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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기독교교육생태계의 회복 (박상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_2017.4)



 기독교교육생태계의 회복

 













박상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교수로 재직,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를 설립하여 소장으로 섬기며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의 산파 역할을 담당하였고, 현재도 좋은교사운동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사로 활동한다.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 높은뜻광성교회 협동목사로 기독교교육 생태계 복원을 위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독교학교교육론, 한국기독교학교교육운동, 성경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학습법등이 있다.

 

 

인터뷰.정리_임종화 / 사진_김만호



월간 좋은교사200호를 기념하며 만나고 싶었습니다인터뷰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지 논의하는데 자연스럽게 박상진 교수님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박 교수님은 20여 년 전 기독교사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좋은교사운동을 시작하게 한 산파이자 산증인이기 때문입니다. 1회 기독교사대회를 통해 기독교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도전을 주셨던 교수님은 지금도 온전한 기독교교육생태계의 회복을 위한 열정을 갖고 계셨습니다. 교수님과의 만남은 우리 운동의 시작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상상하는데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월간 좋은교사가 벌써 200호를 발행하였고 좋은교사운동이 시작한지 20년이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기독교사단체 연합인 좋은교사운동의 산파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80년대 초반부터 기독교사단체인 한국기독교사회(TCF) 간사를 맡아 사역을 해 오면서 개별 기독교사단체의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이땅의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독교사단체가 힘을 모아 체계적으로 교사들을 깨우고 세우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그후 신학공부를 하느라 TCF 사역을 사임하고 장신대 기독교교육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기독교사단체 리더를 만날 때마다 연합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당시 전교조가 결성되는 것을 보면서 기독교사단체가 먼저 연합했다면 교육문제에 대해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그 즈음 송인수, 정병오 전 대표를 비롯한 몇몇 교사단체 대표들이 장신대로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진지하게 연합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에 공감을 하였고, 그 계기로 기독교사연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단체 대표 모임에도 참여하였는데 그 결과 1998년 강원대학교에서 제1회 기독교사대회가 열리게 되었죠. 너무도 감사하고 감격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운동이 잉태되고 출산되는 과정을 지켜본 것이 저에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1회 대회에 이어 작년에 열린 10회 기독교사대회 때도 주제강의를 하셨는데 특별하셨을 것 같습니다. 좋은교사운동 20년 역사를 함께 하신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많은 운동들이 시도는 좋지만 사라지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데 좋은교사운동은 20여 년 동안 사명을 지속적으로 감당하며 양적으로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해 왔습니다. 한국 교육에 대한 대안과 수업과 생활교육 등에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구체적인 방법을 실현해왔고, 한국 교회를 향해서도 다음세대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점에 있어서 신선한 영향력을 끼쳐왔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열린 10회 대회에는 아내와 함께 34일 전체 일정에 참여했는데, 다시 교육운동에 대한 충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10여 년 전부터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계신데, 어떻게 설립하였고 현재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시나요?

 

제 전공이 교육학이고 대학원에서는 교육사회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때부터 교육학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적인 교육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독교학문연구회 교육분과 모임에도 처음부터 참여했어요. 그후 기독교사운동인 TCF에 참여했고,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학공부를 하고 교회 현장에도 있었죠. 그때만 해도 저는 교회교육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교회교육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청소년에게 학업과 성적이 중요한데 학교가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교육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에서 신앙의 변화도 없고, 전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죠.

당시에 기독교세계관 운동도 활발하게 일어났고, TCF에서도 실험학교를 한 적이 있어요. 당시 호주에 계시던 나덕영 선교사님께서 영국과 호주 TCF 사역을 소개해 주시면서 그곳에서 나온 기독교적 교과와 수업에 대한 자료를 주셔서 모임에서 번역하여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 내용이 기독교적 교과, 기독교적 수업이었는데 이것을 통해 주일학교가 아니라 학교에서의 수업을 기독교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고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 내용을 가지고 방학 때 실험학교를 하였고, 이 결과가 나중에 기독교대안학교의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그후 기독교대안학교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기독교학교와 기독교적 수업 등을 연구하는 연구소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실천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기독교적 교육과정, 기독교적 교수방법 등을 연구하여 제공해야 했는데 제가 일반교육학도 했고, 교사운동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독교교육학을 교회교육으로만 제한하지 말자는 선언을 하고 싶었습니다. 알아보니 미션스쿨을 포함해서 기독교학교에 대한 연구소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연구소를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죠. 제가 다양한 교육 관련 연구소를 경험한 것도 연구소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행동과학연구소에 참여했었고 그 이후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육연구실에서도 연구원 활동을 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기독교교육에도 이런 연구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2005년부터 준비하여 200611월에 시작했습니다. ‘기독교학교를 연구하는 교육연구소라는 의미도 있지만 기독교’ ‘학교교육연구소의 의미도 있어서 기독교학교만이 아니라 입시제도, 교육정책과 같은 일반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도 연구 범위에 포함시켰습니다. 지금 돌아봐도 그때 연구소를 시작한 것은 축복이었고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조금 무리하게 연구소를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연구소 설립 때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던 김동호 목사님께서 기다렸다는 듯이 함께 해 주셨고 김진홍, 박은조 목사님을 포함한 여러 목사님들이 같이 해 주셨죠. 덕분에 연구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사역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주시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사역은 크게 다섯 가지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영역은 기독교대안학교’, 곧 좁은 의미의 크리스천스쿨 연구입니다. 기독교대안학교가 초창기에는 확산 자체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건강한 대안학교를 세우기 위해 비판적 기능, 예언자적 기능을 담당하려고 합니다. 기독교대안학교가 확산은 되었지만 최근에는 여러 가지 역기능적이고 대안적이지 않은 모습도 있기 때문에 건강한 기독교대안학교를 위해 필요한 연수, 교육과정, 정체성, 정책 등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제시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 영역은 미션스쿨입니다. 미션스쿨이 언더우드, 아펜젤러 이후로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너무 무기력해져 있습니다. 공교육 안에 있는 기독교학교의 정상화와 원래의 건학이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위해 교목아카데미 개최, 종교교육과정 재정립, 기독교학교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정책적이고 교육법적인 연구를 해왔고, 몇 년 전부터는 기독교학교 정상화추진위원회를 별도로 출범해서 그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세 번째가 기독학부모사역인데 기독교교육운동을 해 보니 문제의 핵심이 부모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가정에서 기독교 가치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학교에서 아무리 기독교 가치로 가르쳐도 영향력이 감소됩니다. 기독교학교나 기독교대안학교 모두 부모가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학교와 파트너가 되지 않으면 변질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부모들이 기독교학교에 입시 위주의 세상적인 교육을 요구하면 학교는 변질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2007년부터 기독학부모교실을 시작하였고 기독학부모지도자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학부모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기독학부모운동으로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네 번째가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접근입니다. 두 가지 접근 방식을 말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교육 내용에 대한 기독교교육의 이해 측면입니다. 공립학교에서 기독교적 용어를 쓰지 않으면서 기독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교수방법을 개발하는 것이죠. 두 번째 접근 방식은 교육정책에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기준에 근거할 때 교육의 양극화 문제와 같은 왜곡된 교육정책에 대해서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와 함께 캠페인, 의식개혁, 제도변혁을 위한 입법 활동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영역에서는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 쉼이있는교육 등 기독교교육 시민운동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교회 안의 교회교육자체를 학교와 연결해서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학원 때문에 교회를 못 나오는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교회학교 침체의 주요 원인은 부모의 왜곡된 자녀교육관, 학업과 성적, 입시 문제 등입니다. 교회-학교 연계팀에서는 교회에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신앙적으로 깨닫게 하고 기독교적 진로교육을 교회에서 할 수 있도록 교회와 학교의 연결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좁은 의미의 교회교육을 전인적 교육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 나가고, 한국 교회의 다음세대를 향한 진정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교회, 가정, 학교가 연계하는 통전적 모델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최근 기독교교육생태계라는 관점에서 문제와 대안을 제시하시고 계신데 어떤 의미인가요?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위의 다섯 가지 영역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교회교육만 잘 하거나 하나의 기독교대안학교가 열심히 한다고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기독교 교육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생태계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생태계는 교회, 가정, 학교가 중요한 축이 되겠지만 지역사회도 중요하고 매스컴 등 아이들이 접하는 문화까지도 고려해야 하죠. 이것을 미시체계, 중간체계, 문화와 정책을 포함한 거시체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결국 이 전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주일학교 부흥을 위해 교회학교 차원에서 열심히 하는 것은 미시체계의 노력일수 있지만 다른 요인 때문에 약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생태계 전체를 보고 협력하고 공동체적으로 사역을 해야 하죠. 그래서 다음세대의 기독교교육은 생태계적으로 봐야 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요인이 부모입니다. 교회, 가정뿐 아니라 학교와 정책까지 부모가 책임감을 가지고 협력적이고 때로는 비판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기독교교육생태계를 이야기하면서 더욱 기독학부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죠.

 

최근 기독학부모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독학부모운동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교회 안에 다음세대 위기는 결국 부모의 문제입니다. 제가 최근 교회학교 위기유발 분석 연구를 했는데, 첫 번째 요인이 부모입니다. 그것도 2위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2위가 학교 요인이고, 교회학교 교사는 4, 교육 프로그램은 더 아래입니다. 결국 교회학교 프로그램을 바꾸고 교사 교육을 충실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가장 중요한 거죠. 기독교대안학교의 경우 최근 충원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독교학교에 자녀를 보내겠다는 부모가 있어야 하는데 부모가 자녀에게 기독교교육을 시켜야겠다는 의지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잠자는 교회 안의 부모를 진정한 기독학부모로 깨워야 기독교학교가 살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건강한 하나님나라의 일꾼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교육의 주체라는 것을 깨닫고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가정예배를 갖고, 신앙적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주도 교육정책으로 인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왜곡되는 교육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결국 부모가 해야 합니다. 기독학부모들이 부모가 교육의 주체라는 것을 깨닫고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합쳐야 합니다. 성경적인 자녀교육, 신앙계승,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가정과 교회뿐 아니라 학교교육까지 바라보고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2007년 시작한 기독교학부모교실은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분만해도 1,000명이 넘습니다. 이분들이 그냥 내 자녀만 좋은 자녀로 키우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이땅의 모든 자녀와 교육을 변화시키는 비전을 가진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기독학부모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좋은교사운동이 앞으로 전체 교육혁신운동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되는 학부모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65~6일 제1회 기독학부모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사대회를 통해 기독교사운동이 시작된 것처럼 기독학부모대회를 통해 기독학부모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기독학부모운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만큼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해 나간다면 부모 자신과 가정이 회복되고 자녀가 올바르게 자라고 교회와 지역사회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작게라도 시작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기독학부모운동은 지역적 네트워크를 지향합니다. 지금은 교육자치 시대이기 때문에 시도 단위로 그 지역의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지역 안에 학부모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학부모운동이 지역 네트워크를 가지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활동하면서 본부는 정책연구와 자녀상담과 같은 전문적 기능을 수행하고 지역을 지원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과 함께 하고 있는 쉼이있는교육캠페인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입시문제, 사교육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많은 분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였고,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은 교회 내 운동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회 밖 사교육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기로 하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은 좋은교사운동,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같이하며 수능기도회 바꾸기 운동, 비전 입시설명회 등 의미 있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의식이 변화되지 않는 한 사교육, 입시문제에 대해서 변화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더 근본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쉼이있는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 주일에는 학원에 가지 않고 예배를 드리자고 제안한 거죠. 현재 주일 아침에 학생들이 학원을 가느라 교회를 못 나오는 경향이 커져서 신앙계승에 위기가 왔습니다. 주일에 쉬며 예배드리고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는 쉼이 있는 교육이 필요한 거죠.

또 하나는 죽음의 교육을 끊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 쉬지 않고 공부하는 현실이 월터 브루그만의 안식일은 저항이다라는 책에 나오는 애굽의 교육 같더라구요. 계속 벽돌을 찍듯이 쉼 없이 공부, 공부 몰아치는데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는 교육에 아니오라고 말하고 하나님의 기준을 바라보는 것이 안식일의 의미, 쉼의 의미를 회복하는 거죠. 쉼이 없는 교육이 세속의 교육이고 쉼이 있는 교육이 기독교교육이기 때문에 진정한 쉼의 회복을 통한 교육의 회복을 위해 운동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쉼이있는교육 운동도 두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쉼이있는교육 시민포럼은 입법화운동 등 교회 밖에서 활동하고 있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쉼이있는교육 기독교운동을 통해 교회 내 의식개혁과 목회자와 중고등부 학생에게 쉼이있는교육을 정착시키는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살아있다는 자체에 감사하며, 공부만 강조하지 않고 함께 여행도 하고 추억도 쌓고 쉼의 중요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죠. 이러한 흐름에서 쉼이있는교육이 기독교교육의 세상 버전으로 공감대를 넓혀가면서 안 믿는 사람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시민운동으로 자리를 잡아가기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있는 좋은교사운동의 방향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주제는 따로 길게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인데요. 이제는 좋은교사운동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조직 측면에서, 좋은교사운동은 여러 기독교사단체가 연합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것이 가지고 있는 한계도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좋은교사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로 지부가 설립되어야 하고, 그 지역 안에서 좋은교사운동이 지역운동으로 정착되어야 합니다. 현재는 이것이 안 되고 있습니다. 곧 지역의 뿌리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들 것인가, 교육현장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민감한 주제이지만 1995년 기독교사단체가 모여 기독교사연합을 출범했듯이 이제는 하나가 되자는 결단을 통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좋은교사운동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도기 체제로 지역별로 가능한 곳부터 좋은교사운동 지부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을 추진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단체별로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신뢰가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20년 동안 함께 할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그러한 변화를 통해 그 지역의 교회, 단체와 같이 협력하여 실질적으로 한국의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 한국 교육을 변화시키는 일에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한국 교회를 섬기는 측면입니다. 지금까지는 한국 교회의 왜곡된 전통, 구태와 분리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한국 교회가 어머니 교회이기 때문에 우리는 저 사람들과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국 교회의 변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교회와 관계를 맺고, 교회가 새로워지고, 다음세대가 다시 교회에 모여들 수 있게 하는 사역에 협력해야 합니다. 이 일은 좋은교사운동이 교회에 공헌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어떻게 한국 교회와 연계할 것인지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좋은교사운동에 대해 객관적이고 넓은 시야를 가지고 진단하고 중장기 미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나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에 교회 리더, 교육계 리더, 좋은교사운동이 함께 참여한다면 좋은교사운동의 미래지향적인 방향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20여 년 전 기독교사단체의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신 이야기, 교육을 회복하기 위해 좋은교사운동의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하시는 부분, 기독교학교연구소를 만드신 비전과 기독교교육생태계 회복을 위해 교회학교, 기독교대안학교, 미션스쿨 뿐 아니라 전체 교육을 품고 대안을 제시하시는 모습, 새롭게 기독학부모운동을 위해 제1회 기독학부모대회를 준비하시는 열정을 통해 제 자신과 우리 운동의 방향에 대해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20여 년 전 교수님과 선배 기독교사들이 품었던 전체 교육의 회복을 꿈꾸며 흘린 눈물과 수고를 기억하고 우리가 감당해야 할 새로운 20년을 기도하며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