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먼저 저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지난 1년간의 허물과 죄악의 짐들을 벗겨 주십시오. 때로 잘 몰라서, 때로 너무 지치고 감당하기 벅차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방치했습니다. 사실은 더 사랑해 달라는 외침임을, 조금만 더 인내하면서 잃어버렸던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극복하고자 시험하는 행동임을 그때는 잘 몰라서 매몰차게 대함으로 그들의 호소에 응답하지 못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불신의 벽을 더 두텁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하나님의 일하심에는 후회함이 없음을 믿습니다. 비록 지난 1년 나타난 모습만을 볼 때 ‘잘못된 만남’이라고 칭할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은 제가 알지 못하는 비밀한 뜻 가운데서 저와 그 아이들을 만나게 하셨고, 그 아이들과 저 사이에 서로를 아프게 했던 수많은 충돌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함께 계셨고 주인이셨음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저와 아이들 사이에 인간적 허물과 죄악된 본성으로 인해 서로를 아프게 했던 그 충돌마저도 주의 손에 온전히 의탁될 때 주께서 서로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도구로 만들어 가실 것을 믿습니다. 이 믿음으로 온전케 나아가오니 하나님, 나에게 지난 1년의 아픔으로부터 자유함을 허락하옵시고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아이들 앞에서 새 마음을 허락하옵소서.
동일하게 하나님, 지난 한 해 제게 있었던 교육적 성취와 주변의 칭찬과 제 속의 자부심을 주의 은혜 앞에 내려놓기를 원합니다. 혹 제가 주께서 은혜로 주셨던 것을 나의 능력과 성취로 착각하지 않게 하시고 주님이 마땅히 받아야 할 영광의 자리를 내가 취하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하옵소서.
그러므로 하나님, 저로 지난해의 실패의 그 무거운 짐으로부터의 자유함을 허락하시되, 동시에 지난해 얻었던 성취와 자부심도 벗고 오직 주의 자비하심을 구하는 자리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지난해 내게 있었던 작은 교육적 성취들이 오직 주의 은혜에 근거했듯이 새 학기 새 아이들과의 교육적 만남 역시 주의 은혜가 아니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철저하게 고백하며 새 은혜를 간절히 소망할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을 허락하소서.
새 학기 새 아이들을 향한 이 교육의 행진에 앞서 하나님 저를 다시 불러 주십시오. 제 인생의 중요한 고비마다 저를 찾아오셔서 ‘내가 너의 주인이다’, ‘내가 너를 불렀다’,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라고 말씀하셨던 하나님, 이제도 저를 다시 불러 주십시오. 이전에 저를 교사로 부르셨던 그 부르심에 근거해서는 갑절로 악해지고 갑절로 힘겨워지는 이 교육의 현실과 이 아이들을 감당할 수 없으니 오! 하나님, 당신의 그 음성을 다시 들려주십시오.
하나님, 제가 얍복강 가에 선 야곱처럼 오직 당신 앞에 섰습니다. 그 동안 저를 짓누르던 모든 무거운 짐도 내려놓고, 새 학기 어떤 아이들, 어떤 일을 만날지 모르는 이 모든 두려움도 내려놓고, 내가 의지하기 원하는 모든 경험과 관계들도 다 내려놓고 오직 한 가지만 소원하며 당신과 씨름합니다. 오직 ‘내가 너와 함께 가겠다’는 이 한 말씀을 해 주십시오. ‘내가 너를 축복하겠다’는 이 한 약속을 들려주십시오. 제가 하나님의 이 한 말씀 한 약속만 붙들고 새 학기에도 믿음의 선한 싸움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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