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산책

국회에는 교육 전문가가 없다?


홍인기의 교육 정책 뒷담화 6

국회에는 교육 전문가가 없다?

  

교과위만 아니면 다 좋아요

국회 의원 선거가 치러지고 국회가 소집되면 국회 의원들의 관심은 자신이 어느 상임 위원회에 배정될까에 집중된다. 교사들에게 선호 학년이 있듯이 국회 의원들에게도 선호하는 상임 위원회가 있다. 우리와 가장 관련 깊은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국회 의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위원회다. 국회 의원들이 좋아하는 상임위는 주로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을 많이 끌어올 수 있는 위원회나 권력과 정보가 집중되는 상임위다. 교과위가 너무 오랜 기간 비선호 상임위가 되자 교과부는 특별 교부금을 통해 최근에는 교과위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을 해결해 주고 있다. 교과위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에 교육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교과부가 교육청에 내려보내는 특별 교부금을 획득함으로 국회 의원들은 지역구에 생색을 낼 수 있다. 특별 교부금을 매개로 교과부와 국회 의원들은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 없는 교과위

18대 국회의 교과위 위원들을 살펴보면 교육과 관련된 전공을 한 국회 의원은 두 명밖에 없다. 교육 관련 전공자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이유는 교육 관련 전공자가 정치가가 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교육자가 되기 위한 사람들이 험난한 정치판에서 지역구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기는 무척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비례 대표 국회 의원 중 교육 관련자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가 국회 의원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정당의 비례 대표로 국회 의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당들이 비례 대표를 배분하는 순위 결정 절차는 정말 약육강식의 세계다. 빠른 순번을 받으면 국회 의원이 되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따라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순번 안에 교육 관련 인사가 배치되기는 쉽지 않다.

세 번째 이유는 상임위 교체 때문이다. 국회 의원 임기는 4년이지만 상임위는 2년 만에 크게 교체가 이루어진다. 전반기에 교과위로 배정을 받은 국회 의원은 후반기에 다른 상임위로 대부분 교체를 희망한다. 이러니 교과위에서 교육 전문가를 찾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17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에서 교육 관련 인사가 무려 3명이나 비례 대표 의원이 되었고 그중에 한 명이 지금의 이주호 장관이다. 이주호 장관은 국회 의원 시절 상임위를 교체하지 않고 교과위 간사 역할까지 수행하며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그때 쌓은 전문성으로 이후 MB 정부의 대선 공약에서 교육 부분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으면 지금은 장관을 지내면 교육 정책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에 대해 전문적 지식 없이 국회 의원들은 어떻게 입법과 예산 심의와 국정 감사를 할까? 이 모든 활동이 가능하기 위해 국회 의원은 보좌관과 비서를 채용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국회 의원의 보좌관은 상임위가 바뀌어도 함께 이동하지만 비서의 경우는 상임위별로 전문성을 갖춘 비서들을 국회 의원들끼리 서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교체하기도 한다.

교육 전문가 없는 교과위를 보면 정말 힘이 빠진다. 우리의 마음을 시원케 해 줄 교육 전문 국회 의원을 꿈꾸는 것은 우리의 헛된 소망에 지나지 않는 걸까? 교육의 문제가 점점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될수록 보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의 국회 입성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며, 신실한 주님의 일꾼도 함께 준비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