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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수업 만들기

이런 것도 하나님의 창조로 볼 수 있을까요?

행복 수업 초등 이야기

이런 것도 하나님의 창조로 볼 수 있을까요?

구형규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 과학분과장)

자연 속에서 경험하는 하나님의 위대하심

예전에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간 적이 있습니다. 남해와 거제도를 둘러보고 초고속선을 타고 4시간 반 정도를 달려 제주항에 도착하는 코스였습니다. 배를 그렇게 오래 타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날따라 바다에는 바람이 불어 파도가 약간 일면서 배가 흔들렸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멀미도 나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이러다 배가 뒤집히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배에 같이 타고 있는 사람들은 많은데 옆에 걸려 있는 구명조끼나 튜브는 몇 개 안되 보이고 수영도 못 하는데 사고가 나면 정말 큰일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도 가도 육지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고 검은 구름이 덮여서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 배 위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자연의 광대함 앞에 얼마나 미약한지 생각했습니다. 이 광대한 바다를 만드신 하나님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묵상하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당신은 정말 하늘과 땅과 바다의 창조주이자 주관자이십니다”라는 고백이 절로 나왔습니다. 살다 보면 자연을 통해서 하나님을 묵상하고 하나님의 존재를 실감나게 경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창조의 모습

힘들게 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하여 이곳저곳 관광을 하였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주상절리라고 하는 현무암 절벽의 모습이었습니다. 육각기둥 모양의 형태로 바위들이 갈라지면서 높은 절벽을 이루고 있었는데 바위의 모습들이 매우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을까, 파도가 바위를 그렇게 깎아 놓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이것은 용암이 지상으로 올라와 식으면서 현무암의 결정들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며 굳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도 하나님의 창조로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자연의 현상으로 봐야 하나요? 지금도 우주에서는 별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에서는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매 초마다 새로운 생명들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님의 창조로 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기적적인 것만을 하나님의 창조로 생각한다면 이렇게 자연의 법칙을 따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보기 힘듭니다.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생각은 주로 창세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말씀하시니 하늘에 별이 나타나고, 말씀하시니 지구가 나타나고, 또 그 안에 나무와 동물들이 나타나는 등의 마술사와 같은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에덴동산이 있고 아담과 하와가 거니는 모습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 또는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이런저런 기적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과거에만 창조하시고 지금은 쉬시는 것이 아니라 현재도 여전히 창조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믿음의 눈을 가질 때 자연의 여러 일들을 통해서 창조주 하나님을 실제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대로 되었다”라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이러한 구절을 통해서 기적적인 창조의 모습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연적인 과정을 사용하셔서 창조하실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행할 수 있는 권위의 자리에 있고 자신의 권위를 사용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의 명령은 시행됩니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 4대강 살리기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강바닥을 파서 배가 다닐 수 있게 하라”고 말했더니 그대로 되고 있습니다. 강바닥의 모래들은 사라졌고, 강 주변은 직선화된 제방이 들어섰으며, 강 하류에는 물을 가둘 수 있는 보도 만들어졌습니다. 강둑에 자라던 천연기념물인 ‘단양 쑥부쟁이들’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사람들이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들어섰고 그곳에 없었던 나무들이 들어섰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지 않습니까? 말 한마디로 이런 일들이 이루어지다니! 대통령은 마술사가 아닐까요? 삼성 그룹 회장이 이제 자동차 사업을 한번 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자동차 사업을 시행하라”고 말했더니 어느 순간부터 삼성 자동차라는 것이 만들어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회장도 말 한마디로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마술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마술사로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통령이나 기업의 회장이 자신의 말을 이룰 수 있는 권위가 있고 이런 권위를 실현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도 이와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는 성경에 창조 방법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의 기록자와 그가 대상으로 생각한 독자는 누가 창조주인지가 중요한 문제이지 어떻게 창조 되었는가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고대 근동 지역에는 이스라엘의 유일 신앙과 경쟁하는 다양한 종교들이 있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창세기의 기자는 하나님만이 참 창조주이며 온 세상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과 함께 하나님 자신을 계시하신 또 다른 통로인 자연을 연구함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에 대해 알아 갈 수 있습니다. 과학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성경을 풍성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많은 경우에 자연적인 과정을 사용하셔서 자신의 일을 이루어 가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과 자연적 과정을 활용한 하나님의 일하심

우리들이 주일 학교에서 많이 언급되는 성경 속의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요셉이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꿈의 사람,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했던 사람으로 배울 점이 많은 신앙의 선배입니다.

요셉은 형들에 의해서 애굽에 종으로 팔려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여러 힘든 상황들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잘 극복하고 총리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기근에서 구하였습니다. 나중에 양식을 사러 애굽에 온 형들을 만나서 그들을 용서하며 이런 말을 합니다. “나를 애굽으로 보내신 분은 하나님입니다.” 요셉은 분명히 형들이 팔아서 그곳에 가게 됐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말도 합니다. “나를 이곳에 보내신 것은 가족들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요셉을 사용하셨습니다. 사람을 사용하셔서 자연적인 방법으로 그 일을 이루셨습니다. 형들이 팔아서 애굽으로 가게 되었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었습니다. 억울함을 당해 감옥에 갔지만 그것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총리 자리에 오른 것도 왕의 꿈 하나를 잘 해몽해서 그런 것 같지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그 일도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는 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믿음의 눈으로 상황들을 보는가 아니면 그냥 세상적인 눈으로 보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위임하신 창조 명령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문화 명령이라고도 하는 창조 명령을 주셨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우리는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창조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창의성으로 문화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SNS로 유명한 ‘페이스북’도 하나님의 창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마크 주커버그라는 하버드 심리학과 중퇴생인 젊은이가 페이스북의 창시자 아닌가요? 맞습니다. 주커버그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쉽게 실현 할 수 있도록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적으로 구현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컴퓨터의 발명과 인터넷의 발명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의 발명은 어떻게 가능했죠?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 자원과 인간의 사고력을 통해서 가능했습니다. 이것들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창조는 아니지만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 자원과 인간에게 주신 생각하는 능력을 잘 활용한 것이죠. 실제로 하나님의 창조를 대리한 인간의 창조는 인간들에게 많은 유익이 되기도 하며,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가는 통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SNS는 독재 정권에 민주화의 바람을 불어 넣는 수단이 되고 있고, 이를 통해 복음이 들어가기 어려운 지역에 복음이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닦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일상적인 삶 속에 일어나는 평범한 일들 가운데 하나님의 창조를 볼 수 있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볼 때 많은 일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