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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교사 고민해결 프로젝트

ChatGPT로 한 수행평가, 어떻게 할까요?

44색 교사 고민해결 프로젝트 75

일흔다섯 번째 고민

요즘 들어 ChatGPT로 수행평가에 답하는 아이들이 늘었습니다. 평가 내용을 어느 정도 예고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집에서 ChatGPT로 미리 답안을 찾고, 학교에 와서 옮겨 쓰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교사가 그걸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주제로 상상해서 이야기를 쓰는 수행평가가 있을 때, ChatGPT에 질문하면 이야기 배경 및 캐릭터, 대사까지 다 만들어 줍니다. 그걸 보고 수행평가에 답한 학생이 스스로 생각해서 답한 학생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문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구마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수행평가 중에 ChatGPT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수행 작업을 학교에서만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어떤 스마트기기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전에 미리 연습 삼아 ChatGPT를 활용하여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더라도 집에서 복사하고 붙여넣기 하는 식의 수행을 실시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발문에 개별화 조건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릴 적 자신에게 일어났던 사건이 들어가도록 이야기를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수행 평가 시에는 그 사건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났는지 따로 표시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또는 현재 학급에서 친구들의 캐릭터를 이용하여 스토리를 구성하도록 하는 등 학생의 구체적인 삶이 들어가도록 발문을 구성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현재 일반계고에서 수학을 가르치면서 고등 수학의 발견 대안교과서 집필팀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OO지역모임 대표로서 동료교사의 성장과 회복을 위해 열심히 섬기고 있다.)

 

 

New 비타민

ChatGPT 열풍입니다. 저도 요즘 궁금한 것이 생기거나 써야 할 글이 있으면 ChatGPT에 물어보곤 합니다. 그래서 이 질문도 ChatGPT는 어떻게 대답할까 궁금한 마음에 물어봤더니, 꽤 적절한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순간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슬쩍 올라오더라구요.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이 글은 내 글이 아니었습니다. 꽤 그럴듯한 대답이었지만 제 생각을 담은 글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편리하고 유혹적인 도구를 무조건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ChatGPT첨단기술표절시스템’, ‘웹의 흐릿한 이미지 파일’, ‘그럴듯한 허언증 환자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법과 윤리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ChatGPT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장단점,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다양한 토론주제가 나올 것입니다. 진짜와 가짜란 무엇인지, 과연 인터넷 검색 없이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 틀린 정보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토론해보고 공부할 기회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수행평가를 집에서 해오는 과제형이 아닌, 학교에서 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볼 것입니다. 학생들은 다른 곳에서 충분히 온라인을 경험하니까요.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이다. 걷기와 여행, 독서, 학급문집 만들기를 즐기며 시험 없는 교실에서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지역모임에서도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사이다

얼마 전 ChatGPT 실습 연수를 받으면서 위와 유사한 궁금증이 생겨 ChatGPT에게 직접 물어보았어요. ChatGPT도 표절 행위는 옳지 못하며, ChatGPT가 준 답변은 참고만 하도록 제안하고 있었습니다. 인공지능 관련 서적에서는 그들에게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인간보다 지치지 않고 오류를 적게 일으키며 많은 양의 자료 검색 및 정리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이 그러한 작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판을 짜준 후, 그들이 정리해준 자료를 활용해 적재적소에 맞게 분석, 해석, 판단, 기획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학생이 ChatGPT가 작성해준 이야기를 그대로 제출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결과물을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겠지만, ChatGPT의 답변을 참고하더라도 그를 바탕으로 더 좋은 이야기를 쓰는 역량은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확보할 필요가 있음을 납득시키는 교육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ChatGPT 활용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좋은 질문을 만드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활용하면 효용성이 있겠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고 있는 17년차 교사이다. 고통을 유발하는 답답한 교육 현실을 상쾌하게 해결하도록 돕는 교육 정책에 관심이 있어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회에서 자리 지키며 공부하고 있다.)

 

New 단호박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ChatGPT를 사용하여 긁어 온 수행평가를 걸러내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ChatGPT 활용 관련 교육이 학생은 물론 교사에게도 부족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때문에 저는 논술형 수행평가를 기획할 때 애초에 ChatGPT의 영향력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만한 수행평가를 기획하려 합니다.

하나, 수행평가의 시기 및 대략의 주제와 평가 기준은 공지하되, 구체적인 주제는 공지하지 않습니다. 이건 ChatGPT의 등장 전부터 해온 방법인데요, 구체적인 주제를 공지하면 학원이나 지식인을 활용해서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큰 주제나 단원만 공지합니다. , 수행평가 준비를 수업 시간에 함께 합니다. 논술형 수행평가에 도움을 줄만 한 주제로 수업 시간에 짦은 글쓰기 연습을 하며 준비시킵니다. , 논술 문항은 사전에 연습한 짧은 글쓰기를 이어 붙이기만 하면 충분히 작성 가능한 문항으로 출제합니다. , 논술 문항은 당일에만 공개하고 수행평가가 끝나면 문항지와 답지를 모두 걷습니다. 이후 채점할 때는 수업 시간 중 작성했던 짧은 글들과 비교하며 본인의 실력으로 작성한 것인지 외부의 도움을 받은 것인지 판단합니다.

논술형 문항을 직접 공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ChatGPT를 이용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논술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을 수업 중에 함께 하면서 과정 중심 평가라는 수행평가의 취지를 오히려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이 기피하는 중학생을 내 새끼로 품은, 중학생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8년 차 중학교 교사. 안개 속을 걷는 중학생에게 발아래 등불을 발견하게 해주는 것이 소소하지만 거대한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