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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포기할 수 없는 꿈 모든 아이들이 굶주리지 않고 동등한 기회를 가진 세상이 되는 한비야 언니의 꿈, 하나님과 함께하기에 광야도 부족함 없이 기쁘게 갈 수 있는 서혜미 샘의 꿈, 통일 한국의 모든 아이들의 마음에 하나님 나라를 심겠다는 장슬기 샘의 꿈, 모범적인 비기독교인을 보아도 마음 불편하지 않은, 구원의 의미를 알고 있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가득해서 스크루테이프가 할 일이 없어지는, 미카엘의 꿈, 중간에 바뀐 담임이지만, 아이들을 맘껏 안아 주고 사랑하고 싶은 홍주연 샘의 꿈, 입이든 똥꼬든 자신과 서로를 귀히 여기며 건강한 한 몸 이루는 이애진 샘의 꿈,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생명의 순간을 선물하며 살고 싶은 조혜정 샘의 꿈, 아이들에게 좋은 책과 꿈으로 가는 다리가 되려는 권미득 샘의 꿈, 학벌이 아니라, 자신.. 더보기
글러먹은 아이를 좋아하는 바보 같은 선생님이 있었어요. 눈이 펑펑 오는 날, 5살 난 아이가 벌거벗은 채 대문 밖에 쪼그리고 앉아 추위와 부끄러움으로 벌벌 떨고 있었어요. 가게에서 과자를 훔쳤거든요. 예수 믿는 집 아이가 도둑질을 해서 동네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가렸던 벌이었지요. 평소 술꾼이라 손가락질 받던 옆집 아줌마가 지나가다가 그걸 보고는 외투를 들고 나와 벌거벗은 아이를 덮어 주었어요. 한참 후 옆집 아줌마의 도움으로 아이는 집에 들어갔고, 밤늦도록 말없이 울기만 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나는 참 글러먹은 아이로구나'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이가 남들 다 가진 샤프펜슬을 사 달라고 아버지를 졸랐더니, 주일학교에서 받은 연필을 다 써야 사 주신대요. 눈치 없는 주일학교는 연필을 자꾸 줬어요. 어느 날 앞자리 친구가 샤프펜슬을 떨어뜨렸고.. 더보기
좁은 틈에 갇혀도 움직이는 것이 믿음이지요. 21세기 대한민국에 급부상한 신흥 종교가 있다면 ‘지름신’이 아닐까요? 창조주 하나님만을 믿는다는 기독인들까지도 ‘지름신이 강림하셨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쓰곤 하니까요. 지름신은 “열심히 일한 당신, 소비하라 ! 즐겨라 !” 선포하다가 “욕망하지만 돈이 없는 당신, 일단 가져라 ! 대가는 할부로 천천히 치러라 !” 속삭이기도 하지요. 우리의 탐욕을 부추기고 위로하기도 하는 그 속삭임은 사실 근래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너희는 하나님과 맘몬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하셨던 예수님 말씀에 나오는 그 맘몬의 여러 목소리 중 하나일 테니까요. 좀 불경한 우스갯소리로 지름신에 굴복하는 자들에도 교파가 있다고 하더군요. 다른 것을 사러 갔다가 이것저것 충동 구매하는 ‘삽비라’파(‘사 버려라!’의 경상도 사투리.. 더보기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 이번 2009년 6월호 특집에서는 ‘학교 폭력에 대한 회복적 접근’을 다루었어요. 몇 년 전 일이 떠오르는군요. 예은(가명)이는 저희 반 왕따였어요. 보복을 두려워하는 예은이를 위해,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가해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끌어내면서 아이들의 속마음에 대해 알아 가는 한편, 예은이에게는 그날그날 있었던 괴롭힘들과 심정에 대해 들어 주고 함께 기도했고요. 그러던 어느날 저는 한 동료와 갈등이 있었고, 그 일을 통해 제가 오랫동안 그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사과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요. 그날 저녁에도 고요한 교실에서 예은이와 이야기를 나눈 후 함께 기도를 하는데, 제 입에서 이런 기도가 흘러나왔어요. “하나님, 친구들이 예은이를 아프게 하듯.. 더보기
미안해 하는 엄마를 부탁해 지난 겨울, 신경숙 작가의 소설 의 어머니와, 이충렬 감독의 의 아버지가 국민들을 울렸지요. 입소문에 떠밀려 저도 를 보러 갔고, 도 읽게 되었어요. 울게 된다는 남들 말에 보기 전부터 마음을 다잡았지요. 제대로 효도도 못 하면서 눈물만 흘리기는 싫었다고 할까요? 그런 결심 때문이었는지, 작품 속 어머니의 기구한 생을 읽으면서도 울지 않았어요. 자식들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하는 모습도 그러려니 넘어갔어요. 그러다가 눈물이 퍽 쏟아진 대목은 엄마가 장성한 아들의 잠든 모습을 보며 “미안하다”고 혼잣말하는 대목이었어요. 저도 문득 옛일이 생각났어요. 스물 몇 살 때였어요. 노래를 좋아하는 제가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혼잣말처럼 "너한테 피아노를 못 가르쳐서 미안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