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연가 1
아디스아바바 (새로운 꽃)
하 승 천
“어머! 선생님, 에티오피아 다녀오셨어요?” “어떻게 가게 됐나요? 거기는 살기 좀 어때요?” “한국 아이들 가르치신 거예요? 아님, 현지 아이들 가르치신 거예요?”
에티오피아에 다녀왔다고 하면 늘 받는 질문들입니다. 이번 호에는 어떻게 에티오피아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 가기까지 하나님의 이끄심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새로운 길
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외교통상부 산하 국제 협력 기구)에서 실시하는 국제 협력 요원 제도를 통하여서 군복무를 대신해 에티오피아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2007)에는 국제 원조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던 터라 저도 6학년 교과서에서나 들어 봤지 실제로 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름에 불과했던 정부 단체와 제도였습니다.
2005년에 카자흐스탄으로 단기 선교를 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마침 거기에 계셨던 선교사님께서 정부에 그런 단체가 있으며, 여기 카자흐스탄에도 그렇게 들어온 형제가 있으니 준비해 보라고 귀띔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솔깃했던지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정보를 찾고 기도에 들어갔습니다.
막힘과 막힘의 연속
대학과 대학원에서 초등 수학을 전공하고 있던 터라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수학 교육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관련된 교육 분야 쪽도 지원이 가능했으나 왠지 정공법이 아니라는 생각에 오직 수학 교육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을 빼놓고는 수학 교육 인원을 선발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먼 이야기인 것 같아 그 기다림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2년 반 동안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응답
어느 날, 대학원 수업을 마친 후 담당 교수님(경인교대 수학교육과 박교식 교수님)께서 조용히 저를 부르셨습니다.
“하 선생, 혹시 코이카라고 들어 봤나? 거기서 이번에 수학 교사를 모집한대. 생각 있으면 한번 지원해 봐요. 하지만 쉽지는 않을 거야. 전국에서 1명 뽑더라고. 중등 교사들이 워낙 많이 지원해서 초등은 좀 힘들 거야 .”
정말 뜻밖의 소식이었습니다. 누구 하나 제가 그것에 대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집에 돌아가자마자 교수님께서 일러 주신 대로 정보를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정보를 찾는 순간 마음속에 절망감이 엄습했습니다. ‘아 ! 전국에서 한 명이라니….’ 7년 만에 처음 뽑는 수학 교육. 그토록 기다렸던 모집 인원이 한 명이라는 사실에 절망감이 엄습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신명기 말씀을 주셨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말씀을 청종하며 또 그를 의지하라. 그는 네 생명이시오 네 장수이시니 여호와께서 네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리라고 맹세하신 땅에 네가 거주하리라.” (신 30:20)
이렇게 말씀을 받고 담대함으로 시험에 응시한 결과, 결국 최종 한 명에 선발되어 수학 교사로서는 최초로 에티오피아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아디스아바바 (새로운 꽃)
에티오피아 말에는 참 아름다운 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에티오피아 수도 이름인 아디스아바바(አዲስአባባ)는 새로운(አዲስ), 꽃(አባባ)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땅을 밟게 된 것은 제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꽃이 피는 것과 같았습니다. 일 년 내내 태양이 이글거리는 땅이면서도 모든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에티오피아는 정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이었습니다.
더욱이 현지에 도착해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도전과 하나님의 이끄심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그래서 더욱 하나님을 의지해야만 했던 많은 상황들. 그리고 제가 여기에 와야만 했던 이유들과 하나님께서 이끄신 방법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시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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