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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일기

나의 가룟 유다들


나의 가룟 유다들

  전수남

 강보형 목사님께 교사 제자 양육을 받으면서 한 가지 정말 제게 도움이 됐던 말은 가룟 유다들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부평고에서 그냥 간단히 기도 모임하면서 아이에게 맛있는 것 사 줄 때는 그다지 큰 갈등도 가룟 유다들도 없었습니다. 찬양 예배를 만들고 학교 사역에 들어가면서 저는 가룟 유다들도 만나고, 어이없는 실수로 일 년 공든 탑도 무너뜨리고, 제 자신의 한계에 많이 부딪히기도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열두 제자를 키우시고 그 중 한 명이 가룟 유다면, 제자 양육하시고서 8.3%는 실패하신 것인데 내가 양육하는 제자들 중 몇 명이 가룟 유다가 되어 떠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성령님을 믿는 거지, 나 자신도 여러분들도 믿을 수 없다. 누군가는 가룟 유다가 되어서 떠나갈 것이다.”

웃으면서 얘기하시는 목사님 말씀에서 저는 좀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기독교 동아리 하면서, 연합 모임 하면서 떠나보낸 아이들이 많기에 내가 너무나 부족해서 이런 건가, 내가 많이 실수해서 이런 건가,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런 내가 이 일들을 계속해야 하는 건가?’

그리고서 그 가룟 유다들에 대해서 너무 가슴 아파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 예수님에게도 가룟 유다가 있었는데….’ 라고 정의하니까 한결 맘이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목사님께 여쭤보았습니다. “그런데요 목사님, 그 가룟 유다들은 나중에 다시 돌아오나요?”

본인들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면 돌아온다고 말씀하셔서 한편으론 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 가룟 유다들이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제부터는 제가 양육한 아이들이 가룟 유다가 되게 한 제 실수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실수에는 감정이라는 것이 작용하고, 제 감정과 생각 속을 파고들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하는 사탄의 속삭임이 있었습니다. 예전엔 ‘본인이 실수하고서 왜 사탄이란 존재를 들먹이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몇 년을 사역하다 보니, 또 언니가 아프고 천국에 가게 되고, 연달아 제 올케가 아프고, 여러 문제로 힘들어 보면서 사탄은 너무나 영악해서 제가 어떻게 하면 화를 내고 어떻게 하면 포기하게 되는지 너무나 잘 아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이 속아서 돌이켜 보면 어이없습니다.

첫 번째 실수는 찬양 예배만 드리다가 기독 동아리를 만들겠다는 그 시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찬양 팀 아이들에게 점심 식사 후 각 반을 돌면서 아이들에게 홍보하라고 했는데 점심시간이 시작하고서 30분이나 지나서 내려오기에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일 아닌데 그때는 그게 너무나 화가 나서 이렇게 하려면 하지 말라고 하면서 화를 냈습니다. 아이들이 죄송하다고 했지만 저는 아이들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붙잡는 아이들을 뿌리치고 집에 가 버렸습니다. 집에 가다가 생각해 보니 그래도 다시 해야겠다 싶어서 아이들에게 다시 모이라고 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한 아이가 “저는 나가겠습니다. 저는 하나님 일은 뭐든지 할 수 있지만 그 누군가의 비위 맞추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 가룟 유다가 준 교훈

아이들은 내가 오라고 한 시간에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두 번째 실수는 감사 편지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신우회 선생님들께서 회비를 내주셨기에 많은 행사를 할 수 있었고, 모임 때마다 간식들을 우리가 풍족히 먹을 수 있었기에 찬양 팀 아이들에게 감사 편지를 롤링 페이퍼로 쓰라고 했습니다. 언제까지 쓰라고 신신당부했는데 그게 제 맘에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찬양 예배 준비하는 것이 너무나 성의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 날은 뭐라 말할 수 없이 감정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불러 놓고 그 아이들이 쓴 편지를 다 찢어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충격을 받고서 다 나가 버렸습니다.

★ 가룟 유다가 준 교훈

아이들은 절대 내가 원하는 만큼 하지 않는다.

  세 번째 실수는 두 번째 실수에서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기에 한참 동안 큰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잘 참고 인내했었는데, 세 번째 실수는 한 아이의 자살 사건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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