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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파송된 선교사입니다(이근복 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_2017.9)

 

 

평신도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파송된 선교사입니다

 

 

이근복

(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

 

인터뷰 김진우 사진 김만호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눈길을 끄는 모임이 있었다. ‘지성적 신앙과 일상의 성화라는 주제로 열린 평신도 포럼이다. 이 모임을 주관한 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 이근복 목사님을 만났다. 그는 1970년대 새문안교회 대학생회 활동을 통해 사회 현실에 참여하는 실천적 신앙을 가졌고, 장신대학원 졸업 후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를 맡아 노동자 선교 사역에 헌신하였다. 이후 새민족교회를 개척하여 섬겼고, NCCK 교육훈련원장으로 목회자와 신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힘썼다. 현재 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시대의 아픔에 응답하며 살고자 했던 그가 오늘날 종교개혁이 주는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물었다.

 

평신도 포럼의 주제가 지성적 신앙과 일상의 성화입니다. 이것이 종교개혁의 의미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것일까요?

루터의 만인제사장론은 평신도가 세상의 사제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파송된 선교사라는 인식을 분명히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교회에 만연해 있는 반지성주의나 성과 속의 이분법적 구분을 걷어내고 세상 속에서 예배하는 삶을 추구하자는 것입니다. 평신도 포럼을 통해 그렇게 살아온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오늘날을 사는 평신도로서의 삶을 돌아보자는 취지입니다.

 

평신도 포럼에는 김형석(연세대교수), 이만열(숙명여대교수), 박상은(안양샘병원장), 황규인(교남소망의집원장), 김용담(전대법관), 강영안(서강대교수)이 대담자로 초청되었다. 재단법인 여해와 함께가 주최하고 CBS가 협찬하였다.

 

만인제사장론을 비롯한 종교개혁의 핵심 정신이 한국 사회와 접목할 때 어떻게 적용되고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작년 하반기에 목회자 인문학 모임을 했는데 종교개혁이 유럽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일반 역사학자들의 관점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관점이 달랐어요. 신학자들은 주로 가톨릭의 부패를 강조하는데 일반 역사학자들은 색다르게 해석을 해요. 가톨릭이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옛날 전통과 구원관을 고수하다가 퇴조했다는 겁니다. 15세기에 신대륙이 발견되고, 무역과 수공업이 일어나고, 시민계급이 발전하고, 도시와 국가가 형성되었어요. 가톨릭은 미사와 교회, 사제 중심의 구원관을 고수했는데 이게 자유로운 시민의 위상과 맞지 않는 것이죠. 멀리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어떻게든 교회에 가서 예전에 참여하고 하나님과의 매개역인 사제에게 고해성사를 해야 구원받는 시스템은 시대 변화에 뒤떨어진 것이지요.

하나님과의 내적인 신앙을 중시하는 종교개혁의 교리는 시대 변화와 맞았다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본다면 종교개혁의 정신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의 은총으로 종교적 굴레를 벗어나 자유로운 존재가 되었고 책임을 지는 존재로서 새롭게 자아를 발견한 것입니다. 그리고 자각한 개인이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루터의 사상으로 사회 복지가 만들어지고, 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새로운 사회질서가 생기고, 칼빈의 사상으로 노동자 권리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구호나 세미나로 교회가 개혁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파송된 신자 개개인이 사회 속에서 직업적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사회 변화도 이루어지고 교회도 새롭게 된다고 봐요. 오늘날 교회의 공공성이 많이 훼손되었잖아요. 교회 내부에 갇히지 말고 사회 속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과 함께 공공성을 발휘하는 것이 종교개혁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문(人文)학적 성찰이 교회에 필요합니다. 세상 속에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인문(人紋), 즉 사람의 무늬를 잘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목회자의 인문학 공부를 강조하고 있어요.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으로의 원리와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은 어떻게 조화가 될까요?

문학적, 역사적, 세상적으로 성경은 최고의 인문학 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신학적으로만 해석을 했는데 인문학적으로 조명을 해 보면 또 다른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동 언어를 전공한 배철현 교수의 신의 위대한 질문이라는 책을 보면 아브라함을 부르심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통찰을 얻게 됩니다.

목회자들이 설교를 할 때 성서신학을 기본으로 하되 인문학적 접근을 통한 깨달음을 성도들에게 준다면 새로울 것입니다. 인문학을 하자는 것을 인본주의와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인본주의는 하나님을 배제하자는 것이고, 인문학은 신앙을 토대로 하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목회자의 입장에서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는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세 가지가 복원되어야 하는데 민주주의, 노동 사회 그리고 지역 사회가 복원이 되어야 한다고 해요. 특히 지역 사회의 복원을 위해서 교회가 중요하다고 인정합니다. 교회에 대한 비판도 많지만 그래도 교회가 아니면 지역 사회의 복원이 힘들다고 이야기를 해요. 자신들이 아무리 해 봐도 잘 안 되거든요. 교회가 지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선교적 접근을 하되 인문학적 통찰이 필요합니다. 왜 가난한지, 50대 이상의 남자들은 허물어져 있는지, 왜 사회복지사들이 자살하는지 등을 인문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 사회의 복원을 위한 교회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목회자들을 위한 인문학 공부를 많이 일구었습니다. 특히 학교를 돕는 사역을 활발하게 진행했습니다. 그 가운데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좋은학교만들기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해 왔습니다. 한국 교회가 선교 초기에 가장 역점을 둔 것이 교육입니다. 이화학당, 연희전문 등 학교를 세웠는데 그것이 복음 전파와 결합해서 기독교가 뿌리를 내린 옥토를 가꾸었습니다. 최근에는 교회의 역할이 약해졌지만 저만 해도 신일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신앙을 갖게 되었거든요. 교회를 안 다니던 친구들도 교회에 우호적이었어요. 교목실에서 장학금도 주고, 선생님들도 인품이 훌륭했고, 신앙 활동도 활발했어요. 신앙사경회도 하고, 축제도 활발했죠. 그런데 갈수록 교육 선교가 약해지고, 학교 교육도 어려워졌죠.

제가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훈련원장을 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해 고민을 했었어요. 그래서 전국적으로 교육과 교회라는 주제로 심포지엄도 개최했었지요. 2012년에 학교폭력문제가 심각해졌을 때 이주호 장관이 NCCK에 와서 교회도 학교를 도와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어요. 이에 다시 이수광, 서길원, 이광호, 정병오 선생님 등 교육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하면서 지역 차원의 교육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은평구에 있는 손달익 목사님, 조주희 목사님이 관심을 가지고 지역 안에 있는 학교를 돕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은평구청장도 협력하고 교회가 비용을 부담해서 20131월에 교사 25명이 참석하여 제주도에서 교사 힐링 캠프를 열었습니다. 이후에 은평 좋은학교만들기를 조직해서 학부모 교육도 하고 학생 정서 지원 사업도 확산했어요. 한 예로, 역촌성결교회를 포함한 6개 교회가 연합해서 마을 청소년 캠프를 열어요. 토요일에 학교에서 모집한 학생들을 위하여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중학생 20여 명 정도가 참석하는데 아주 좋아한다고 해요. 교회에 다니는 않는 애들도 참석 하는데 이런 활동을 통해 지역 교회와 학교 사이에 신뢰가 형성이 되는 것입니다. 성암교회는 작년부터 방학 때 토요학교를 하는데 초등학생 50명 정도가 와서 교회학교 아이들 50명과 함께 활동합니다. 교회가 세밀하게 돌보고 섬기니까 부모님들이 너무 좋아해요. 요즘에는 종교 편향이라고 해서 교회가 학교에 직접 못 들어갑니다. 그런데 좋은학교만들기네트워크를 통해 신뢰가 쌓이니까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내게 된 것이죠. 대구지역의 교사 연수의 경우에도 불교는 템플스테이가 있고 천주교는 피정 프로그램이 있는데 개신교의 경우 시원찮았다고 해요. 지금은 에듀힐링 프로그램을 통해서 활성화가 되었습니다. 이런 협력 관계가 현재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대구, 부산 등지로 확대되었어요.

 

좋은학교만들기네트워크는 올해 2월 초 새롭게 사단법인 더불어 배움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교사 힐링 캠프, 학생 정서 지원 사업, 학부모 교육, 교장 캠프 등 다양한 학교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교회의 인력풀을 바탕으로 많은 예술인, 인문학자 등이 연결되어 학교의 프로그램을 지원해준다. 교육청에서 지원되는 재정으로는 부족해서 교회가 추가적 재정 부담을 하는 형태다.

 

에듀힐링 프로그램은 효과가 좋은가요?

교사 직무연수 프로그램인데 학교폭력, 자살문제, 교사의 정체성 등에 대해 연수를 해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틀 동안 교사들을 극진하게 대접하니까 감동을 받아요. 어느 연수를 가도 그런 대접을 못 받거든요. 그 자체로 힐링이 됩니다. 소감문에 어떤 교사가 자신은 천주교인인데 평소 개신교를 무시했는데 연수 후에 다시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남겼어요.

교회가 사회의 신뢰를 얻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수원성교회 안광수 목사님이 말씀해 주신 이야기예요. 어느 날 장로님께서 목사님, 교인 헌금 가지고 안 믿는 사람들에게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형이 잘 살고 동생들이 못 사는데 평소에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교회 나오라고 하면 나오겠느냐?” 하며 설명했더니 알겠다고 했답니다. 아직 교회의 인식이 지역 주민을 전도의 대상을 넘어 지역 사회의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는 것까지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밖에서 학교를 돕는 입장에서 학교의 위기에 대한 관점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입시 경쟁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육 문제의 상당 부분은 노동 문제와 결합되어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면 교육이 많이 정상화될 겁니다. 우리 사회가 노동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유럽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의 뿌리를 보고 철학을 세워서 장기적으로 정책을 세워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 문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노동 운동을 하면 경제를 망치는 주범으로 바라보고 불이익을 주는 사회 풍토가 달라져야 할 것 같아요. 지난 현충일에 대통령께서 서독의 광부에 대해서 말했듯이 국가 경제를 위해 일하다 다치고 힘들었던 사람들도 애국자로 보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문제가 일부 있지만 그것도 우리나라의 사회 복지 제도가 약해서 목숨 걸고 매달리고 자기 자식 입사하는데 특혜를 주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 안전망을 잘 만들고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비정규직도 줄여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이 결혼도 하고 세금도 내서 선순환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죠. 그렇게 되면 교육 문제도 많이 풀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등포산업선교회를 하시던 시대와 비교하면 오늘날의 노동 현실은 어떻습니까?

더 안 좋아졌습니다. 노동자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졌어요. 예전에는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없었습니다. 일자리가 많았었고요. 그 때는 노동 운동이 경제적 이익에만 매달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경제적 이익과 조합주의에 너무 빠져있어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노동 운동이 필요하고 젊은 지도력이 필요한데 지금은 비정규직이 많아 토대가 약합니다.

 

요즘 이근복 목사님이 정성을 기울이는 작업이 있다. 교회를 그리는 일이다. 100년 이상 된 교회를 찾아 수채화로 그려낸다. 한겨레신문 <휴심정>에 몇 차례 기고를 했다.

 

그림은 언제 연습하셨습니까?

제가 예전에 목회할 때 서대문도서관에서 하는 그림 강의를 들었어요. 지금은 아침 일찍 사무실 직원들 출근하기 전에 짬짬이 그리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가 교회의 가치를 잘 모르는데 교회가 지역 사회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 그런 교회를 찾아내서 일반인들에게 알리면 좋겠다 생각해서 그리게 되었어요. 그리다 보니 벽돌 한 장 한 장에 교인들의 기도와 소망이 담겨 있어서 허술하게 그릴 수 없더라고요.

 
현재의 삶을 형성하게 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있습니까?

새문안교회 대학부에서 신학과 역사를 배우고, 노동자를 위한 야학을 하면서 가난한 자를 위한 교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교육에 대해 특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7년입니다. 아프가니스탄 단기선교팀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교회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어요. 그 때 원로목사님들이 참회 기도회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비판이 무례하고 이치에 안 맞는 것도 많았지만 이 현상을 하나님의 채찍질이라고 여기고 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모았습니다. 그 해 9월에 연동교회에서 예장 목회자 150명이 참회 기도회를 했고, 다른 교단으로도 확산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목회자 교육이 새롭게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NCCK 권오성 총무의 제안이 와서 선교훈련원을 복원하기 위해 교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2008년부터 선교훈련원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선교훈련원 교육과정은 사회 속의 교회의 책임에 대해 강조하였다. 목회자 훈련을 주로 하였지만 노숙자 센터장들을 위한 일도 하였다. 서울역 근처의 노숙자와 정신과 의사, 상담사들이 100일 동안 밤마다 상담하며 노숙자를 위한 정신의료보건체계를 만드는 일도 하고, 가난한 지역과 연결하여 교회가 협력하는 사역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학생 훈련도 많이 하였는데 여러 신학교와 연계하여 학점을 받도록 하였다. 2014년까지 진행되다가 현재는 크리스챤 아카데미가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다.

 

교회의 공공성 회복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셨는데, 한국 교회가 이 부분에서 후퇴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기윤실에서 3년마다 하는 한국 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의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김병연 교수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해방 후 한국 교회의 신뢰도는 언제 형성이 되었는지 물었더니 한국 교회가 70~90년대 초까지 노동자, 농민, 빈민들과 인권과 통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신뢰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했어요. 참여한 교회나 기관의 숫자는 적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의미가 컸지요. 그걸 토대로 전도도 하고 부흥회도 하면서 한국 교회가 급성장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지금은 교회가 그런 관심이 약화되고 자기치장에 몰두하면서 이미지가 훼손되었습니다. 교회가 세속화되고 물질주의와 성공주의가 교회를 장악하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인생의 스승이 계십니까? 학창시절에 만났던 분이 계시다면?

신일중고등학교 때 교목이신 이귀선 목사님이 생각납니다. 고등학교 후배들이 유신 시절 광화문에서 데모를 해서 제적을 당했는데 그 때 청와대의 압력으로 교목을 그만 두셨어요. 당시 학생들이 오전에 신앙사경회를 하고 오후에 밖으로 나가서 데모를 했는데 이 신앙사경회가 원인이라고 보고 그 책임을 교목에게 물은 것이죠. 이 분이 학교에 계실 때 많은 사람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신일 출신 중에 사회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목사님이 나서는 분은 아닌데 매우 비타협적인 신앙인이셨죠. 저도 목사님 말씀을 계속 들으면서 고2 때 신앙사경회를 통해 회심을 하게 되었지요.

 

마지막으로 길을 찾는 젊은 기독교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교육은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교사가 힘든 시절이지요. 그래도 애정을 갖고 끌어안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별히 기독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미션스쿨에서는 수업 전에 기도하고 시작하기도 했지요. 지금은 안 되겠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알게 모르게 기도하고 격려하며 아이들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면 한 사람을 통해 세상이 바뀌기도 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성적 신앙과 일상의 성화이라는 말을 곱씹어 본다. 신앙은 맹목적으로 ‘믿습니다’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지성의 변화와 함께 성숙해가는 것이다. 평신도 포럼의 마지막 대담자였던 강영안 교수는 지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성은 정보를 많이 아는 것과 다르다. 자전거를 아는 것과 자전거를 탈 줄 아는 능력이 다른 것과 같다.
앎과 삶이 일치되는 것이 지성적 신앙이다. 지성적 신앙은 일상을 성화시킨다. 밥 먹는 것부터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500년 전 종교개혁의 의미도 그러하다. 교회 안이 아닌 교회 바깥에서 성화된 삶을 사는 평신도를 깨어나게 한 것이다. 오늘날 그 미완의 개혁을 이루는 것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의 과제이고, 교육을 복음으로 새롭게하고자 하는 좋은교사운동의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