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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다는 사람은 많지만...

5월 한 달 동안, 메일함에 화사한 꽃다발 그림과 함께 “선생님 은혜 감사합니다” 하는 메일이 가득해요. 그런데, 그걸 보낸 이들은 제가 한 번도 가르쳐 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요.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관공서, 교사 커뮤니티 사이트….

전화로 “사랑한다” 고백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가장 또렷하게 들리고 상쾌한 느낌을 준다는 ‘솔’ 음계에 맞추어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주문으로 남의 지갑을 열어 보려는 텔레마케터들이지요. 짖궂은 남자들은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저도요 !”라고 맞받아치고 차 한 잔 하자고 수작을 걸어 당황시키기도 한다네요. 정신없이 바쁜 중에 전화를 받아 그런 고백을 듣게 되면 어색하고 짜증이 나지요. 그런데, 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의 “사랑한다”는 말이 듣기 좋을 때도 있어요. 지난 2002년 기독교사대회 때, 천여 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들은, 화종부 목사님의 “사랑하는 여러분~”은 오랫동안 따뜻한 여운을 주었지요. 8년 만에 다시 기독교사대회장에서 뵙게 될 화종부 목사님을 세 선생님들이 찾아가 뵈었어요. 조국 교회와 조국의 교사들을 향한 목사님의 사랑을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 미리 느껴 보세요.

이번 2010년 6월호 특집은 ‘배움이 중심이 되는 교실’에 관한 것이에요. 짜고 치는 듯한 공개 수업과 틀에 박힌 수업 평가회가 아니라, 정말 아이들에게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서로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함께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지요. 교사의 교수 방법과 태도보다는 아이들의 배움의 모습과 과정을 중심에 놓고 살피는 이 활동은 얼핏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말과 비슷해 보이지만, 아이들의 필요와 욕구에 맞추어 경제성과 효율을 추구하는 ‘수요자 중심 교육’이 ‘사랑하는 제자와 동료와 함께 자라 가기를 소원하는 사랑 가득한 배움의 공동체’와 어떻게 같다 말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