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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 한 명 말 걸기를 선택한다

말 걸기를 통해 깨달은 소통의 힘

좋은교사 2025. 5. 13. 15:23

말 걸기를 통해 깨달은 소통의 힘

유홍렬

 

 

 

말 걸기를 시작하다

기독교사대회에서 말 걸기 캠페인을 접했을 때, ‘학교로 돌아가면 꼭 실천해야지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바쁜 일정 속에서 점점 잊혀 갔다. 그러던 중, 처음 학년 부장이 되려 했던 이유가 떠올랐다. “힘들어하는 동료 선생님께 힘이 되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새내기 부장으로서 오히려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다. 그러던 중, 학생 문제로 고민하는 동료 선생님을 알게 되었고,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이는 오늘 어땠어요?” 작은 대화가 이어졌고, 함께 PBS(긍정적 행동 지원)를 적용하며 행동 중재 계획을 실천했다.

이후 동료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게 되었다. 신규 선생님께 안부를 묻고, 저경력 선생님께 먼저 다가서며, 가정 문제로 힘든 선배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은 변화 같지만,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졌다. 내 교실과 내 업무만 바라보던 시선이 점점 주변으로 확장되었다.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충분히 다가가지 못했다. 우리 반에 힘든 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편견 없이 바라보지 못했다는 반성이 든다. 문제 행동이 심해 강하게 지도하려 했지만, 정작 학생의 마음을 들으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결국, 학생은 스트레스로 학교를 자주 결석했다.

학부모님과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감정적으로 부딪히다 보니 대화가 단절되었고, 결국 학부모님께서 학교 관리자에게 민원을 제기했다. 그 일로 크게 낙담했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다. “나는 학생과 학부모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을까?”

예전 같았으면 학생의 문제 행동에 분노하고, 학부모에게 적대감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 걸기 캠페인을 경험한 후, 오히려 충분히 듣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반성이 들었다.

그 후 학부모님께 다시 전화를 걸어 학생을 잘 가르치고, 아이의 이야기를 더 잘 들어보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남은 시간 동안 학생에게 화를 내기보다, 서툰 표현 속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학부모님께도 학생이 잘하고 있다는 연락을 드리며, 관계를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다.

 

진심을 전하는 용기

비록 처음부터 말 걸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그 중요성을 깨닫고 이렇게 후기를 남길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배운 점이 있다. ‘말 걸기만큼이나 말 듣기도 중요하다.

결국, 학교 내 원활한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나는 나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벽을 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캠페인을 통해 깨달았다. 진정한 문제 해결은 더 높고 단단한 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그 벽을 허물고 손을 내밀며 다가가는 데 있다는 것을.

 

유홍렬
제주도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과 함께하는 평범한 초등교사. 올해 처음으로 IB 학교에 부임하여 새로운 수업에 도전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학년 대표지만 여전히 배움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15년차 교사이다. fbghdfu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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