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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수업 만들기

시 드는 시 수업


행복 수업 초등 이야기

시 드는 시 수업

 

 

 

 

김 민 영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 대구 모임)

대단원 수업에 대해

사실 대단원의 원래 주제는 갈등이다. 갈등의 개념을 이해하고 문학 작품(시, 동화)에 드러나는 인물 간의 갈등을 파악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어가 도구 교과라지만 문학 작품을 통해 갈등을 배우기 위해 단지 제재로 이용하고 말기에는 시에 담긴 아름다움이 아주 많기에 시를 통해 갈등을 배우기에 앞서 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주제를 갈등이 아닌 시(詩)로 바꾸었다.

교과

대단원

읽기

1.문학과 삶

대단원의 주제

시(詩)

수업 시수

6

일시

2011. 9.1~

교실 정보

(학년)

6-4

28명

기획자

김민영

대목표

시를 통해 갈등을 배우기 전에 시를 먼저 배우게(진정한 배움이 되길) 하겠다. 좋은 시를 바로 알고 시를 가까이하게 하겠다. 시를 즐기고 느끼고 시를 통해 자신의 삶도 담아내고 자기표현을 맘껏 하게 하겠다. 살아 있는 시 수업을 해 보자.

기독교 세계관으로 지식(대단원 주제) 바라보기

창조

언어를 창조하시고 아름다운 언어인 시를 창조하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시를 통해 하나님을 노래한 다윗처럼 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도구이자 기도도 되는 것 같다. 암튼 하나님은 시를 바라보시며 기뻐하실 것이다.

타락

시에 대해 말하라 하면 참 많이 말한다. 시를 정말 아는 것 같다. 하지만 시에 관련된 문제는 풀 수 있어도 시를 느끼지 못하고 시를 통해 감동을 받지 못한다. 머리만 크고 가슴은 크지 못하는 병든 교육을 하나님께서도 안타까워 할 것이다.

구속

시를 읽고 다른 사람이 겪은 일과 그 감정을 공감할 줄 알고 그로 인해 울며 함께 슬퍼할 줄 알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 우리 사는 모습을 보며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갖는 예수님과 같은 마음이 되는 것.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시(詩) 수업을 통해 예수님의 마음을 갖게 하고 싶다.

 

 

<대단원 수업 계획>

순서

단계

수업 내용

비고

1

마음과 생각열기

학습 목표 : 좋은 시가 무엇인지 안다.

1. 시에 대한 생각 나누기(마인드맵)

2. 좋은 시 찾아내기 :〈하늘〉,〈시험〉

3. 좋은 시란? (어린이시와 동시의 차이점, 형식〈 내용, 경험, 감동)

4. 시 써 보기(토끼 : 실과 관련)

 

대구시교육청 글쓰기 자료

시 학습장

2

개념 다루기

학습 목표 : 좋은 시 감상과 시 쓰기 1

1. 좋은 시 적고 감상 : 〈지방 선거〉

2. 좋은 시 읽고 느낀 점 쓰기

2. 전교 임원 선거, 학급 임원 선거 후 시 쓰기

 

시 학습장

시든다

 

3

개념 다루기

학습 목표 : 좋은 시 감상과 시 쓰기 2

1. 좋은 시 적고 감상 :〈돼지〉

2. 좋은 시 읽고 느낀 점 쓰기

3. 시 써 보기(포도 : 미술 관련)

4. 모둠별로 돌려 읽고 베스트 발표하기

5. 포도 먹기, 포도 껍질로 염색하기

 

시 학습장

시든다

(어린이시를모아 제작한 시 소책자)

4

개념 다루기

학습 목표 : 시를 읽고 인물 사이의 갈등이 무엇인지 안다.

1. 시 읽고 내용 파악하기 : 〈못난 내 손〉, 〈아기〉, 〈빚〉, 〈나무하고 박았다〉

2. 시에서 갈등 찾고 갈등의 개념/유형 알기(어린이시에서)

3. 여러 가지 다른 시에서 갈등 찾기

 

 

 

PPT

학습지

5

좀 더 깊이 공부하기

학습 목표 : 시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느끼며 시를 생활화한다.

1. 좋은 시 읽고 느낀 점 쓰기

2. 이제껏 쓴 시를 문집으로 보기

3. 내가 ‘시 든다’ 정의 내리기

4.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에 관련된 영상 보고 시 쓰기(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 :사회 관련)

 

시든다

 

영화

〈화려한 휴가〉

6

자기 삶에 적용하기

학습 목표 : ‘시든다’를 부모님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눈다.

1. 부모님과 함께 시 읽기

2. 내가 뽑은 BEST, 부모님이 뽑은 BEST

3. 부모님으로부터 시와 관련된 옛날이야기 전해 듣기

4. 부모님이 시 든다 정의 내리기

시든다

좋은 시 감상과 시 쓰기

9월 6일 화요일 2교시, 좋은 시 감상과 시 쓰기 두 번째 시간으로 3차시 수업을 진행했다. 오늘 아침 시는 〈돼지〉였다. 2교시 시작하자마자 시든다(어린이시를 모아 제작한 시 소책자) 13번에서 16번까지 읽고 〈돼지〉를 읽는다. “오늘 아침에 하고 많은 시 중에서 왜 하필 〈돼지〉라는 시를 적었을까?” 했더니 “삼겹살 먹으려고요?” 한다. “그러면 좋겠구나! 원준아, 네가 삼겹살 사 오면 우리 같이 먹자” 했다.

아이들이 조금 더 생각하고 나서 “포도를 먹을 거라서요” 하고 맞춘다. 아침에 들고 온 포도를 봐서 그런가 보다. “그래 맞다! 오늘 우리 5, 6교시 때 포도 염색하기로 했지? 선생님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선생님이 다 먹은 포도 껍질을 가져와서 너희들한테 염색하라고 주자니 안 좋을 것 같아 어제 포도 한 박스를 사서 아침에 깨끗하게 씻어서 여섯 모둠으로 나누어 담아 온 거다” 하고 설명했다. 감사함을 좀 느끼라고.

모둠별로 앉혔다. 각 모둠 나누미 나오라 했다. 6명이 나왔다. 앞에서 손을 들고 가위바위보를 했다. 약속했다. 첫째, 진다고 원망하지 않기. 둘째, 삐치지 않기. “만약 어길 시에는 포도가 없대이!” 했다. 두 명이 떨어지고 4명이 이겼다. 또다시 두 명이 떨어지고 두 명이 이겼다. 역시 약속의 효과대로 원망 불평하는 아이가 없었다. 다시 가위바위보를 해서 1등부터 6등까지 줄을 서서 접시에 담아 놓은 포도를 선택해서 가져간다.

모둠별로 받은 포도를 모둠 가운데 놓고 포도 색깔도 보고 포도를 받아 올 때 친구들의 반응도 잘 살펴보라 했다. 그리고 포도 한 알을 따서 향도 맡아 보라 했다. 먹고 싶은지 벌써 한 명은 하나를 먹었다. 그리고 나서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시로 써 보자 했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아이들이 아우성이다. 하지만 이내 쥐 죽은 듯 조용히 진지하게 시를 쓴다. 이렇게 조용히 시 쓴 건 처음이다. 하하. 역시 먹을 것 앞에선….

5분 정도 후에 서로 시를 돌려 읽고 제일 좋은 시 하나를 뽑아서 뽑힌 그 친구가 포도를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좋아하는 친구에게 포도 하나를 주었다. 포도를 받은 친구는 또 그 다음 친구에게 주고 하는 방식으로 다 하나씩 먹은 다음에는 자유롭게 포도를 먹었다. 그렇게 해서 모둠별로 가장 좋은 시가 하나씩 나왔다.

포도

 

반야월초 6학년 장소연

 

냠냠 새콤 새콤 포도

한 알을 뜯어 냄새를 맡았다.

 

새콤하며 달달한 냄새가

내 코를 윙윙 도는 느낌이다.

 

포도 향을 맡아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분

비록 우리가 꼴지로 들고 왔지만

 

냠냠 새콤 새콤 먹을 생각이 난다.

포도

 

반야월초 6학년 서원준

 

나누미가 나와서 포도를 가져갔다.

나는 큰 거를 봐놨다.

향기가 좋다. 천국이다.

내 사랑 포도 맛있는 포도

가위바위보로 먼저 고르기다

짜쯩나는 가위바위보

빨리 입으로 들어와라

이 익숙한 향기 너무 좋다.

빨리 먹고 싶다.

 

 

시가 내게로 왔다

3차시 수업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뽑힌 시는 다음 수업에서 한 번 더 들려주었다. 마침 4차시 수업은 교원 평가 동료 교사 공개 수업이었는데, 앞서 3차시에 걸쳐 수업을 했더니 평소 수업에 비해 발표도 훨씬 많은 아이들이 했다. 또 시 속에서 갈등 찾기와 갈등의 원인을 각 인물의 입장에서 찾는 문제도 아이들이 굉장히 잘했다. 수업 공개 전 떨리는 마음과 부담보다는 기대와 설렘이 더 컸다. 정말 이렇게 수업을 공개하기는 처음이었다. 그 핵심은 바로 나의 마음인 것 같다. 시에 대한 나의 마음 말이다.

그리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기도했던 것 하나는 바로 수업이 전도의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동료 교사들이 나의 수업을 보며 무언가 다름을 느끼고 그것의 원천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나의 말과 행동뿐 아니라 내 수업조차 전도의 도구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벅차는 일인가!

5차시에서는 1~3교시 동안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고 4교시에 보고 느낀 점을 시로 쓰자 했다. 몇몇은 또 부담을 느끼는 듯했지만 결과물은 굉장히 의미 깊었다. 마지막 6차시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시 읽기를 시도했다.

이렇게 시 관련 대단원 수업을 마치니 어느새 시가 아이들의 마음에 물들었는지 시 수업 전 시를 좋아하는 사람 손들라 했을 때 단 한 명도 들지 않았던 아이들이 6차시 수업 후에 ‘시 든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시가 아이들 마음에 제대로 들었나 보다.

권민혁: 시의 정겨움에 빠지는 것

김성윤: 시가 좋다는 것

김원년: 시를 공부하는 것

박준영: 아름다운 것

박찬우: 시에 감동을 느끼는 것

서원준: 시를 재밌고 즐겁게 배우는 것

서정현: 시에 빠진다는 것

이재욱: 시를 가까이 하는 것

전용하: 시든다는 것

정용민: 시가 마음에 든다는 것

최원우: 시를 느낀다는 것

최현석: 시가 얼마나 좋은 것

홍재민: 시를 읽고 느낀 점을 쓰는 것

황보승준: 시가 마음에 와 닿는다는 것

김나경: 시에 정이 든다는 것

박서현: 시에 빠진다는 것

오혜령: 시를 좋아하게 된 것

이선주: 시를 들어 가진다는 것

이세은: 시를 다스린다는 것

이하현: 시가 즐겁게 느껴지는 것

이현수: 삶이 묻어 있다는 것

이현진: 시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장소연: 시에 물이 든다는 것

정소연: 시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

정혜지: 시 속에 빠져드는 것

허한솔: 물감이 물들 듯 시에 물든다는 것

서용진: 시를 든다는 것

김성제: 시가 마음에 와 닿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