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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교사운동 이야기

북에서 온 아이들의 요청, "선생님 도와주세요"


[정병오 편지] 

북에서 온 아이들의 요청, “선생님 도와주세요”


선생님, 어제 그제 연일 북한이 농축우라늄 처리 시설과 핵 개발 능력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이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된 것 보셨죠? 그러지 않아도 여러 악재로 냉각된 남북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는 아침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2007년부터 남쪽에 있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북쪽에 있는 아이들도 우리가 품어야 될 아이들이라는 비전을 공동체적으로 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라도 북쪽 아이들의 학업과 교육을 돕고자 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4년간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학교에 학용품 보내기 사업을 계속 실시해왔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 회원 가운데 많은 분들이 통일이 되거나 북한 학교의 문이 열리면 북한 학교에 가서 가르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거나 서원을 한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북한의 문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몇몇 선생님들이 남한에 와 있는 새터민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방과 후나 방학을 이용해 학습지도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하늘꿈학교’라는 새터민 청소년 대안학교에서 좋은교사운동에게 공식적인 제의를 해왔습니다. 이번 겨울방학 중에 고졸 검정고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좋은교사운동 선생님들이 수업을 해 달라는 제안입니다. 그래서 저와 통일교육위원회의 최연식 선생님이 ‘하늘꿈학교’ 교장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일정은 2011년 1월 10일(월)부터 15일(토)까지 1주일로 잡았습니다. 아직 정확하게 하루 몇 시간 수업을 할지 정하지 않았지만 합숙이 아니라 학교에서 방학 중 특기적성 수업 운영하듯 출퇴근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1주일 내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빠져야 하는 날이 있더라도 거기에 맞추어 시간표를 짜면 되니까 지원을 해 주십시오. 그리고 실제 수업을 하기 전에 사전 모임을 한두 차례 가져서 새터민 아이들에 대한 사전교육과 더불어 수업 시간표와 수업 지도안을 함께 짜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대상은 고졸 검정고시를 앞둔 학생들이긴 하지만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낮아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학업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선생님은 물론이고 중학교나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학교의 위치는 서울 송파구 가락2동입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는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선생님이 되겠지만, 지방에 계신 선생님들 가운데서도 서울 인근에 친척 등 머물 곳만 있다면 적극 지원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원래 학교에서는 3주를 요청해왔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바쁜 방학 일정을 생각할 때 도무지 무리가 될 것 같아서 1주로 조정을 했습니다. 사실 1주일이면 학습을 지도하기에는 짧은 시간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새터민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는 현직 교사들이 자신들을 돕기 위해 1주일의 시간을 낸다는 것에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통일 후에 북한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거나 서원을 했던 분들에게는 북한의 아이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남한에 온 새터민이 2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많은 분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만큼 남북한의 이질화가 심화되었고, 남한이 북한을 잘 모르고, 또 남한 주민들이 북한 주민들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죠. 다른 한편에서 새터민은 남한 사람들로 하여금 북한 사람들을 맞아 함께 살기 위한 준비와 훈련의 의미가 있겠고, 남한이 얼마나 통일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시험하는 하나님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약 통일 후 북한 학교에 가서 북한의 아이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비전을 품었거나 서원을 했다면, 지금 남한에 와 있는 새터민 청소년들을 만나고 그들을 가르치고 돕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우리 곁에 와 있는 새터민 청소년들의 도움의 손길에 대해 응답하면서 이들을 가르쳐보는 가운데 하나님은 우리가 품었던 비전과 서원을 더 구체화 할 것이고, 더 넓은 길을 열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통일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단지 정치권과 국제정세의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역사는 정치권과 국제정세가 통일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남한의 그리스도인들이 북한 주민을 진정한 형제로 받아들일 준비와 훈련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열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사로 부름받은 우리는 교육의 영역에서 새터민 청소년 교육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순종하며 우리를 훈련시켜가는 것이 매우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2011년 1월 10일에서 15일까지 개최되는 ‘하늘꿈학교’ 새터민 청소년을 위한 겨울학교에 교사로 자원하기를 원하는 분이나 궁금한 분은 통일교육위원회 최연식 선생님(bpkite@naver.com, 010-3384-4253)에게 연락을 주시면 되겠습니다. 하늘꿈학교 홈페이지는 www.hdschool.org 입니다.


2010년 11월 23일


정병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