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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고려대학교는 다음 질문에 대해 다시 답을 해 주십시오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실의 공개서한에 대한 질의문


고려대학교는 다음 질문에 대해

다시 답을 해 주십시오


고려대학교가 세계선도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의 원칙을 어겼다는 한겨레신문(11월 24일)의 보도, 좋은교사운동의 성명서(11월 25일), 좋은교사운동과 고려대학교 동문 50인 대표의 항의방문(11월 29일), SBS 뉴스의 보도(11월 29일)에 대해 입학사정관실장님의 공개서한 형태로 답을 해왔다.


이 공개 서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고려대학교는 세계선도전형에서 세계문화소양, 성실성, 글로벌리더십, 전공적합성 등의 기준으로 평가를 했지, 외국어 공인 성적이나 수상 실적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영어 면접도 실시하지 않았다.

2. 세계선도전형에서 특정 고등학교(외국어 고등학교)를 우대하지 않았다.

3. 입학사정관제는 교과 성적을 포함해 인성과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는 제도지 성적과 무관한 잠재력만 평가하는 제도가 아니다.

4. 대학교육협의회는 대학의 협의 기구이지 대학의 상급 기구로서 대학의 입학 전형을 관리 감독하는 기구가 아니다.


하지만 이 공개서한은 그 동안 언론과 좋은교사운동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제대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이 고려대학교에 제기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고려대학교는 세계선도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포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모집요강에 공인외국어성적과 수상실적 제출을 허용했으며, 외국어 능력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고 공지를 했다. 이는 대학교육협의회가 정한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다.

2. 실제로 세계선도전형에 합격한 학생과 불합격한 학생들을 조사했을 때 같은 조건 하에서 공인외국어 성적이 탁월하게 우수한 학생들이 합격을 했고, 공인외국어 성적이 우수하지 않은 학생이 불합격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세계선도전형에서 공인외국어성적을 제일 중요한 평가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역시 대학교육협의회가 정한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실에 다음과 같이 공개 질의를 하는 바이다.

1. 고려대학교가 세계선도전형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면 모를까 분명히 입학사정관 전형에 포함시켰고, 정부로부터 이에 해당하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았다면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대학교육협의회가 정한 기준을 지켜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는가? 만약 고려대학교가 대교협을 지침을 지키고 싶지 않고 순수하게 대학자율로 하기를 원했다면 다른 대학들처럼 세계선도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제외시키고 이와 관련된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지 않아야 하지 않았는가?

2. 고려대학교가 실제로 전형 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모집요강에 이것들을 반영할 수도 있다고 명기했고, 이를 이후에도 수정하지 않고 고수함으로 인해 실제로 이 전형에 지원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이 공인외국어 성적을 취득하기 위해 별도의 공부를 했으며, 또 외국어 면접 준비를 하게 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를 속인 것이 아닌가?

3. 고려대학교가 실제 전형에서 세계문화소양, 성실성, 글로벌리더십, 전공적합성 등의 기준으로 평가를 했다고 하지만 실제 이 전형에서 매우 높은 공인 외국어 성적을 가진 학생들은 합격을 했고, 다른 조건은 좋지만 공인 외국어 성적이 그다지 높지 않은 학생은 불합격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이와 관련해 고려대학교는 실제 세계선도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의 공인외국어 성적과 기타 조건의 수준을 공개할 의사가 있는가?


우리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대학이 생각하는 인재상과 대학의 건학이념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전형임을 알고 있다. 즉, 기존 입시 제도에 비할 때 객관화된 점수로 표현되는 공정성이 약화될 수 있는 전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기존의 성적에 의한 한 줄 세우기 입시 전형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학생이 가진 종합적인 잠재력과 대학 수학의 적합성을 판별해 주는 교육적 타당성이 높은 제도로 알고 적극 지지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지지는 대학이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니라 공공 기관으로서의 높은 사회적 책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위에서의 지지였다. 대학교육협의회가 제시한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 기준>은 이러한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그런데 고려대가 입학모집요강에서 이 대교협의 가이드라인을 보라는 듯이 어겨버리고, 실제 전형 과정에서도 결과적으로 어겼을 거라는 강한 의심을 주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성을 무시한 것이다.


이왕에 이 문제가 언론과 교육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와 고려대학교의 공개서한으로 공론화가 되었으니, 고려대학교가 우리 단체가 제기한 의문에 대해 다시 공개적으로 답을 함을 통해 우리 대학입시 제도와 입학사정관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논의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우리 단체가 제기한 의문에 대한 고려대학교의 조속한 응답을 요청한다.


2010년 12월 1일


(사)좋은교사운동


* 별첨 : <최근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 전형의 오해와 관련한 공개서한>


최근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 전형의 오해와 관련한 공개서한 




공사다망하신 권영길 의원님, 한겨레신문사 사장님, 에스비에스(SBS)사장님, (사)좋은교사운동대표님, 교육과학기술부장관님, 대교협 사무총장님, 기타 대학입학사정관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분에게



저는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 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신창호입니다. 먼저 이런 글을 쓰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글이 위의 수신 당사자에게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끝까지 읽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가끔씩 이런 말이 회자되곤 합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저는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 70여분과 함께 입학사정관 전형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의 한 사람입니다.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들은 수개월에 걸쳐 올해 입시를 준비하고, 자신의 업무에 대해 누구보다도 충실하게 자부심을 갖고 임해왔습니다. 대학 입시의 특성상, 때로는 휴일도 반납하고, 책무성을 갖고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이나 정치인, 교육 관련 관료들의,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로 인한 보도나 발언은, 열심히 일하는 입학사정관들을, 심하게 말하면, 범행의 공모자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그것도 입학사정관 전형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보도되는 것은, 위에서 말한 무심코 개구리에게 던져진 돌과도 같습니다.

저희 입학사정관들은 우리 대학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의 워크숍과 평가 준비 과정을 거치고, 평가 기간에는 심혈을 기울여 서류평가를 비롯하여 면접 평가를 실시했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참담합니다. 법을 어기거나 그것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여 공모한 범법자의 모습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입학사정관실을 총괄하고 있는 실장으로서 솔직하게 진실을 밝히고, 그간 함께 해주신 입학사정관 여러분들의 명예를 지켜드리는 동시에 입학사정관제가 내실있게 정착되기를 기원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서글픈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인간에 대한 불신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착하게 잘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만, 사회 일각에서는, 이제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서로 믿지 않고, 아군과 적군을 뚜렷이 구별하여 감정의 전선을 형성한 채, 행동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럴 때마다 사람 사는 모양새를 저버린 듯한 우리 사회를 성찰하며,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발을 동동 구를 뿐입니다.

참 서글프고, 안타깝습니다.


이제, 최근 문제가 된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 전형인 “세계선도인재전형”과 관련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왜, 언론 보도나 정치인의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킬까요? 그런 발언이나 오해는 입학사정관제의 장점까지도 무력화 할 수 있습니다.


첫째, 권영길 의원의 공개자료에 의거한 한겨레신문의 보도(2010. 11. 24. 수)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그 기사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실시된 이후, 그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 확인은 물론, 고려대 입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파악하지도 않은 채, 작성된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고려대가 갖는 우리 사회의 위상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자의적 판단에 의해, 비판을 위한 비판거리를 만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왜, 사실 보도가 아닌지, 기사에 의거하여 몇 가지만 반론합니다.

① 고려대학교는 대교협이 정한 공통기준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기사에서 주장하는 공인외국어 성적, 교외수상실적, 영어면접은 세계선도인재전형의 평가영역이나 세부평가요소 어디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참고로 “세계선도인재전형” 서류평가영역 및 기준을 공개하겠습니다.


평가영역

평가기준

비고

세계문화소양

세계 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 및 양상과 경험

*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확인

 

-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은 사안을 비롯하여 학생부 보완 차원에서 자기소개서 및 기타 제출 서류 참고

성실성

학교생활 성실성 및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

글로벌리더십(공선사후 정신)

이타주의 및 사회 정의에 대한 신념과 실천/ 공동체 발전을 위한 주도적 노력 자세

전공적합성(발전가능성)

전공적성 및 역량/ 전공 관련 잠재력 계발 자세

종합평가

고려대학교 교육이념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고려하여 총체적이고 포괄적으로 평정함


② 또한 면접 평가에서 영어로 면접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아무리 해명해 보았자 믿어주지 않을 것이기에, 그 구체적 근거를 제시합니다.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네이버 사이트에 들어가 보십시오. “수능날 만점시험지를 휘날리자”, 이른 바 “수만휘” 사이트에는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직접 작성한 면접후기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외국어로 면접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세요.






③ “세계선도인재전형”이 “외국어고 우대” 전형이라고 공표하고 있는데, 이는 입학사정관제도의 취지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려는 고려대학교의 입학 정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자의적 판단입니다. “세계선도인재전형”에서 외고 학생의 합격률은 지난해에 비해 엄청나게 줄었습니다. 이 전형이 외고 학생 우대 전형이라면, 외고 학생들의 합격률이 늘어나는 것이 상식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이 전형은 오히려 외고 학생들을 역차별하는 전형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외고 학생 이외에 일반계고를 비롯한 다양한 학생들이 외고 학생들보다 더 많이 합격한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외국어 성적이나 교외수상실적이 없거나 낮은 학생이 합격한 경우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더구나 입학사정관 전형 가운데 핵심을 차지하는 “지역우수인재전형”의 경우, 근원적으로 일반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외국어고를 비롯한 특목고 학생들은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외국어고 우대 전형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입학사정관 실장으로서, 입학사정관 전형 담당 주무자로서 일하고 있는 동안, 특정 고등학교를 두둔하거나 고려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실제로 해 보면 그런 것이 전혀 통하지 않은 제도입니다. 모든 입학사정관들은 어떻게 하면 학교생활기록부를 정확하게 읽을 것인가?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을 제대로 활용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서 진정성을 갖고 연구하고 고민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별도로 들여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합니까? 


고려대학교는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총장의 특별한 의지가 있고, 입학처장을 비롯한 입학 정책입안자들의 진지한 고민이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교육이념이 말해 주듯이,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을 일상에서 발휘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사회 공공재로서 대학의 책무성이며, 고려대 입시 정책의 기저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 전체를 두고, 고려대학교가 공교육 내실화와 선진화, 사교육 경감을 위해 어떤 입학 정책을 펴고 있는지, 그 맥락을 진지하게 물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 어떤 의사소통이나 대화도 없이, 그것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자의적 판단의 의거하여 보도해버리면, 어떻게 됩니까? 추후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

  

둘째, 한겨레신문에 이어 에스비에스(SBS) 보도(2010. 11. 29)와 관련해서는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한 번이라도 사실 확인을 거쳤더라면, 오해에 오해를 더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더구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요 방송에서 사실이 아닌 것을 보도했다니,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에스비에스(SBS)가 오해한 부분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① 8시 뉴스에서 앵커가 시작하는 말부터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습니다. 시작하는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성적 위주의 전형과는 별도로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하도록 정부가 예산까지 지원하는 입시전형입니다.”


이 보도를 접한 많은 국민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이렇게 이해하기 쉽습니다.

‘대학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치르는 입시로, 학업 성적은 중요하지 않고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제도!’

누가 이렇게 입학사정관 제도를 규정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국민들이 볼 때, 입학사정관제를 근본적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언급입니다. 입학사정관제는 교과 성적과 교과 외 활동 등 학생의 자질과 능력을 총체적이고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성적이 중요하지 않거나 반영하지 않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교과목 성적(수능시험)만으로 줄세우기 하여 입시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은 교육에서 여러 가지 부정적 결과를 낳았습니다. 때문에, 그것에서 벗어나 교과 외의 창의적 활동이나 인성 등을 아울러 평가하고,  여기에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과 결부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본질적 이해는 없이, 단순이 교과 성적을 위주로 하는 전형과 별도로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전형이라는 부분은 입학사정관제를 곡해할 수 있습니다. 

그 이외에, 한겨레신문의 내용을 반복한 것은, 앞에서 정돈한 것으로 대체하겠습니다. 


② 제가 볼 때는 대교협에 대한 방송의 시선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뉴스의 말미에 “대교협이 입학사정관제를 관리․감독할 의지와 능력은 있는 건지, 비판은 거세지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입학사정관제는 대교협이 관리 감독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대교협은 대학 입시를 관장하는 기구로서 교과부로부터 권한을 넘겨받았습니다. 아무리 입시를 관리 감독하는 기구라고 할지라도 대교협은 말 그대로 대학의 협의체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절대로 대학교의 상급기구로서 개별대학의 정책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그런 단체가 아닙니다.

더구나 대학 입시는 사회적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 대학별로 대학의 건학이념과 교육이념,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 등을 고려하여 대학이 자체적으로 관리․감독하며 선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것이 대학입시 자율화일 것입니다.

정부의 입시정책에 의하면, 2013년부터 대학입시완전자율화를 실시하기 위한 첫 번째 방안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여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대해 근원적으로 반대한다면, 왜 반대하는지, 정확한 근거와 논리를 통해 정책 비판을 하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부의 정책을 생산적으로 도와줄 건전한 비판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각 대학별로 진행되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이, 입학사정관 전형의 절차와 내용에 대한 어떤 고려나 배려도 없이, 자의적 판단에 의한 정보의 왜곡은 대학 입시와 관련한 모든 국민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이에 저는 권영길 의원을 비롯하여 한겨레신문, 에스비에스(SBS), (사)좋은교사운동 대표에게 호소합니다. 그리고 연일 시달리며 고생하는 대교협 사무총장과 교과부장관께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집행을 호소합니다.


첫째, 입학사정관제나 입학사정관 전형과 관련하여 보도할 때, 사실 확인 후 보도해 주십시오. 취재원은 많습니다. 한 번이라도 입학사정관이나 관련자에게 사전에 확인했다면, 이런 오해나 실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둘째, 자신의 발언이나 보도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주십시오. 일단 폭로하고 난 후,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태도는 사회적 책무성을 지니고 있는 지도자나 언론의 본연적 자세는 아닙니다.

셋째, 어떤 사안이 되었건,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상호 신뢰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주십시오. 설사 어떤 문제를 폭로하고 반대하고 엄중하게 비판하더라도  신중하게 고민하여, 많은 사람이 수긍하고 행복할 수 있는 상황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입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생산성 있는 비판을 제기해 주십시오. 특정 대학, 특히 사회적 공헌도가 높은 대학에 대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이 제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비판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의 합리성을 지향하며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곡된 정보로 본질을 흐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현재,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실은 다른 어떤 대학보다 입학사정관제의 내실을 다지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호흡해온 입학사정관들도 전형서류를 읽는 부분에서는 최고의 평가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저는 현재와 같은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한 사회 분위기와 이해 속에서는, 긍정적 취지의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평가를 마무리한, 고려대학교 “세계선도인재전형”을 비롯한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교협의 공통기준을 어겼고, 교과부의 입시 정책이나 사회 각계각층의 지탄을 받을 정도로 형편없는 것이라면, 시간과 예산 낭비를 하지 말고 빨리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우리 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제도라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건전한 비판과 함께 고민하며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한 번이라도 고려대학교가 전국의 일선고교에 배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