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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일기

나의 가룟유다들 #2

 

수나미의 쓰나미 제자 양육

나의 가룟 유다들 #2


전수남

인천 예일고, 부천 열린 교회, 인천 연합 기독교 동아리(코람데오),

‘'겨자씨와 나무'에서 제자 양육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고 있는 하나님의 soonami. (쓰나미)



자살 소동


세 번째 실수는 두 번째 실수에서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기에 한참 동안 큰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잘 참고 인내했었는데 세 번째 실수는 한 아이의 자살 사건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YDCF 캠프를 두 아이와 갔다 왔습니다. 두 아이에 대해서 설명 하자면 K는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아이였고 J는 목사님 가정의 아이였습니다. 둘 다 고등학교 3학년 아이인데 담임 선생님의 특별 배려(?)로 야자까지 빼고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J가 캠프에 갔다 와서 계속 결석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살기 싫어 자살하러 산에 갔는데 막상 뛰어내릴 곳이 없어 집에 가는 중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그 아이부터 만나러 갈까 하다가 다시 죽으러 갈 것 같지는 않아서 내일 학교에 오면 얘기하자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맘이 영 불안해져서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J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J의 담임 선생님께서는 그 아이에게 캠프도 갈 수 있게 해 주고 성경 공부도 하도록 시간을 줬는데 오히려 더 나빠졌다며 책임지라며 저를 압박하셨습니다.

설상가상이었습니다. 캠프에 같이 갔던 K에게 연락을 해서 J에게 전화를 시도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K는 자살하겠다는 아이를 찾아가 보지도 않고 어떻게 전화를 그냥 끊어 버리느냐며 오히려 저를 원망하며 이 녀석조차도  K를 찾겠다고 집을 나가 버린 겁니다.

그때 저는 연합 예배 초기 작업 준비로 거의 쉬지도 못 한 상태로 연합 캠프를 참석해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해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갔다 온 캠프였었는데, 두 녀석 다 사람 맘을 정말 이렇게도 몰라주나 싶어 어이없고 속상했습니다.



정말 통곡하고 싶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죽겠다는 아이 J와는 전화 통화가 안 됐는데 다행히 그 아이를 찾으러 간 K하고는 통화가 됐습니다. 죽겠다는 녀석은 전화기 꺼 놓고 집에 있었고, 찾으러 간 녀석은 집에 멀쩡히 있는 자기 친구를 보면서 통곡을 했다고 그러는데 제 맘도 정말 통곡하고 싶었습니다.


★ 가룟 유다가 준 교훈

아이들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자주 연출할 수도 있다.


 캠프에서 돌아오는 날, K랑 J와 저녁을 같이 먹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제가 버스에 타서 ‘안녕’ 하고 손을 흔들었을 때 버스 밖에서 손을 흔들어 주던 J가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J와 이야기하라는 하나님의 신호였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신호는 그때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캠프에서 기도회 하던 날 목사님이 아이들 손을 잡고 기도해 주라고 하셔서 J의 손을 잡고 기도하던 그 순간에도 저는 J의 맘속에 뭐라 말할 수 없는 무거움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 J와 깊은 이야기를 했더라면….

실은 J는 엄청 착한 녀석입니다. 제가 뭔가 힘들어서 얘기하면 싫은 기색 없이 다 들어주는 따뜻한 녀석입니다. 너무나 편해서 제가 구박해도 그냥 묵묵히 다 들어 주는 그런 녀석입니다.

K는 의리 있는 아이입니다. 저는 K로부터 J가 집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 일도 다 끝내고 해금 개인 레슨까지 다 받고 천천히 K에게 갔었습니다. 하지만 의리파 K는 앞뒤 안 보고 친구에게로 뛰어갔습니다.

J와 K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고 J의 집에 갔습니다. 그날 비가 무척 많이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J와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오래 얘기하고서도 제가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타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얘기하고 또 얘기했습니다. 

J는 그 뒤에도 제가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아이 J가 청소년 사역을 잘 감당할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문득 두 아이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J와 헤어지고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데, 연합 예배 준비 때문에 2학년 회장 D와 연합 예배 준비에 적극적인 B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B는 우리가 연합예배 배우러 같이 간 실로암 모임에도 계속해서 관여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여러 모임을 같이 하면 공부에 방해가 되니 우리가 만드는 부평 연합 한 곳에만 집중하자라고 했습니다. B는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때 또 감정이 팍 상해 버렸습니다. 전화를 끊고서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래 너 잘났다. 네가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잠들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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