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 동안, 메일함에 화사한 꽃다발 그림과 함께 “선생님 은혜 감사합니다” 하는 메일이 가득해요. 그런데, 그걸 보낸 이들은 제가 한 번도 가르쳐 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요.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관공서, 교사 커뮤니티 사이트…. 전화로 “사랑한다” 고백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가장 또렷하게 들리고 상쾌한 느낌을 준다는 ‘솔’ 음계에 맞추어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주문으로 남의 지갑을 열어 보려는 텔레마케터들이지요. 짖궂은 남자들은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저도요 !”라고 맞받아치고 차 한 잔 하자고 수작을 걸어 당황시키기도 한다네요. 정신없이 바쁜 중에 전화를 받아 그런 고백을 듣게 되면 어색하고 짜증이 나지요. 그런데, 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의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