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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수업 만들기

수업에서 배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태현의 기독교적으로 수업하기
수업에서 배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앞으로는 참관했던 선생님들의 수업을 보면서, 그 속에서 배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피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저의 글보다는 사진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번 수업은 초등학교 2학년 국어 수업입니다. 수원중앙기독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이은숙 선생님의 수업입니다. 일단 이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매우 소란했는데, 수업이 진행되면서 그 소란함이 점점 사라지고 나중에는 선생님께서 목표한 친구 소개하기의 활동을 다 완수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놀라운 배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과 눈 맞춤하고 이름을 불러라 !

 사진을 보듯이 초등학교 아이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싸우고, 떠들고, 돌아다니는 등 거의 통제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은숙 선생님은 침착하게 이 모든 상황을 천천히 정리해 가십니다. 고등학교 교사인 저는, 수업 초반부터 아이들을 ‘확’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선생님은 기다림과 여유 속에서 아이들을 배움으로 초대하고 있었습니다. 화를 낼만도 한데 ‘꾹’ 참고, 문제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고, 격려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선생님이 문제 학생들에 대해 이렇게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은, 기도의 힘이라고 합니다. 기도를 하면 학생들의 마음을 더 이해하게 되고, 문제 상황에서도 소리를 지르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더 다가서라 !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선생님이 책상에서 벗어나 활동하고 있는 아이들과 같이 계신다는 점입니다. 별 거 아닌 장면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선생님의 이런 낮아짐이 학생들 하나하나를 배움으로 인도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보통의 교사들은 교탁 앞에 서서 학생들에게 무엇인가를 지시하려 하지 학생들의 영역으로 들어가 호흡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은숙 선생님은 더 낮아지면서 학생들이 있는 영역으로 향했고, 그 속에서 학생들과 같이 대화하며 배움으로 초대하고 있었습니다.

 옆 사진에도 선생님의 섬세한 가르침이 잘 묻어나옵니다. 모든 활동이 끝난 뒤에도 개별적으로 학생들의 글을 피드백해 주는 모습입니다. 대개 활동 끝에 가면 서로가 지쳐 이렇게 학생들의 결과물을 봐주기가 많이 힘든데, 선생님은 기꺼이 이런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배움은 멀리 있지 않다

이은숙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하면서 수업에서 배움이 일어나려면 일단 교사가 학생들과 인격적인 접촉을 많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업 내용 재구성, 화려한 교수 방법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학생들을 배움으로 이르게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학생들을 만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가?’였습니다.

최근에 저는 모 방송국에서 기획하고 있는 수업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2년 차 교사의 수업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신규 교사답게 패기 넘치고 열정적으로 수업을 했습니다. 동영상 자료와 여러 활동들을 시도하며 의욕적으로 수업을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학생들은 배움 속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교사의 가르침을 매우 지루해 했습니다. 이것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오늘 이은숙 선생님의 수업과 비교해 봤을 때, 그 분들은 학생의 영역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극장식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수업 준비를 잘해 왔으니 너희는 잘 지켜봐라’ 하는 식으로 멋지게 수업을 나열하고 있었지만, 학생 한 명, 한 명과 상호 작용하지 않고, 배움에서 멀어지는 학생들에 대해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내 수업을 안 들으면 너희 손해다’, 혹은 ‘아니 이렇게 수업을 하는데도 안 들어’ 식의 적대감만 가득했습니다. 

수업에서의 배움 창출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수업을 하는 교사가 지금 학생들을 만나고 싶어하는지, 그들을 정말 인격적으로 가르치고 싶은지 그 마음에 달려 있었습니다. 이은숙 선생님은 비록 카리스마 넘치는 교실 장악력은 갖고 있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모든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고 격려하고, 학생들의 영역 속으로 몸소 내려가는 자세를 보였기에 학생들은 서서히 선생님의 배움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이은숙 선생님처럼 학생들의 눈빛이 살아나는 수업하기를 소망합니다.





더 생각해 보기

1. 선생님, 수업에서 학생들과 인격적으로 만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2. 수업 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고 있나요? 배움에서 소외된 학생들을 어떻게 배움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요?




 

ps) 저에게 수업을 공개하고 수업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실 분은 저에게 메일 보내 주세요. esfkth@naver.co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