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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성명서] 교장자격 인력풀 확대에 대한 논평 (2010.04.10)

교장자격 인력풀 확대, 현행 교장승진제도의 모순을 극복하고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 교장자격 인력풀 확대는 교감․ 장학사․ 교장의 경쟁을 유도하고, 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면에서 현재보다 진일보한 정책이다.

▲ 교장 인력풀의 확대는 최소한 교감․ 장학사 자격을 가진 자에 한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재 평교사에서 교감․ 장학사가 되고자 하는 병목 현상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육비리나 교육 왜곡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고, 학교가 학부모나 아이들이 아닌 교육청을 바라보는 교육청의 학교에 대한 관료적 지배를 해결할 수가 없다.

․▲ 현행의 교감․ 장학사․ 교장 자격증에 관계없이 일정한 경력의 교사들이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다가가 학교 경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교장으로 응시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 확대와 함께 가야 한다.

․▲ 제한된 의미에서나마 교장자격 인력풀 확대를 통한 초빙교장제 확대의 효과를 보려면 현 교장이 후임 교장 초빙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좀 더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교과부는 올해 2학기부터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56%로 확대하고 공모제의 공개경쟁을 위해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공모예상학교의 10배에 해당하도록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교장자격증 제도가 결원 교장의 숫자와 일치하게 교장자격증소지자를 유지함으로써 교장자격증을 가지게 되면 교장으로 임용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매해 10:1의 경쟁비율을 유지하고 50%의 교장을 공모제로 발령을 낼 경우 교장자격증을 소지하고도 교장으로 발령나지 않는 교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교장자리를 놓고 교감들의 경쟁을 유발시킬 수 있다. 교감이 되고 나면 연공서열 방식으로 일정경력이 지나면 대부분 교장으로 발령나는 현행 승진제도 중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하는 문제점을 일부 해결하기 위한 진일보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장자격증을 갖춘 사람이라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학부모의 선택권을 좀 더 확대했다는 의미에서 이전보다 확실히 진일보한 면이 있다.

그러나 교장 인력풀의 확대는 최소한 교감․ 장학사 자격을 가진 자에 한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재 평교사에서 교감․ 장학사가 되고자 하는 병목 현상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육비리나 교육 왜곡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고, 학교가 학부모나 아이들이 아닌 교육청을 바라보는 교육청의 학교에 대한 관료적 지배를 해결할 수가 없다.

최근 연일 터져나오는 교육비리는 매관매직으로 인해 전직 교육감이 구속되고, 수학여행 업체로 부터 금품을 수수한 전․ 현직 교장 157명이 한꺼번에 수사를 받음으로 “건국 이후 최대”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비리의 가장 큰 이유는 승진을 바라는 교사는 많지만 승진을 하는 숫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승진의 병목지점은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이 아니라 평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하는 과정에 발생한다. 돈을 주고 장학사라 되려는 이유는 교감이라는 관리직에 쉽게 갈 수 있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교감에서 별다른 노력없이 교장으로 승진하는 문제점은 일부 해결했지만 많은 수의 평교사가 관리직으로 승진하기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등한시 하고 승진점수에 목숨을 거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들이 교무부장 등 부장을 맡아 교육청이 내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수업과 생활지도에 소홀하게 됨으로 인한 교육력 저해 현상과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도 전혀 해결할 수가 없다.

평교사에서 교감이나 장학사가 되기 위한 지나친 경쟁과 병목현상,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육비리, 교육력 저하, 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관료적 지배 등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감․ 장학사․ 교장 자격증에 관계없이 일정한 경력의 교사들이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다가가 학교 경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교장으로 응시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 확대와 함께 가야 한다. 실제로 교과부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공모제 유형별 학부형의 만족도 조사의 결과 내부형에 대한 만족도가 85.1점으로 개방형(83.5점)과 초빙형(81.7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내부형은 이 정권에 들어와 결원 교장의 2.3%만 모집하도록 제한 규정을 신설하고 초빙교장만 56%로 늘리는 것은 기존의 교육기득권의 권익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개혁을 실시하려고 하는 것이다.

부모들을 정말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친 교사들이 일정 경력이 되면 학교에 대한 비전과 계획 열정 등으로 평가 받아 교장이 되어 기존의 관료주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던 것이다. 기존의 승진방식은 관료주의에 순응해야만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 한계를 느껴왔던 것이다. 내부형 공모제와 기존의 승진구조가 서로 시스템 적으로 경쟁해서 더 나은 시스템을 검증해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지 한 시스템 안에서 약간의 경쟁요소를 도입하는 것으로 오래된 교육계의 문제가 풀리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 1의 경쟁률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확하게는 9:1의 경쟁률이다. 100명의 결원교장이 발생해서 50명의 교장을 공모제로 선발할 경우 500명의 교장 자격증 소지자를 만들 것이다. 그러나 500명이 모두 공모제에 도전하지 않는다. 상위 50명의 경우 기존의 방식대로 발령을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조치로 천 여 명의 교감이 교장자격증을 추가로 가지게 되었지만 내년부터는 지금처럼 결원교장의 수만큼만 자격증을 발행할 것이다. 교과부가 교장경쟁률을 공모제 학교 수의 10:1로 규정했기 때문에 새로운 자격증은 교장의 자리가 증가하지 않을 경우 당해 년도에 필요한 숫자만큼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발생시키면 기존의 미발령인원과 함께 10:1의 경쟁률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럼으로 교장자격증의 확대는 올해 2학에만 일어나는 단회적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교장공모제를 실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단위는 학교운영위원회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에서 교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사위원과 학부모위원들이 필요한 숫자만 겨우 채워서 무투표 당선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결과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에 입후보할 교사위원과 학부모위원들이 교장에 의해 내정되기 때문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교장에 의해 가장 잘 장악당한 초등학교에서 비리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157명의 비리교장 중 149명의 교장이 초등학교 교장이란 숫자가 증명하고 있다.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를 장악하고 있는 학교에서 공모제를 실시할 경우 퇴임을 하게 되는 교장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퇴임 교장이 자신이 원하는 교장을 후임 교장으로 심으려고 할 것이고, 이 가운데서 수많은 비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교과부는 외부 심사위원들을 50% 포함시키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현 교장의 입김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제한된 의미에서나마 교장자격 인력풀 확대를 통한 초빙교장제 확대의 효과를 보려면 현 교장이 후임 교장 초빙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좀 더 엄중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2010년 4월 10일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