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편집장 책갈피

나무와 집과 삶과 그림


나무와 집과 삶과 그림

 

 

계룡산 야간 산행, 100km 도보 여행, 삼대(三代) 가족 이야기 쓰기. 고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미술 숙제였어요. 숙제만큼 미술 선생님은 전교에 괴짜로 유명하셨지요. 모든 수업은 교탁에 걸터앉은 채로 하시고, 그림은 붓이 아닌 오직 손가락으로 그리게 하셨지요. 오늘은 또 무슨 괴짜 행보를 이어 가실까 싶었던 어느 날, 대뜸 하시는 말씀. “죽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슨 나무가 되고 싶으냐? 다시 태어나 보고 싶은 나무를 그려라.” “20년 후의 세상이 궁금하지 않냐? 20년 후에 너희들이 살 집을 그려라.” 이 두 그림 그리기로 한 학기 실기 평가를 했고 꽤나 재밌게 그렸던 것으로 기억해요. 제 그림은 참 어처구니없었지만요.

6월호를 끝으로 잠산 님의 나무와 집《좋은교사》 표지 그림이 작별을 고해요. 송인수 선생님의 글과 함께 표지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기독 교사로서의 오늘과 내일의 나를 점검할 수 있어 참 좋았는데…. 못내 아쉬워요.

표지 그림은 달라져도, 그 안에 담길 우리들의 삶의 그림들은 변하지 않겠지요. 교단 일기로, 행복한 수업으로, 교육 정책으로, 교육을 말씀 위에 세우는 일로 저마다의 삶으로 나무와 집을 그려 가시는 한결 같은 우리 선생님들이 계시니까요.

 

선생님은 어떤 삶의 그림을 그리고 계신지요? 선생님께서 그리시는 나무와 집이 궁금합니다.

 

희망을 낚는 어부

한 성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