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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종료/교단 일기

교단시 : 스승의 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6. 3. 10:23

 교단시

스승의 날

 

윤 민 경


나는 오늘 속이 조금 거북스러웠다

 

가르치는 게 지겨워졌다

말하는 게 귀찮아졌다

1달 전만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하고 토를 달아 보지만 만사 핑계다

 

저 스스로 스승, 스승, 한다고

다 스승될까

스승, 스승, 중얼거리다 불쑥 트림이 나온다

아차 그래 트림아 고맙다

더 나와라

내 소맷부리에 달랑거리고 붙어 있는

값싼 가식의 구슬 

남김없이 데리고 빠져 나가라

내 가슴 속에 멍울 진 절망의 뿌리

통째로 뽑아 데려 가라

내 허리춤에 가부좌한

권태의 뱃살도 데려 가라

하루고 이틀이고 문제없으니

다 데려가라

내 성대에 자리 잡은 저 이기적인 굳은살도

당장 뜯어 데려 가라

 

나는 주문을 외고

트림은 엉겁결에 자꾸 나오고

오늘따라 나는 내내 속이 거북스러웠다

나쁘지 않았다

 

 (2010. 5월 스승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