동을 생각하면 전교조가 떠오른다. 전교조는 1980년대 준비 기간을 거쳐 1989년에 결성되었다. 이 시기는 직업으로서 교사직에 대한 선호가 강하지 않았지만, 초기 전교조 멤버들의 교육에 대한 헌신으로 말미암아 국민과 학부모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합법화 이후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교원 평가에 대해 방어적 입장을 가지면서 20년 가까이 쌓은 신뢰를 잃어버렸다. 지금은 전교조 합법화로부터도 13년이 지났기 때문에 학부모 가운데 초기 전교조 선생님들의 헌신성에 대한 기억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리고 지금은 단지 교사 이익 단체로 기억할 뿐이다. 좋은교사운동도 전교조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일반 학부모나 시민이 교원을 접하는 경로는 언론과 자녀의 교사를 통해서다. 좋은교사운동의 경우 아직 언론을 통한 대국민 접촉점이 약하고 학교 현장에서도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3,500명의 회원이 전체 교원 수에 비하면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회원들의 활동 여하에 따라 전체 교육의 흐름을 바꾸어 낼 수 있는 숫자기도 하다. 좋은교사 회원들의 교직에 대한 순수성은 그 어느 단체보다 우월하다. 회원 교사들의 영혼을 뜨겁게 하고, 우리 시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과제가 무엇인가를 찾아내서 그 일을 앞서 실천해 가기만 하면 엄청난 교육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교육의 모순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교육, 교사와 학부모는 물론이고 심지어 아이들마저도 철저히 내면화되어 있는 경쟁 교육이 핵심이라고 본다. 눈에 보이는 독재의 폭압보다 더 무서운, 그래서 우리 자신들이 무엇이 잘못되어 가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나 무감각해져 있다. 이에 대해 학부모 운동, 교육 시민 운동도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겠지만, 학교 현장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은 교사들만이 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12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교육다운 교육을 받아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 이 현실을 가슴 아파하고, 최소한 나는 이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교육 본질을 열어 보여 주겠다는 운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비록 이 일이 고난과 십자가의 길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라면 기꺼이 십자가를 지는 것이 기독 교사의 삶이 아니겠는가?


우리 교육을 바꿀 근본적 정책 대안 마련에 앞장서라

 죽음의 교육, 경쟁의 교육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교사 개개인의 실천을 독려하고 연대할 뿐 아니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일에도 좋은교사운동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학교 현장을 잘 알고 있는 교사들만큼 현실 적합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집단이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한 시대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좋은교사운동의 성격과 철학에 맞되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와 과제를 찾고 이를 학부모와 일반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다양한 운동을 펼치며,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운동까지 나아가야 한다.




청중 질문  
“반교육, 몰교육의 시대를 수긍하고 따르고자 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