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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교사》와 얼굴들


《좋은교사》와 얼굴들

 

좋은교사 지역 모임에 처음 갔을 때, 모임 선생님 중에 한 분이 저를 보고 박지성을 닮았다고 했어요. 당시에는 박지성이 지금만큼 유명한 사람이 아니어서 모임에 오신 분들도 박수를 치며 꼭 닮았다고 했지요. 이후로 박지성의 성공 신화를 보면서 속으로 ‘나는 박지성 닮은 사람이야’ 하며 나름 자부심을 갖고 살았어요.

얼마 전에 사무실 간사님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각자의 사진을 찍어 유명 연예인의 닮은꼴 찾기 게임을 했어요. 홍인기 선생님이 코미디언 박수홍을 닮은 것으로 나오자 여기저기서 간사님들이 탄성이 쏟아지고 저는 내심 박지성을 기대하며 사진을 찍었어요. 결과는 연기자 변희봉! 괜히 했다 싶었어요. 저 변희봉 아니거든요.

지난 호부터 《좋은교사》도 얼굴을 바꾸었어요. 얼굴을 바꾸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잖아요. 쌍꺼풀 수술 하나도 용기가 필요한데, 표지 그림 전신 성형을 했으니 소심한 편집장에게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바꾼 얼굴 맘에 드시나요? 박지성? 변희봉?

《좋은교사》의 얼굴들에는 역사가 있어요. 창간호부터 2003년 6월호까지는 ‘좋은교사’라는 제목 아래 실제 선생님의 얼굴 사진을 실었어요. ‘좋은교사’라는 제목과 표지 그림을 직접 연결 지은 것이지요. 얼굴들이 부담스러웠는지 2003년 7월호부터는 학생, 교사, 학교 관련 이미지를 실었어요. 여전히 제목과 표지 그림 사이의 직접적인 의미의 연결성이 있었지요. 그러다가 2010년 5월호부터는 나무와 집 그림을 실었어요. 제목과 표지 그림 사이의 의미적 연관성은 약해졌지만, 대신 송인수 선생님의 시를 통해 교육에 대해 더 많이 상상할 수 있었지요. 그러다 지난 호부터는 같은 흐름 속에서 꽃 그림이 나가기 시작했어요.

이번 호 독자 후기엔 바뀐 얼굴에 대한 재밌는 반응을 실었어요. 얼굴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표지 그림도 중요하지만 실은《좋은교사》의 얼굴은 좋은 교사 한 분 한 분이 만들어 주시는 것 아닐까요?

박지성을 닮은

한 성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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