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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좋은교사운동 정책의 힘





홍인기의 교육 정책 뒷담화 2
좋은교사운동 정책의 힘





조직원이 건강한 좋은교사운동

지난 4월 좋은교사운동 비전 공청회에서 함께여는교육연구소 소장으로 계신 이광호 소장님이 발제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말을 하셨다.

“저는 30대 중반까지 학생 운동과 노동 운동을 해 오면서 주로 정책보다는 조직과 관련된 일들을 해 왔습니다. 사회 운동에서 조직을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술입니다. 20여 년 사회 운동하면서 몸매가 많이 불었습니다. 좋은교사운동과 만나면서 이상했던 점은 회의 후에 뒤풀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교사운동 조직이 건강한지는 모르겠지만 조직원이 건강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그동안 제가 접해 보지 못한 조직 운동이었습니다.”

그렇다. 우리 단체는 뒤풀이가 없고 술이 없는 단체다. 나는 오히려 기도하지 않는 일반 시민 단체 모임이 이상했다. 정말 좋은 사람들과 시민 단체 모임을 하거나 각종 위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기도하지 않는 것에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회의를 마치고 기도하지 않는 그 허전함이란…. 좋은교사운동 정책 회의에서 정책을 가지고 이야기하다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 현실에 힘이 빠지곤 한다. 그럴 때 마다 회의를 마치고 합심하는 기도로 새 힘을 얻곤 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교사운동의 정책이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이다, 대안을 이야기하는 비평이다, 진보와 보수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라고 칭찬을 많이 한다. 하지만 상근자 한 명을 중심으로 2주에 한 번 6~7명의 정책 위원으로 논의되어지는 정책 회의가 좋은교사운동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역량의 전부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초콜릿이 없는 좋은교사운동

좋은교사운동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힘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학계에서는 인정하지 않지만 ‘초콜릿 이론’이라고 명명한 이론으로 설명하곤 한다. 초콜릿 이론은 첫째 딸 조은이를 유심히 관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지금은 12살이 된 첫째 딸 조은이가 다섯 살 무렵이었다. 네 살짜리 사촌 동생 은진이가 집에 놀러 왔다. 그때 조은이에게는 외할아버지가 주신 초콜릿이 두 개 있었다. 초콜릿을 발견한 은진이는 달라고 떼쓰기 시작했다. 이때 조은이는 은진이가 초콜릿을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강력하게 설명했다. “은진아, 은진이가 초콜릿을 먹으면 밥맛이 없어지고, 키도 안 크고, 이가 썩어요. 그래서 초콜릿을 먹으면 안 돼요.” 조은이는 그동안 우리 부부가 조은이에게 초콜릿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들을 설명했던 그대로 은진이에게 재설명하고 있었다. 어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조은이는 은진이를 진정으로 걱정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이 초콜릿을 다 먹기 위해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교육 정책도 이와 비슷하다. 다만 어른들은 자신이 원하는 초콜릿(이익)을 가지기 위해 좀 더 근사한 논리를 개발할 뿐이다. 멋진 논리에 몇 번은 속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멋진 논리를 펼치는 어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금방 발견하곤 한다. 좋은교사운동이 주요 정책을 주도하거나 올바른 입장을 가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초콜릿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초콜릿 때문에 올바른 진리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좋은교사운동은 하나님 외에 모든 가치를 상대화 시키는 능력이 있다. 때로는 교사의 이익이나 기독교계의 이익도 과감하게 하나님 앞에서 내려놓을 수 있다. 이것이 좋은교사운동이 가진 힘이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 8:32) 하나님을 아는 진리 안에서 나는 우리 자신을 내려놓을 때 진정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좋은교사운동 정책 활동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