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편집장 책갈피

이모는 좋은 교육감보다는 좋은 담임을 원해

2010년 올해는 전국의 주민들이 직접 자기 지역 교육감을 뽑는 의미 깊은 해지요. 교육감이 가진 막강한 결정 권한을 생각할 때, 학교 입장에서는 교육감이 대통령보다 더 영향력 있는 존재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인지 2008년, 2009년 교육감 직선이 그렇게나 과열되었고, 올해도 그렇겠지요. 어떤 교육감 후보가 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어떤 형편에 놓인 아이든 학교 다니는 일만큼은 걱정하지 않게 해 주는 교육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일에 마음을 쏟을 수 있게 해 주는 교육감이 당선되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어떤 교육감이 당선되든 교육계 인사 중에 한 아이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담임이겠지요. 그래서 2010년 첫 조카를 초등학교에 들여보내는 이모 조은하의 기도는 '좋은 교육감'보다는 '좋은 담임'에 맞추어져요.

하지만, 저 같은 이모 때문에, 눈앞만 생각하는 엄마아빠 때문에 우리 교육의 오랜 병폐가 치유되기 어려운지도 모르겠어요. 생각해 보면, 좋은 담임이 지치지 않고 신나게 가르치려면, 공문의 방해 없이 수업 준비할 시간도 많이 확보되어야겠고, 건전한 제도를 통해서 세워진, 어질고 지혜로우신 교장 선생님의 도움도 있어야겠지요. 또 좋은 정책이 뒷받침되어 아이들도 힘겨워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어야겠고요. 2010년, 이모 조은하의 조카 사랑과 때 묻은 기도도 회심해야 할 것 같아요.

이번 2010년 2월호 특집은 '교사의 잡무를 덜어 줄 교육행정 전담 팀'에 대한 것이에요. 잡무가 하도 많아서 '짬짬이 수업도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잘 통하는 대한민국 학교에서 잡무를 줄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체념하지 않고 대안을 찾아갔으면 해요.

지난 한 해 본부 상근자로 섬기셨던 서혜미, 김진우 선생님이 복직하시고, 홍인기, 한성준, 김중훈 선생님이 휴직하실 예정이에요. 정병오, 김성천 선생님과 저는 계속 휴직하고요. 수업하지 않는 교사들인 저희들은 좋은교사운동의 '교육행정 전담 팀' 같은 존재들이지요. 열심히 일할게요. 선생님들이 열심히 아이들 가르치고 돌보실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