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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청소년의 실제적인 삶과 고민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학준 풀러 신학교 석좌교수_2016.11)


교회에서 청소년의 

실제적인 삶과 고민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학준 (풀러 신학교 석좌교수)

1997년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박사학위(Ph.D; summa cum laude)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11년 여름까지 언더우드 선교사의 모교인 뉴브런스윅 신학교에서 봉직하다가 같은 해 가을부터 풀러 신학교에서 루이스 스미드 석좌교수로 신학 및 윤리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종교학회, 기독교 윤리학회 등에서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고 저서로 언약과 담론, 우리 함께 약속의 땅으로: 마르틴 루터 킹 목사의 영성 연구, 세계화의 윤리, 한국교회, 패러다임을 바꿔야 산다등이 있다. 2007년에는 북미주 2세 신학자들과 함께 ‘G2G Christian Education Center’를 설립하여 북미주 한인 역사상 최초로 총체적인 청소년 영어 성경공부 교재를 출판하였고, 2016년에는 캐나다의 북미주 기독교교육연구소(KODIA)와 통합하여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운동을 실천해 가고 있다.


인터뷰 임종화 / 사진 김현경

 

 

학교와 교회 모두 다음세대의 위기를 이야기 하는 시대입니다하지만 위기만 말하지 다음세대를 이해하고 이들을 위해 실질적인 대안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와 대안을 나누기 위해 다음세대를 위한 성경공부교재 개발과 보급으로 분주하게 미국과 한국을 오가고 있는 풀러 신학교 이학준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먼저 교수님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풀러 신학교에서 기독교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고 아시아계 최초로 올해 2월 석좌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3년째 기독교 윤리학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윤리학을 전공하고 계신데 기독교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독교 윤리와 교육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기독교 윤리에서 말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는 어떻게 인간이 형성되는가, 곧 인간이 교회에서 어떤 교육을 통해서 하나님을 닮은 인격과 성품이 형성되는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오늘날 문제 중 하나가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겪는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미국의 경우 정치가 기업의 지배를 받고 있어요.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이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주어진 정보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오늘날 인간은 기본적인 행위자로서의 인격과 성품조차 파괴되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인성교육이 강조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봅니다.

예수님께서 나무를 열매로 알지니 좋은 나무에서 나쁜 열매를 거둘 수 없다고 이야기 하신 것처럼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때 가정에서 형성된 성품을 통해서 살아가기 때문에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미국 신학교에서는 기독교 상담, 기독교 교육에서 기독교 윤리를 요구하는 학교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자연적으로 간학문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에 있는 한인 청소년들의 삶은 어떤가요?

미국 내 한인들은 교육 때문에 이민을 온 경우가 많고 주재원의 경우도 교육 때문에 기러기 가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아이들 중에 거의 70% 이상이 교회를 다닙니다. 한국에서 교회를 안다녔더라도 교회를 찾아와요. 한인 청소년들이 미국에서 특별히 교제하고 만날 장소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조사해 보니 한인 교회에 그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성경공부교재가 없는 거예요. 한국 사람이 그립고 한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한인 교회를 찾아오는데 교회에는 그들과 그들의 자녀를 마땅히 교육시킬만한 재료가 없는 거죠. 대부분 백인들을 위해 만든 교재나 한국에서 만든 교재를 가져다가 쓰는데, 미국에 있는 청소년들은 이중문화 속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 내용이 적합하지 않아요. 이렇게 교회 내 교육이 부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학을 가면 교회를 떠납니다. 진지하게 신앙을 고민하더라도 이들의 신앙을 바르게 이끌어 줄 수 있고 아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다루는, 상황에 맞는 교재도 교육 환경 자체도 열악한 거죠.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크리스천이면서 한국계 미국인’(Korean American)이라는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시켜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료조사를 했어요. 그러나 이를 위한 마땅한 자료가 거의 없는 것을 알게 되었죠. 혹시 한국계가 아닌 다른 아시아계 커뮤니티에는 이런 연구가 있나 알아봤지만 거기도 거의 전무했어요. 그래서 이민사회의 앞날과 우리 자녀들의 앞날, 특별히 본인들의 장래를 희생하면서까지 온 많은 이민자들의 열망과 소망을 응원하기 위해 연구와 교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정치학 분야에 나와 있는 아시안(Asian)에 대한 중요한 인문·사회과학 글을 거의 다 읽고 그 부분을 신학적인 것과 연결하기 시작했어요. 이 과정에서 어릴 때 미국에 가서 조직신학과 기독교 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두 명의 한인 2세와 함께 일을 했어요. 그들과 4년 동안 15권의 책을 같이 읽고 토론하면서 2011년 초에 처음으로 ‘G2G Christian Education Center’를 통해 정체성이라고 하는 영어로 된 12과 분량의 성경교재를 만들어 냈어요. 이 교재의 특징은 접근방법이 이야기식·대화식·질문식이라는 거예요.

 

한인 청소년의 삶을 다룬 성경공부교재를 개발하신 거군요. 교재 내용이 궁금합니다.

아이들이 매일 부딪히는 현실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이 교재를 보는 대상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현실을 숨김없이 다루면서 신앙의 가치관 속에서 문제를 접근했기 때문에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청소년들과 테스트를 위해 먼저 이 교재로 공부했을 때도 교재가 마음에 든다, 교재가 우리 현실을 이야기 해준다라며 더 배우고 싶다는 피드백이 있었고, 미국 주류사회 기독교 교육학자들도 방법론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인정했어요. 일부 신학교에서는 기독교 교육의 교재로도 채택이 되었고요.

교재에서 다루는 내용은 전통적인 영성, 개인구원 같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등의 주제도 다루지만 LA 폭동이 한인사회에 주는 의미, 인종차별, 나와 한국 교회의 관계 등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구세주이면서도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일반 창조 세계 속에서 역사하신다는 것을 신학적으로 정리한 거죠. 성경공부교재를 만들면서 2011년에 캐나다에서 사역하는 북미주 기독교교육연구소’(KODIA)와 연결이 되었고, 2012년에 G2GKODIAMOU를 맺어 100과의 청소년용 교재와 24과의 학부모용 교재를 만들었습니다. 성경공부교재가 나온 후 미국에 많은 한인 교회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학부모 세미나, 교사 세미나, 사역자 세미나를 거의 100회 가졌어요. 지금은 G2GKODIA가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하여 아시아계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기독교 교육 연구소가 되었고,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여 기독교 교육운동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 청소년을 위해 시작한 성경공부교재 개발 사역을 한국에서도 시작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한국에 와서 ‘G2G 코리아 교육연구소를 하게 된 것은 2015년 서울의 어느 신학교에서 다문화에 대해 특강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 기독교 윤리, 기독교 교육 고위과정 약 50명과 교수들에게 저희가 만든 교재를 중심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미주 한인은 미국 시각에서는 다문화이기 때문에, 다문화의 경험을 어떻게 다루는지 설명하기 위해 이 교재를 사용한 거죠.

 

그렇네요. 그 나라에서 한인들을 위한 사역이 우리나라에서 다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군요.

. 그때의 특강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오신 분들이 한국 교회에 가고자 할 때 그들에게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단일민족인 한국사회에서 목회자들이 어떻게 다문화 사역을 해야 하는지 등을 다루었죠. 이런 논의를 위해 저희가 만든 교재를 복사해서 나눠드렸는데 교재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았고 거기에 오신 기독교 교육학 교수님들이 한국에도 꼭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후 몇 군데 목회자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교회학교가 없어지고 있고 청소년들이 교회를 나오지 않는다는 청소년 사역의 위기를 들었어요. 제가 2011년에 쓴 한국교회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라는 책에서 교회의 큰 위기로 청년과 지식인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을 꼽았어요. 이러한 위기의 원인은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본질, 곧 정체성을 잃었기 때문이고 급변하는 문화와 시대에 맞는 역량있는 신학적 패러다임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죠. 경건성과 도덕성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때문에 더 깊은 차원의 신학적인 재조정과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청소년 사역의 위기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완전히 충격을 받았죠.

 

교회 위기에 관한 책을 쓰신 이후에도 우리나라 교회가 계속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는 거군요.

그렇죠. 10~15년 후를 내다보면 한국 교회의 미래는 뻔해요. 개인적으로 한국 교회에서 자랐고, 세례 받았고,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친구들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가서도 한인 교회에서 사역을 했기 때문에 항상 나는 한국의 크리스천이다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한국 교회가 위기에 처한 것이 가슴이 아프고 외면할 수 없어 한국 교회교육에 대해서 조사를 시작했죠. 조사를 해 보니 상황이 너무 심각했어요. 신학적 깊이 없이 유행과 트렌드, 엔터테인먼트에만 너무 치우쳐 있는 것이 현실이었어요. 교회는 신앙보다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에만 집중하고, 다른 한편으로 입시지옥과 경쟁 때문에 교회 중직자조차도 아이들을 주일날 교회 대신에 학원을 가게 하는 것이 현실이었죠.

 

이러한 상황이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특수한 상황인거죠?

. 미국은 이렇지 않죠. 이것은 한국의 아주 독특한 상황이죠. 그래서 미국에 있는 한인 청소년을 위해 만들어진 이 교재에 대해, 한국 상황에서 맞겠느냐고 여러 사람에게 물었을 때 한결같이 한국에서도 꼭 필요하다. 현재 청소년이 교회에서 듣는 이야기를 지루해 하고 교회 와서 졸고 있다.”는 거예요. 무엇보다 교재가 아이들의 문제를 그대로 다루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하시며, 이에 대해 신선하고 충격적이라고 평가하시더라고요.

 

이 교재가 청소년의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교회에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예를 들면 우울증으로 자살하려는 아이 사례, 부모가 이혼하려는 상황에서 갈등하는 사례 등을 다루어요. 교회가 청소년의 현실 문제에 대해 해결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최선을 다해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국 교회가 그것을 안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한국 상황에 맞는 청소년용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와 호텔 일정을 1주일 연장하고 고민과 기도를 많이 했어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미국에 있으면서 한국에서 사람들을 모아 교재를 만들고 소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한편으로 이미 많은 교단에서 만든 성경공부 교재가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있는 풀러 신학교는 초교파이고 저도 초교파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교단 차원에서 만들지 못하는 교재를 만들어 초교파 교회가 사용하거나 교단의 교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들기로 정리했습니다. 9월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 뜻 있는 사람을 모아 본격적으로 교재 개발을 위한 팀을 구성했어요. 다행히 이미 미국에서 한국어가 편한 한인 학생들을 위해 한국어로 번역되어있는 교재가 있어서 교재 샘플을 가지고 서울과 대전에서 설명회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만큼 한국에도 이런 교재에 갈급해 하는 교회와 부모님이 있는 거죠.

. 이러한 관심은 작은 교회 뿐 아니라 대형 교회에서도 있었어요. 대형 교회에도 시대에 맞는 청소년을 위한 콘텐츠가 없었던 거죠. 학교교육을 포함한 다른 영역은 벌써 교육 패러다임이 몇 번 바뀌었는데 교회교육은 여전히 70~80년대 틀에 머물러 있어요. 겉으로는 표지 디자인도 바꾸고, 음악도 바꾸고, 스크린도 달고 하니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교육하는 내용, 신학적 사고를 길러주는 것을 보면 하나도 바뀐 것이 없어요.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여 기독교 교육을 하는 분들, 연구소에서 활동하는 분들, 청소년 운동을 하는 분들 만나면서 한국에서도 이 교재가 필요하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죠. 미국에 돌아가서 본격적으로 집필진을 구성해서 작업을 시작했어요. 집필진에는 신학자, 신학생도 있지만 현장에서 청소년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포함되었어요. 한국어로 번역된 교재를 함께 읽고 이 중에서 한국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각자 점수를 매기고 종합해서 스토리를 포함한 모든 것을 한국 상황에 맞게 재구성 했어요. 집필은 모두 끝났고요. 천안과 포항에 있는 교회와 많은 분들이 후원해주어 올해 2월에 학생용 교재 16과와 교사용 교재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집필진 외에도 정병오 선생님, 이병주 변호사, 정석환 연세대 전 신과대학장, 이락원 목사님(한남대 이사장) 등 많은 분들이 자문위원으로 도와주셨습니다.

 

앞으로 성경공부 교재 출간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16과까지 발행했고 새로운 16과도 집필이 시작되었어요. 정확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아마 48~50과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는 한국에서의 필요와 반응을 보면서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고, 학생용과 별도로 한국에 있는 학부모를 위한 16과 교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용 교재는 조금 생소하게 다가오는데 학부모용 교재를 만들게 된 계기와 학부모 교육이 왜 중요한지 듣고 싶습니다.

구약 없이는 신약을 이해 못합니다. 그런데 기독교인의 실수 중 하나가 신약이 구약의 완성이기 때문에 구약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구약이 주는 가정·교육·정치·문화·자연과의 관계 등에 대한 깊은 측면들을 놓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학과 삶이 빈약해지기 시작했지요. 신약에서 자녀교육을 이해할 때, 사도바울이 에베소서에서 말한 여자는 남자에게 복종하고 남자는 아내 사랑하기를 제 몸같이 하며 자녀는 주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말씀의 교훈으로 양육하라정도의 단편적인 정보밖에 없어요.

구약을 살펴보면 모든 신앙과 교육의 핵심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신명기 64절 이후에 나오는 쉐마의 말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신앙교육의 핵심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자녀교육을 다른 곳에 위탁시켜버렸죠. 사람의 인격이 중요한 타자’(significant other)와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되듯이 신앙도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자기를 정말 아껴주는 사람을 통해서 성장해요. 그런데 한국 교회는 그 고리를 오랫동안 잃어버렸고 약해진 거죠. 미국에도 세대 간 신앙의 간격,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문제가 많아 최근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활동을 강조하고 있어요. 같이 세차하고, 캠핑을 가고, 교회에서 함께 청소를 하는 것 등이죠. 그리고 교회에 갔다가 돌아오는 차에서 오늘 어디서 하나님을 느꼈니? 오늘 설교 말씀 중에서 뭐가 마음에 들어왔니? 왜 그 말씀이 마음에 들어왔니?”와 같은 신앙적인 얘기를 하라는 거예요. 이것이 아주 자연스럽고 중요한 성경적인 방법이에요. 이것이 되지 않는 것이 한국 교회의 문제예요. 부모가 청소년인 자녀들과 매일 부딪치고 싸우는데 그 과정에서 신앙적 성찰의 시간이 없어요. 부모들이 자녀에게 하는 말이나 잔소리가 대부분 유교적인 사회 문화 속에서 나오거든요. ‘너 공부 안하면 앞으로 뭐가 될래? 너희 형 봐라같은 말이 우리 몸에 배어 있어요. 그래서 내 삶에서 제일 중요한 자녀와의 관계를 신앙의 틀로 못 끌고 들어오는 거예요.

자녀와 학부모가 실제 삶에서 겪는 문제를 신앙적으로 고민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학부모용 성경공부교재가 만들어 진 겁니다. 교재에는 부모는 자녀가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이는 뮤지션이 되기를 원한다’ ‘딸이 남자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부모가 보기에 이상한 애를 데리고 왔다등과 같은 주제부터,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갈등 등 부모가 겪는 모든 문제를 스토리로 가지고 왔어요. 어떤 경우는 아이들 교재에 나온 이야기를 부모 입장으로 바라보기도 하구요. 이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효과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가 소그룹 성경공부를 하면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자는 거예요. 자녀들도 비슷한 주제로 나눔을 하니까 이 교재들이 부모와 자녀 간에 브릿지 역할을 하죠. 그래서 학부모 교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반응이 좋아요.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워크숍에 가면 참 좋아하세요.

 

이 교재가 대부분 교회를 통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전달 될 텐데, 현재 교회 구조상 충분히 공유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교회 구조가 바뀌어야 이런 것을 잘 적용할 수 있을까요?

현재 있는 걸림돌 중 하나는 주일에 아이들이 와서 공과공부를 할 시간이 거의 없다는 거예요. 보통 공과공부 시간이 30분 정도이고 학습 경쟁이 치열한 곳은 10~15분인 곳도 있더라고요. 이 틀 안에서 무엇인가를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이 교재를 사용해서 삶을 나누려면 적어도 한 시간은 필요해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저희는 여름.겨울 수련회에서 집중적으로 교재를 가지고 나누자는 것을 제안하고 있어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교회는 좀 더 적극적으로 교재를 도입할 수 있다고 봐요. 이미 일반 교육도 역량과 사교력.관계.소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잖아요. ‘이 교재를 충실하게 사용하면 신앙적 관점에서 이 시대에 필요한 역량도 길러줄 수 있다. 그러니 엉뚱한 방법으로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자녀들이 행복하고 훌륭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게 하기 위해 자녀들을 교회에 한 시간 더 머물게 하라는 식으로 목사님과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죠.

또 하나의 방법은 학교에서 이 교재를 사용하는 거예요. 이미 일부 대안학교 수업시간에 쓰이고 있어요. 며칠 전 그 대안학교 선생님을 만났는데 아이들 반응이 좋다고 하세요. 아이들이 교재를 통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한 과를 두 시간이나 한대요. 기독교 대안학교에서는 당장이라도 이 교재를 쓰기 좋을 것이고, 일반 학교에서는 기독교 자율동아리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하고 싶은 사역이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 교재를 처음 만들 때는 고등학생 대상으로 만들었는데, 지금 대안학교에서는 중학교 1학년이 사용한다고 해요. 그래서 이 교재를 폭넓게 청소년용으로 해서 중학생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영어 교재를 활용하는 것도 계획 중이예요.

한국 개신교는 교회교육을 넘어서 총체적으로 병들어 있어요. 한국 사회의 문제가 교회에도 그대로 있거든요. 지금은 대상을 청소년에 집중하고 있지만 점차 학부모와 교사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내고자 계획하고 있어요. 교재를 활용하는 교사들에게 이 교재에 있는 방법론과 철학이 이런 것이었구나깨닫게 하고, 부모들에게도 관계-연결-소통-팀웍이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신학을 기반으로 한 책을 쓰고 싶어요.

목회자 아카데미를 열고 싶은 마음도 있지요. 신자유주의시대 돈의 우상과 사교육 시스템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결국 목회자가 목회를 통해 하나님의 길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것을 뛰어넘을 힘이 없을지 몰라도, 선지자처럼 옳고 그름을 알게 하고 방향을 잡아줘야 하죠. 이를 위해 목회자 아카데미를 열어 30~40대 초반의 젊은 목회자에게 한국 개신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신학적 교육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신학적 사고를 하는 건강한 평신도 젊은이들을 키우기 위한 청년용 교재와 책도 준비하려고 합니다. 여기서는 비정규직 문제 등 현재 한국의 청년들이 겪는 문제를 다룰 수 있겠죠. 미국의 G2G-KODIA는 이미 청년을 위한 책 집필을 끝냈어요.

 

마지막으로 좋은교사운동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좋은교사운동이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보며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 많은 격려가 됩니다. 하나님 나라가 교회 안에만 갇혀있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현장 속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임하는 것이거든요.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이웃과 함께 살면서 우리의 삶과 실천으로 기독교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진짜 중요하지요. 특별히 아이들 속에 있는 참된 인간-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모습-을 발견하고 잠재력과 능력을 키워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역이라고 봐요.

우리 인류 역사를 보면 가정.교회.학교, 이 세 영역이 이 땅의 정치와 산업 등 모든 영역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 영역이 무너지면 모두 무너지는 거죠. 그런 면에서 좋은교사운동과 기독교(교회)교육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부모-교회-좋은교사가 협력하여 좋은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G2G Korea와 좋은교사운동이 교회와 잘 협력하여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와 실업, 사교육 등의 문제를 뛰어 넘는 대안을 만들면 좋겠어요.

 

 

교수님과의 짧은 만남을 통해서 다음세대와 한국 교회에 대한 애정이들을 위한 대안을 만들기 위한 열정에 감동을 받았습니다한편으로 한국 교육과 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해결 방법이 없다고 체념하고 있었던 제 모습을 깨닫고 부끄러웠습니다신앙과 교육의 본질을 다음세대에 전수하기 위해 시대 변화에 민감하고 정직하게 반응하는 것, 이것이 더디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