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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책갈피

애매한 것을 정해 주는 남자


매한 것을해 주

교직 생활을 하다 보면 굉장히 애매한 것들 때문에 서로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기록부 학생 종합 의견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공문 한 장을 놓고도 교무부에서 처리해야 할지, 연구부에서 할지. 사소하지만 참 애매합니다.

선생님, 대한민국 교육이 왜 아름다운지 아십니까잉? 바로 우리들만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정해 놓고 지키기 때문입니다잉.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 이거 지키지 않는다고 쇠고랑 안 찹니다잉. 경찰 출동 안 합니다잉. 하지만 지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겁니다잉.

자, 이번 특집에서 다룬 교육감 선출 방식. 이거 정말 애매합니다잉. 그래서 좋은교사가 빨리 결론을 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잉. 앞으로 새로 뽑히는 교육감에 한에서 교육감 직선제 없습니다잉. 딱 정한 거예요.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선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예외 기준 있습니다잉. 단위 학교의 자치 역량이 강화된 경우에만 해당되는 거예요. 아름다운 우리들의 약속이에요.

요즘 TV 프로그램 중에〈개그 콘서트〉 애정남 꼭지가 인기에요. 앞에 쓴 글이 이해가 안 되고, 편집장이 책갈피에 무슨 장난하나 싶으신 분은 11월호 읽기 전에 〈개그 콘서트〉부터 먼저 봐 주세요. 한국 교육의 문제 중에 애매한 것들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요. 교육감 선출 방식부터 공문 분류까지 참 많지요. 중요한 것은 애매한 것을 정하는 기준인데, 애정남이 산신령처럼 학교에 나타나 어느 날 갑자기 정해 줄 수는 없고. 결국 단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문화와 구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저도 편집장으로서 독자 분들께 한 가지 애매한 것을 정해 드릴게요. 잡지를 처음 받았을 때 어디부터 읽어야 하나요? 사무실 소식만 읽기 없기입니다잉. 11월호부터는 특집도 읽어야 하는 거예요. 딱 정한 거예요. 아름다운 우리들의 약속이에요.

 

희망을 낚는 어부

한 성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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