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로 그리는 천국

월간 《좋은교사》 공식 블로그

연재 종료 333

수능기도회 대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

수능기도회, 이렇게 바꾸자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가 수능기도회라는 이름의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수능 시험이 다가오면 100일 기도, 40일 기도, 세이레 기도 등을 갖기도 하고, 수능 당일에는 수능 시험 시간표에 맞추어서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수능과 대학입시가 개인의 삶이나 가정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로 인해 학부모나 학생들이 느끼는 중압감과 고통 등을 생각할 때, 교회가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수능기도회가 자녀의 수능 성적 향상과 명문대 진학만을 놓고 기도 하다 보니 성경적인 기도의 원리를 떠나 지나치게 기복적이거나 이기적인 내용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교회의 문화로 확대되고 정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

우리 아빠의 놀이터 (2010년 5월)

우리 아빠의 놀이터 우리 아빠는 일 끝나면 당구장에 가신다. 그곳이 놀이터이다. 한 번 가면 빠져나오질 않는다. 쉬는 날, 일 끝나는 날에만 간다. 우리에게 놀이터가 있듯이 우리 아빠도 놀이터가 있다. 아빠는 어린아이처럼 재미나게도 노신다. ― 정라초등학교 5년 이예지 ― --------------------------------------------------------------------------------------- 당구장이 아빠를 끌어당겨 마음을 빼앗습니다. 뚫어지게 당구공을 노려보고 “와 !” 하며 “아~” 하게 만드는, 누구에게나 마음을 빼앗는 놀이터가 있습니다. “와 !”, “아~” 하나님의 놀이터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하나님은 무얼 보면서 빠져나오지 않고 재미나게 노실까? 돋보기를 들..

식물 (2009년 5월 노래창)

식물 땅에 박혀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 해가 뜨면서 위험과 싸움 시작이다. 나는 식물 편이다. ― 1999년 삼척초등학교 김 찬 묵 ― ------------------------------------------------------------------------------------------- 거들떠보지 않는 생명, 사람들 발길에 채여 생명처럼 보이지 않는 생명, 그 생명 편에 서서 살아가는 사람이 좋은 교사죠. 찬묵이는 식물 편이고 우리는 아이들 편이고 가장 아름다운 건 하나님이 우리 편이라는 것, 우리가 하나님 편이어야 한다는 것 !! 이야기 권일한

할머니 집에 갔다 (2010년 4월 노래창)

할머니 집에 갔다 난 오늘 할머니 집에 갔다. 그런데 할머니가 나보고 '우리 똥강아지'라고 했다. 난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우리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많이 나았다고 해서 기분이 엄청나게 좋았다. 할머니 집에 자주 가야지! ― 2002년 4월 18일 도계초등학교 3학년 송동렬 ― 우리 똥강아지를 객관적으로 해석하면 우리 집에 있는 똥만 먹는 쓸모없는 강아지 동렬이 마음으로 해석하면 할머니 사랑이 담긴 기분 좋은 말 하나님의 심판, 외면, 대답없음을 객관적으로 해석하면 하나님은 없다. 또는 우리와 상관이 없다. 은혜를 입은 마음으로 해석하면 그것조차 하나님 사랑의 표현이라. 아! 할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이야기 권일한 (삼청 정리초)

사진 (2010년 3월 노래창)

사진 오늘 사진을 찍었다. 첫째 시간에 나와 사진을 찍었다. 교실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저씨께서 오셔서 사진을 찍었다. 선생님께서도 나오셔서 사진을 찍었다. “하나 둘 셋 찰칵!” 소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세 번 찍었다. 움직이지 않던 애들이 갑자기 움직인다. 마치 얼었다 다시 녹은 것 같다. ― 2001년 3월 26일 삼척초등학교 6학년 안종구 ― 사진 찍을 때마다 절로 떠오르는 시입니다. 1초에 30km의 속도로 돌아가던 지구를 누군가 딱 붙잡아 버린 한순간 같습니다. 내 삶의 어떤 한 순간을 하나님 마음에 남길 수 있다면 새 학기, 어떤 순간을 남기시겠습니까? 이야기 권일한 (삼척 정라초))

동생에게 미안해 (2010년 2월 노래창)

동생에게 미안해 유미경 동생 생일 때 곰돌이 인형을 선물하려는데 동생에게 들켰다. “나 줄 거야?” 이 말을 듣고 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네 거 아니야!” 동생은 실망한 것 같다. 동생에게 심술을 부려 미안하다. ------------------------------------------------ 이야기 : 권일한 내가 원한 때에 상대방 몰래 주려던 계획이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면 처음에 가진 선한 의도마저 바꾸는 자아여! 우리를 향한 선한 계획이 깨져 에덴에서 쫓아내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더라도 처음에 가진 선한 의도를 바꾸지 않는 창조주시여! 선한 마음 싹 사라진 자리에 예수님 사랑을 넣어 미안함에서라도 하나님께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난로 (2010년 1월의 노래창)

난로 난로가 불을 뿜는다. 위에 있는 고구마가 쪼그라든다. 아이들이 하나 둘 난로에 모인다. 고구마가 쭈그러들수록 아이들도 늘어난다. 1999년 삼척초등학교 6학년 김형규 ------------------------------------------------- 이야기 : 권일한 난로가 사라지고 냉온풍기가 들어왔죠. 고구마 대신 피자, 햄버거를 먹죠. 난로가 아니라 닌텐도에 모이고 방과 후엔 운동장에 아무도 안 남죠. 너무나 좋은 것들은 그리움과 추억으로 남고 너무나 나쁜 것들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네요. 피조물들이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기만 고대하는 지금, 아이들을 불러 모을 난로 위 고구마 같은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교사로 거듭나게 해 주세요.

우리에게 신학이란 무엇인가? (2010년 5월호)

“야! 도대체 네 전공이 뭐냐?” 대학 시절 같은 과 친구들이 나한테 던지곤 했던 질문이다. 친구들이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내가 주로 듣는 과목이나 들고 다니며 읽는 책, 그리고 좇아 다니는 활동이 전공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전공 과목은 졸업을 위한 최소 이수 학점만 듣고 나머지 학점들은 종교학과에 개설된 신학 사상 관련 과목, 언어학과의 헬라어 과목, 철학과 과목들 가운데서 신학과 연관성이 있는 과목을 들었다. 그리고 전공 과목을 공부할 때도 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나 토마스 아퀴나스와 같은 중세 철학자들, 그리고 칼 야스퍼스나 키에르케고르와 같은 유신론적 실존주의자들, 그리고 라이홀드 니버나 에밀 브루너와 같은 신정통주의 신학자들의 윤리 사상에 대해서 깊이 공부해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10년 4월호)

“야! 정병오. 나 ○○○ 선생님이다.” 작년 이맘때쯤 중학교 시절 은사님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중학교 졸업한 지가 30년이 지났고, 그동안 한 번도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했는데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나니 너무 반갑고 또 죄송했다. “정병오, 너 정말 작고 조용하고 소극적인 아이였는데….” 이후 고향 방문길에 선생님을 찾아뵈었을 때 선생님께서 중학교 시절 내 모습을 추억하며 하신 말씀이다. 우리 학교에 초임으로 부임해 오셨던 그 선생님은 우리와 띠 동갑의 젊은 나이에다가 모교 출신인지라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고,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돌봐 주셨다. 선생님은 ‘인물’ 감으로 보이는 아이는 그 방향으로 제대로 자랄 수 있도록 채찍질하셨고, ‘돌봄’이 필요해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그 방향으로 사..

교회란 무엇인가? (2010년 3월호)

왜 할 말이 없겠는가? 그러나, “형! 우리 교회 제직 수련회에 와서 교회와 관련된 강의 한 번 해 주세요?” 대학 시절 신앙 훈련을 받았던 선교 단체 멤버이자 한 1년 정도 공동생활도 같이 했던 후배 목사의 부탁을 받고 한참 머뭇거렸다. 교회! 왜 할 말이 없겠는가? 교회는 지금까지 내 삶에 있어서 가정, 기독교사운동과 더불어 내 인생의 제일 중요한 주제였고, 지금도 그렇다. 돌아보면 교회로 인해 많이 행복하기도 했지만 교회로 인해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도 많이 겪었다. 그러기에 그 아픔을 부여잡고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씨름해야 했으며, 교회와 관련된 성경과 여러 책을 읽으며 교회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했으며, 여러 교회를 돌아다니며 여러 목사님, 성도들과 논쟁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