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시
목련에 대하여
다시 목련이 필 것이고
더러는 허무가 피어나는 이도 있겠고
가을들녘 해가 저물 때 헤어진 그가
고요한 눈매를 걸고
찾아오기도 하겠고
간밤에 대문 앞에서 자던 개를 따라가
나무가 깨어나는 모습을 엿보기도 하겠고
지난 겨울 거리에 나앉았던 이들이
겨울눈처럼 나무에 매달려
함지박만한 밥꽃으로 피어나면
내 새끼 저녁은 먹었냐 하시며 상 차려 주실
어머니 목소리
문득 들리기도 하겠고
(2010. 2. 22. 유난히 길던 올해 겨울 초. 조만간 피어날 목련을 매우 간절히 기다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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