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나고 싶었습니다

개그우먼 김지선 - 외로운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주세요

월간 《좋은교사》 2024년 1월호 〈만나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외로운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주세요

 

개그우먼 김지선

1990년 KBS 코미디 텔런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공채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며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 현재 CTS 기독교TV 『내가 매일 기쁘게』 프로그램 진행자. 3남 1녀의 자녀를 키우며 자녀 교육과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2010년부터 러빙핸즈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반갑습니다. 개그우먼이자 방송인 김지선입니다. 이제 개그는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CTS 기독교TV ‘내가 매일 기쁘게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 방송을 계획하고 있는데, 중년들의 삶을 공감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방송을 준비하고 있어요.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아이가 넷인데, 이제 아이들이 많이 커서 이제 첫째와 둘째가 대학생이 되었고, 셋째가 고등학생, 막내가 중학생입니다. (웃음)

 

신앙을 어떻게 갖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 친구 따라서 크리스마스 때나 교회를 한두 번씩 갔는데, 이제 저희 집안에서 제가 믿음의 1세대가 되었어요. 사실 저는 중2 때 제 발로 교회에 찾아갔어요. 집안 자체가 남아 선호 사상이 강한 집안이다 보니 너무 외로워서 아무 연고도 없는 교회에 찾아갔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믿지 않으니시까 계속 가지는 못했어요.


교회에 제대로 가게 된 것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동기 덕분이었어요
. 모두 아실 만한 텔런트였던 그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는데, 그 친구가 저를 인도하고는 신앙을 놓쳐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전도를 한 사람이 신앙을 잃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고요. 제가 그 친구 덕분에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친구도 어서 신앙을 회복하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연예인분들 사이에도 성경공부나 예배를 함께 드리는 모임이 있나요?

모임이 많이 있죠. 월요일에 성경 공부가 있는데, 2년 넘게 하다 보니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구약이 끝나가고 있어요. 이성미 언니가 연예인들을 가수 팀, 개그맨 팀, 쇼호스트 팀, 탈렌트 팀 이렇게 팀을 나눠놨어요. 월요일 낮 2시가 개그맨 팀 성경공부인데 반장이었던 조혜련 씨가 너무 바빠서 저한테 반장을 넘기고 가셨어요. (웃음)

 

바쁜 연예인분들이 시간을 내어서 모이시는 것이 쉽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죠. 저희가 이제 항상 바쁘고 시간을 맞추기 어렵지요. 하지만 하나님을 섬긴다면 말씀을 들어야지요. 성경이 인간 사용 설명서잖아요. 모든 것이 망가지고 고장 나는데, 우리 인간이 설명서를 보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설명서를 잘 읽어보아야 설명서 대로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겠지요.

 

한 달에 한 번씩 목사님과 함께 배우는 시간도 있고, 줌으로 하는 성경읽기 모임이 또 있어요. 교회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선교 모임이 또 있는데, 남편이 저보고 무슨 신학생이냐, 이러다 신학하는 거 아니냐고 그래요. (웃음)

 

지난 9, 이스라엘에 전쟁이 터지기 전에 성경읽기 방에 있는 연예인들과 이스라엘을 다녀왔어요. 그 바쁜 와중에도 신청한 연예인 중에 몇 명만 빠지고 37명이 다녀왔어요.

저희가 가기 한두 달 전부터 정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귀한 여행이 되도록 기도했어요. 기도대로 성격 센 연예인들이 아무 분란도 없이 안전하고 은혜롭게 잘 다녀왔어요. 안타깝게도 저희가 다녀온 지 얼마 안 되어 이스라엘에 전쟁이 터졌고요.

 

연예인들이 그 바쁜 와중에 모이시는 게 그만큼 영적으로 절박하셔서 그런 것일까요?

저희가 연예인 연합예배를 드린 지 10년이 넘었어요. 이성미 언니가 캐나다에 계실 때 연예계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어요. 그때 언니가 빨리 돌아가서 죽어가는 연예인들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을 강하게 받았어요. 그래서 언니가 한국에 돌아와 1년을 준비해서 연예인 연합예배를 온누리교회에서 드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그 첫 예배에 가서 은혜받은 경우잖아요. 첫 예배 드릴 당시 넷째를 낳고 우울증이 되게 심했거든요. 진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었는데, 예배에서 치유를 받게 되었어요.

 

연예계라는 곳이 악해질 수 있는 길로 한없이 빠질 수도 있고, 인기에 따라 사람이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거든요. 신앙이 있어도 나는 왜 안 될까, 왜 하나님께서 나에게 기회를 주시지 않을까 하면서 속상한 사람들이 많아요. 신기루 같은 인기를 믿으면 큰일 나요. 그래서 지금도 쟁쟁한 목사님들을 모시고 예배를 계속 드리고 있어요.

 

원래 유명하셨지만 다산의 아이콘으로 더 유명해지셨어요. 자녀가 넷이라서 좋은 점, 넷이라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저의 계획은 아니었어요. 저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넷을 낳게 되었네요. (웃음) 연예계 생활하면서 아이 넷을 키운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이제 첫째 둘째가 대학생이 되니까 집에 있는 시간이 없고, 고등학생도 학교에서 야자까지 집이 휑해요. 그러니까 이제 넷도 많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다산의 아이콘이라는 것도 하나님께서 저의 삶을 이렇게 영유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은혜였죠.

 

아이들이 넷이어서 좋은 점은 아무래도 집안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말썽을 부릴 때도 있지만, 골라 먹는 아이스크림처럼 돌아가며 기쁨을 줍니다.

 

자녀를 키우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아이들이 아플 때 제일 힘들었고요. 한 명이 아프면 차례로 돌아가며 아프게 되잖아요. 지난 코로나 때도 퐁당퐁당 다 걸렸어요. 저만 안 걸리고 버티다 마지막에 걸렸어요. 방송에서 마스크를 다 벗는데, 감사하게도 저는 걸리지 않고 가족들을 다 돌본 뒤에 걸렸던 거예요.

 

요즘 자녀를 낳지 않는 분위기가 있어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교육적인 이유도 크다고 보는데, 자녀를 키우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좀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사실 엄마들이 내 아이는 최고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데 최고라는 기준을 바라보고 쏟아붓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거든요.

 

엄마들이 제일 위험하게 봐야 할 사람이 옆집 엄마예요. 그래서 저는 옆집 엄마를 만나지 말고, SNS도 하지 말라 얘기를 많이 하해요. 엄마들이 만나서 좋은 얘기도 할 수 있고, SNS가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다들 자랑질부터 하니까요. (웃음)

 

왠지 내가 우리 애들한테 이런 거 안 해주면 나는 못된 엄마가 되는 것 같고 우리 남편이 이런 거 못 해주는 능력 없는 남편인 것 같고 이렇게 자꾸 자괴감이 들게 하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그렇게 막 누리고 사는 사람들은 극소수일 거예요.

 

잘 나가는 인플루언서들은 협찬받아서 다니는 거라 그게 다 장삿속이거든요. 순진하고 착한 엄마들이 SNS나 옆집 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고 자기혐오나 자기비하에 빠져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생명을 잉태해서 키운다는 게 정말 하나님의 과업을 하는 일인데, 그 일들 속에서 내가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하나님께서 별로 기뻐하시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일하는 엄마라 잘해주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엄마가 간섭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자립하며 성장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제가 바쁘다 보니 애가 시험을 보는지, 학교에서 무슨 행사를 하는지 모를 정도인데, 그냥 자기들이 알아서 하거나 학교에서 도와주셔서 어떻게 꾸려나가졌어요.

 

학창 시절에 만난 선생님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실까요?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만난 도덕 선생님이 기억나요. 당시 그 선생님께서 약간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하셨어요한 달에 한 번 정도 조별로 수업 내용을 공부해서 발표하는 거였어요. 학생들이 선생님이 되는 거죠.

이해를 돕기 위한 연극을 만들게 하셨는데, 그때 제가 항상 주축이 되어서 대본을 쓰고 연기도 했어요. 친구들 앞에서 연기하는 게 어색하거나 두렵지 않고 즐거웠어요.

 

당시만 해도 큰 종이에 매직으로 글을 써서 친구들 앞에서 설명도 하고 그랬는데, 2가 잘하면 얼마나 잘했겠어요? 그래도 선생님은 우리가 하고 있으면 중간에 뭐라 하지 않으시고 쭉 봐주셨어요. 그 선생님 덕분에 저의 개그맨으로서의 소질이 좀 더 개발되지 않았나 싶어요.

 

러빙핸즈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계신데, 러빙핸즈 소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2010년부터 러빙핸즈와 인연을 맺고 있어요. 저도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이렇게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 너무 귀해 보이더라고요.

러빙핸즈를 보고 제일 좋았던 것은 한 명의 아이가 청소년이 되고 자립할 때까지 물질적으로뿐만 아니라 멘토를 붙여서 정서적으로도 지원한다는 점이었어요.

 

가장 힘든 아이들은 외로운 아이들이에요. 범죄자들을 보면 자기 얘기를 들어준 사람이 제대로 없었다고 해요. 자기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큰 힘이 될 텐데 그렇지 못했던 거죠. 그런 역할을 러빙핸즈가 하고 있어요. 좋은 멘토가 삶의 동반자가 되어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거죠.

 

가족은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잔소리가 되는데, 제삼자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은 체험도 같이하면서 내 얘기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면 효과가 있거든요. 이렇게 청소년들을 만나고 돕는 러빙핸즈의 사역이 너무 좋아서 계속 함께하고 있어요.

 

러빙핸즈에서 운영하는 초록리본도서관의 관장님이라고 들었어요. 요즘도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시고 계신가요?

공동관장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놀 데가 있어야 하는데, 노래방, PC방 이런 곳 말고는 갈 데가 없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놀면서 까페처럼 차도 마시고 먹을거리도 있는 그런 곳을 생각했어요. 심심하면 책도 꺼내 읽어보면 좋겠다 싶어서 책도 갖추게 되었고요.

지금은 북콘서트나 바자회도 하고, 성악가, 배우, 성우, 아나운서, 마술사 같은 전문가들을 모셔서 공연이나 강연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어요.

 

저도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한 달에 한 번 책 읽는 아줌마가 되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어요. 그림책이 글밥은 적어도 아이들만 꼭 읽는 게 아니더라고요. 저도 재미있게 읽다가 가끔은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해요. 읽고 난 다음에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들이 얼마나 기발한 생각을 하는지 많이 놀라고 배우고 있어요.

 

힘들 때 떠올리는 말씀이 있을까요?

요한복음 155절 말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이 말씀을 항상 저의 쉐마의 말씀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요.

 

하나님을 떠나서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가끔은 모든 게 내 능력으로 된 것 같을 때가 있거든요. 그때가 제일 위험한 때에요. 화무십일홍이라고 인기 절정인 연예인도 하루아침에 그 인기가 사그라들거든요. 나의 모든 공급은 하나님한테서 오는 것임을 절대 잊으면 안 되고, 항상 하나님한테 꼭 붙어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지선 씨의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고 응원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이스라엘에 가서 갈릴리 호수를 바라보면서 아침에 새벽 예배를 드리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여기서 예수님과 제자들이 만나고, 베드로를 회복시키셨다고 생각하니 말씀을 보는 깊이도 달라지고, 가기 전에 공부했던 덕분인지 보이는 게 다르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모여서 공부하고 2025년도에는 영국과 터키에도 가보려고 하고 있어요.

 

곧 시작할 유튜브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용하실지 모르지만 기도하면서 준비하려고 해요. 그리고 제가 그동안 간증 요청이 와도 조심스러워서 잘 안 다녔거든요. 이제는 더 기도하면서 저의 입술을 통해 하나님을 더 자랑하고 드러내려고 해요. 하나님께서 저를 방송인으로 세워주셨다고 생각하니 저의 입술을 통해 하실 일이 더 있을 거라고 믿어요.

 

학교 현장에서 애쓰고 계시는 선생님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아이들 키울 때 선생님들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아이를 딱 유치원으로 데려가는 순간 갑자기 집안에 평화가 찾아오고 쉼이 찾아오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부터 선생님들에게는 전쟁이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런 전쟁터에서 아이들을 맡아주신 선생님들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사명감 없이, 또 소명 없이 하기에는 너무 힘든 일이에요. 애 하나도 집에서 감당하기 힘든데, 선생님들은 그런 아이들을 몇십 명씩 데리고 가르치고 돌보고 계시잖아요.

 

그럼에도 현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계신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기도를 많이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정말 하늘이 내리신 직업이기 때문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들 덕분에 저희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외로운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주시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계속 선생님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인터뷰 현승호, 김영석/ 사진 이정우)

 

월간 <좋은교사> 구독신청 
http://pf.kakao.com/_nxiQSxd/99537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