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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교사 고민해결 프로젝트

좋은교사 4월호) 4인4색- 모든 학부모와 상담을 하는 방법

4인4색 교사 고민해결 프로젝트 73


일흔세 번째 고민

“학부모 상담 신청을 받아 보면 학교생활을 잘하는 학생의 학부모님이 꼭 상담을 신청하시고, 정작 학부모 상담을 좀 했으면 하는 학생의 부모님은 신청을 안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따로 먼저 연락드리기는 부담스럽고, 학부모 상담 기간에 자연스럽게 하면 좋을 텐데,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나요? 모든 학부모가 학부모 상담을 신청하게 하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고구마(중등)

(현재 일반계고에서 수학을 가르치면서 고등 수학의 발견 대안교과서 집필 팀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지역모임 대표로서 동료교사의 성장과 회복을 위해 열심히 섬기고 있다.)

모든 학부모가 상담을 신청하게 하려면 관심 없던 학부모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겠죠. 그러려면 학부모 상담이 학급프로그램으로 모든 가정이 참여해야 하는 것임을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매년 하던 대로 하면서 모두가 참여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죠. 학기 초 학부모 편지에 해당 내용을 담아 꼭 학부모 상담을 신청하도록 요청하고 만약 회신 하지 않은 분들은 따로 연락을 드리겠다고 안내하면 좋을 듯합니다. 학급 연중 계획의 한 행사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내 아이만 하지 않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모두 참여하게 됩니다.

상담을 위해 학교를 직접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마스크를 벗는 분위기에서 더욱 방문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상황상 방문하지 못하는 부모가 많기 때문에 온라인 상담 및 전화 상담도 사용하면 더 많은 부모가 참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상담의 목적을 입시 관련 안내 및 문제행동 파악에 두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특별한 문제가 없거나 상담을 부담스러워하는 부모가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학부모 상담은 학급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상담이라는 점을 미리 공지하며 강조하면 됩니다.

 

 

New 비타민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이다. 걷기와 여행, 독서, 학급문집 만들기를 즐기며 시험 없는 교실에서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지역 모임에서도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학부모님과의 소통과 신뢰는 1년간 만날 아이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나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모든 학부모님과 만남이나 통화를 통한 상담이 가장 좋겠지만 시간적 부담이 많고, 원하지 않는 학부모님이 계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모님들과 편지와 문자로 소통합니다. 첫날 학부모님께 1년간의 학급 운영에 대한 저의 소신을 담은 편지와 함께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설문지(학부모가 들려주는 우리 아이 이야기)를 동봉하여 보냅니다.

3월 첫날에 진행되기에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성실하게 응답해주십니다. 이때 꼭 회신해주실 것을 문자로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설문 회신내용을 토대로 긴급하게 상담해야 할 경우에는 문자로 미리 연락을 드리고 전화로 상담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1년간 45회 정도(주로 시험성적표를 전달할 때) 학급 소식 편지를 함께 동봉하여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알려드리며 필요한 경우 답장을 주시거나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습니다.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사이다(중등)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고 있는 18년 차 교사이다. 고통을 유발하는 답답한 교육 현실을 상쾌하게 해결하도록 돕는 교육 정책에 관심이 있어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회에서 자리 지키며 공부하고 있다.)

공교육 기관이 사교육 기관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학원에서 일하는 친구를 보면 지필평가 끝날 때마다 꼬박꼬박 먼저 상담 전화를 돌리는 모습을 봅니다. 신청한 학부모님과 상담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마도 학교 담임교사에게 전화가 왔을 때 무슨 심각한 일이 있을까 봐 학부모가 놀라리라는 부담감 때문이라고 예측해봅니다. 그러나 담임이 1년 학급운영 농사를 잘 지으려면 3월 중에 다른 업무보다도 학생 파악, 학부모와의 소통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야말로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관계 구축을 잘하지 못한다는 고민을 가진 교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이유로 더더욱 3월이 되면 신청 여부와 별개로 담임으로서 짧게라도 거의 모든 학부모님과 다음과 같이 전화 상담을 진행했어요.

1. 학생에 대한 기본 정보 파악(예년 학생부 기록 참고, 여력 있으면 학생과 잠깐이라도 먼저 상담) 2. 학부모총회 참석 불가하며 상담 신청을 하지 않은 학부모님께 학년 초 상담을 희망하므로 언제쯤 전화 드리겠다고 문자 남기기(심각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학년 초 상담임을 말씀드리고 안심시키기) 3. 문자로 시간 약속을 정하고 전화 드리기 4. 담임으로서 학생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이나 조심해야 할 점이 있는지 듣기.

 

 

New 단호박

(세상이 기피하는 중학생을 내 새끼로 품은, 중학생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8년 차 중학교 교사. 안개 속을 걷는 중학생에게 발아래 등불을 발견하게 해주는 것이 소소하지만 거대한 목표이다.)

 

늘 가정통신문이 나가면 가정통신문이 아니라 가방통신문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부모님이 상담 기간인 줄도 모르고 지나가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때문에 상담 기간 자체가 전달되기 위해 저는 학교 메신저 기능을 통해 가정통신문 나간 날부터 신청 마감 날까지 줄기차고 집요하게 문자로 안내드립니다. 그럼에도 상담 신청을 안 하신 경우에는 일일이 따로 연락을 드립니다. 이때 아이에게 넌지시 보호자가 편하게 통화 가능한 시간을 먼저 물어 통화 성공률을 높입니다. 그런 후, ‘다들 상담 신청을 하셨는데, 안 하신 게 이상해서 혹시나 하고 연락드렸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상담 신청을 권유하는 연락을 드립니다. 보통 남들 다 신청하는데 본인만 안 한 거 같으면 바로 신청하십니다.

보호자와의 대화는 늘 부담이지만 그래도 상담 기간을 활용하여 연락을 드리면 평상시에 연락을 드리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그러니 걱정은 내려놓으시고 약간의 집요함을 더하여 모든 보호자가 신청하시도록 하시면 좋은 대화를 나누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