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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수업 만들기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 여름 워크숍 이야기


행복 수업 초등 이야기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 여름 워크숍 이야기

     

문 경 민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 사무국장)

행복한수업만들기가 시작된 지 4년째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던 초등 기독 교사들의 수업 운동이 나름대로의 열매를 맺어 ‘수업의 깊이’라는 주제로 세 번째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이었다. 이번 워크숍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인문학 강좌를 열다

남기업 박사님이 ‘한국 사회와 정의, 그리고 성경’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강의를 통해 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숙명여대 교수이자 시인인 김응교 선생님은 기독교 인문학이라는 주제를 풀어 주셨다. 인문학이 무엇이고, 기독교와 인문학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설명하셨다. 우리의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송인수의 교사론

행복한수업만들기는 송인수 선생님의 주제 강의를 통해 ‘교사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송인수 선생님께서는 기술자로서의 교사상이 아닌, 의사로서의 교사상이 필요함을 역설하셨고 이와 함께 학교 복음화와 수업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다. 행복한수업만들기가 교사론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

 

좀 더 구체화된 기독교 세계관 담론과 대단원 재구성 워크숍

이번 워크숍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이것은 우리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독교 세계관을 따로 다루지 않고 모든 순서와 강의에 기독교 세계관이 녹아나는 방식으로 접근하였고 대표 권일한 선생님의 주제 강의를 통해 좀 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기독교 세계관을 소화하였다. 그리고 특별한 강의나 자세한 예시 없이 최소한의 개념만 짚고, “지금부터 우리 자신을 수업 재료로 수업을 기획하겠습니다. 주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 잡으세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수업 기획 워크숍에 돌입하였다.

 

행복한수업만들기의 눈에 보이는 성과

워크숍을 통해 우리의 성과를 짚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대구(박소형), 청주(손현탁), 목포(박현실), 강릉(서배성), 서울(정인영), 양평(신유정), 과학(구형규), GVF 행복한수업만들기(양선애), 사무국(문경민)의 등의 모임이 생겼다.

2) 나니아 TFT에서 『나니아 연대기로 국어수업하기』 시리즈 중 3권 「마법사의 조카」, 「사자와 마녀와 옷장」, 「말과 소년으로 국어 수업하기」를 출판하는 데 성공했다.

3) TCF 현승호 선생님의 도움으로 제주도에서 60명의 학생들과 함께 나니아 캠프를 열었다. 정인영 선생님이 주도한 이 사역은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의 첫 번째 학생 사역이라는 의미 또한 갖고 있다.

4) 김자윤 선생님이 ‘행복 수업 학습지 24’를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5) 『행복 수업 길라잡이 1.0』부터 2.0, 2.5까지 세 권을 간행하였다.

6) 과학 분과에서 징검다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과학 교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구형규 선생님이 휴직해 한 학기 동안 이 일에 매진하였다.

7) 과학 분과에서 『어린이를 위한 동물학』을 감수하였다.

8) 대표 권일한 선생님이 독서와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두 권(『글쓰기가 좋아졌어요』,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을 출판하였다.

9) 오차원 전면 교육의 박소형 선생님, 평생 가는 성품 교육의 김자윤 선생님, 창조와 과학 수업의 구형규 선생님, 수학 수업의 이화남 선생님이 선택 강사로 발돋움하였다.

 

왜, 수업의 깊이 인가?

행복한수업만들기와 인문학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인문학은 주로 문학, 사학, 철학의 범주 안에 있는 학문 그룹을 지칭한다. 그러나 인문학이 이야기하는 바는 문학, 사학, 철학을 넘어 세상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 인문학 탐구는 결국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사람과 세상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등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런 사고의 흐름은 자연 과학과 예술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인문학은 세계관이다. 가치를 지향하는 고등 사고 능력이 빚어낸 열매다.

기독 교사에게도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지식에 대한 이해가 깊으면 깊을수록, 넓으면 넓을수록 우리는 더 깊고 넓은 교사가 된다. 그것이 힘이다. 그것이 교사의 중심을 잡는 바위다. 우리가 교실의 여러 충격으로부터 중심을 잃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창조 세계를 다루는)의 무게와 가치, 그리고 그것을 삶으로 구현하는 일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원에 대해서 가르칠 때, 원의 인문학적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교사와 이를 단순한 도형으로 이해하고 있는 교사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대단원 재구성을 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별로 신통치 않았을 때, 아이들의 반응 또한 시답지 않았을 때에도 교사의 인문학적 소양은 빛을 발한다.

좋은교사의 수업 운동으로 행복한수업만들기 초등이 4년 차를 맞는 지금, 우리가 성장한 현재의 모습과 나아가고자 하는 바가 이번 워크숍 가운데 총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2박 3일의 워크숍을 마치며 함께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한 명씩 들어 보았다.

‣ 나도 열심히 하고 싶다. 여기 계신 선생님들처럼 얼굴에 빛이 났으면 좋겠다.

너덜너덜한 책 30권을 만들고 싶다.

‣ 아이들에게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 잘한 거, 못한 것을 따지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가 했느냐, 아니 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쉽다. 우리가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함께 ‘했다’.

‣ 예전의 MT 분위기가 아닌 체계 있고 규모 있는 워크숍이 되어 감사하고 신기하다.

‣ 이 모임을 발견하기 전까지 신앙과 직업이 연결되지 않는 것에 고민했는데, 행수만을 통해서 그 괴리를 극복할 수 있었다. 행수만을 통해 하나님의 일이 곧 교육이라는 것, 내 삶 속에서 하나님을 기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 기뻤다. 우리의 소명을 이루는 일을 평범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되면 그게 곧 비범함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며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열정이 살아나는 것 같다.

‣ 이곳에 와서 자유함을 얻었다. 하나의 일. 통합된 삶의 자유로움을 느꼈다. 2학기가 기쁨으로 다가온다.

‣ 학교, 교육청에서 하는 연수 때는 딴짓을 많이 했는데, 이번 워크숍 때는 한 번도 졸지 않고 많은 도전을 받았다. 상상하라는 것에 도전을 많이 받았다. 뜬구름을 잡는 나의 상상력에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다.

‣ 10여 년을 기독 교사 운동의 언저리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정말로 살아 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묵직함을 갖고 돌아간다.

‣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저런 세상도 있구나 생각한다. 공부해야겠다. 이화남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부끄럽기도 했다. 원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좋았다. 수학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수학이 늘 부담이었는데, 이화남 선생님 강의를 통해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 배움을 시작하는 자리가 고통스러워서는 안 될 것 같다. 타이틀이 아주 멋있어서 좋았다.

‣ 가장 마음에 남는 건 선생님들의 눈물이다. 송인수 선생님과 이화남 선생님의 눈물이 기억에 남는다. 무엇을 하든 진심으로 할 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 같다. 언젠가 나도 그런 자리에 섰을 때 애통하는 마음으로 울었으면 좋겠다.

‣ 교직 경력 16년 째, 그동안 그렇게 많이 가르쳐 왔는데, 아이들에게 내가 경험한 고통을 그대로 겪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

‣ 나는 본디 강의에 팔짱 끼고 있는 스타일인데, 이번 강의 때는 매번 메모를 했다. 너무 심하게 공감을 해서 문제가 되는 것 같았을 정도. 자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야기를 들으며 흥분하게 되는 때가 많았다.


 


이와 같은 고백이 모든 초등 기독 교사들 수업에 배어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