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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수업 만들기

어둠의 교사 vs 빛의 교사 #3


 양영기의 교실 묵상 8
어둠의 교사 vs 빛의 교사 #3



질문 중심 수업을 시도해 보았어요

 양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친절하게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에 대한 선생님의 《좋은교사》 4월호, 5월호 글을 읽으며 저는 똑같은 질문에 부딪힙니다. 아니, 똑같은 두려움에 부딪힙니다. ‘나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는 생각.

 아이들이 마음껏 질문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대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첫 번째 글 이후로, 질문을 요구하는 수업을 조금씩 시도해 보고 있었어요. 우리 학교 상황에서, 또 제가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터이니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회 시간에 질문을 받아 보았습니다. 과학 시간에도 학습 일지 칸에 질문 칸을 추가하였습니다. 다양한 질문이 나왔어요. 제가 답할 수 있는 것도 있었고 답하기 곤란한 것도 있었어요. 또 아이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기도 했고, 정말 엉뚱하다고 생각되는 질문도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질서 정연하지 않고, 서로의 질문에 열심히 귀 기울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았어요. 저도 아이들의 질문에 대해 부담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조금씩 마음이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음이 열리는 만큼 더 많이 시도할 수 있겠지요. 

 주일 밤, 저희 신랑은 쿨쿨 자는데 저는 왜 잠들지 못할까요?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긴장되고, 불안해요. 휴…. 기독교적 교사가 되는 것이 어렵고, 좋은 교사가 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럼 이만 .

교사 손주희


잠들지 못하는 선생님께

 좋은 질문자가 되는 것은 좋은 ‘탐구자’가 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교사는 학생들을 이끌고 하나님께서 창조한 이 세계의 신비를 탐구하는 탐구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업이 ‘지적인 예배’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질문과 관련하여 다음의 ‘교사의 기원’이 의미 있는 화두를 던져 주지 않을까 싶어요. 또 예습 · 복습을 질문과 연결하는 간략한 과정안을 소개해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교사의 기원

 아득히 먼 옛날, 하늘의 상제(上帝)가 인간을 창조한 뒤 인간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백 명의 하제(下帝)에게 하나씩 직업을 배당하여 인간들에게 가르쳐 줄 것을 명령하였다. 그 백 명의 하제 중에는 농부 일을 맡은 하제, 의사 일을 맡은 하제, 변호사 일을 맡은 하제 등이 있었다. 상제가 아흔아홉째 하제에게 직업을 배당하니 직업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어 백 번째 하제에게는 직업을 배당하지 못했다. 다만 백 번째 하제에게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백 번째 하제가 세상에 내려와 보니 아흔아홉 명의 하제가 각각 무리를 거느리고 열심히 직업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기술로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백 번째 하제는 별 할 일이 없자 이따금 질문을 하면서 돌아다녔다. 그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비는 어째서 옵니까?’, ‘삶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입니까?’ 얼마 후에 놀랍게도 백 번째 하제에게도 따르는 무리가 생겼고 그 무리도 백 번째 하제와 마찬가지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질문을 하고 다녔다.

 백 번째 하제에게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신을 따르는 무리에게 아무런 생계 수단도 가르쳐 준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 번째 하제는 자신을 따르는 무리의 생존에 책임을 느끼고 그 무리들이 ‘질문하는 일’을 계속한다는 조건으로 나머지 무리들로부터 수입의 일부를 걷어서 주기로 다른 하제들과 합의하였다.

 하제들이 자신의 일을 마치고 상제에게 보고하러 하늘나라에 올라갔다. 상제는 백 번째 하제가 무리에게 취해 준 조치에 특히 기뻐했다. 상제가 보기에 그 무리들이 인간을 창조했을 때 의도했던 인간의 참 모습을 실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자 아흔아홉 가지 ‘직업인’들이 소위 ‘입으로만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져 준다는 것에 대해 불평하기 시작했다. 그 아흔아홉 가지 직업인들이 보기에 그들의 봉사는 전혀 반가운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거북한 느낌을 자아내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젊은이들 중에는 삶의 의미가 어떠니, 올바르게 사는 것이 어떠니 하며 ‘쓸모없는’ 입씨름을 하느라고 시간을 낭비하고, 어른들의 직업 세계와 질서에 반항을 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상황은 악화되어 ‘입으로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자신들처럼 ‘유용한’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비를 더 이상 대줄 수 없다는 소리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중에는 협박에 기가 질려서 ‘직업인’으로 전향하는 사람들도 많이 나왔다. 결국, 아흔아홉 가지 직업인들 중에서 백 번째 하제를 따르는 무리의 봉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만이 그들을 먹여 살리도록 했다. 훨씬 지난 뒤 들리는 이야기로는 백 번째 하제는 자신을 따르는 무리의 생계를 걱정하며 몰래 소맷자락으로 눈시울을 닦았다고 한다.


예습 ․ 복습 ․ 필기를 활용한 질문 중심의 학습 과정

과정

활 동

 

예습

① 배울 부분을 미리 읽어 보기

② 읽으면서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생각해 보기

③ 대략적인 질문 만들기(모르는 부분 다시 생각해 보기)

- 스스로 질문을 생각해 보면 자신이 정말 모르는지, 모른다면 무엇을 모르는지가 분명해진다.

 

<예시> 다음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실제 제기한 질문들이다.

Q1. 빗살무늬토기의 모양이 요즘 그릇과 다른 이유가 뭘까?

Q2. 유물의 시대 구분은 어떻게 할까?

Q3. 분수의 나눗셈에서 ÷가 ×로 바뀌면 왜 뒤에 있는 수는 역수가 될까?

Q4. 이진수의 세로셈의 원리가 이해가 안 된다? (중학생용)

 

④ 모르지만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질문은 스스로 답해 보기(이때 여러 매체를 참고할 수 있음)

- 질문의 질을 높이고 깊은 사고 연습하기

⑤ 모르는 부분을 질문으로 만들어 예습 공책에 적기

(Q.______________질문 적기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예습하면서 가정에서 준비

(A.______________선생님께 질문한 내용 답변 적기___________.)-수업 중에 적기

Q1. 빗살무늬토기는 밑면이 뾰족해 세우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빗살무늬토기의 밑면을 왜 뾰족하게 만들었을까?

- 이 질문은 교과서에 사진으로 제시된 토기의 모습을 잘 관찰해야만 만들 수 있는 질문이다.

Q2. 문자가 없던 선사 시대의 돌괭이, 돌보습을 신석기 시대의 유물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것들이 신석기 시대의 유물인지 알 수 있는가?

- 이 질문은 유물과 유적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

Q3. 1/4÷3을 계산할 때 뒤에 있는 수는 역수인 1/3로 계산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 이 질문은 분수의 원리, 분수의 나눗셈에서의 등분제와 포함제의 개념과 관련 있다.

Q4. 이진수를 구하는 문제를 풀 때 세로셈으로 2씩 나누어 가며 남는 수를 역으로 적어 놓으면 이진수가 되는데 왜 그런가?

 

수업

⑥ 선생님의 대답을 예상하며 수업 기대하기

- 질문할 내용과 동시에 수업의 전체적인 내용을 떠올린다.

⑦ 예습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은 대답하며, 모르는 부분은 질문하며 수업에 참여하기

- 대답과 질문을 통해 수업 전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음

⑧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변과 중요한 내용 필기하며 듣기

- 질문에 대한 답변은 ‘A(   )’란에 필기하기

 

복습

⑨ 중요 부분 요약 정리하기

⑩ 필기한 내용을 다시 보며 수업 시간에 이해되지 않은 부분 다시 생각해 보기

- 이때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남으면 다음 수업 시간에 다시 묻기



좁은 길 가는 기독 교사

 우리가 세상 사람들을 향해 그들의 무지와 죄를 드러내는 것은 우리의 생계를 위협하는 두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위해 친히 인간의 몸으로 내려오셔서 ‘비참한 피난민 생활 (마 2:14)’, ‘힘겨운 빈민 생활 (마 2:23)’, ‘육체적인 연약과 질병 (사 53:3)’, ‘가장 가까운 사람의 배신(눅 22:48)’, ‘고통스러운 고문과 사형(시 22:14~16)’을 당하신 분이 하늘에서 우리를 위해 눈물로 중보를 하신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