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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위한 기도

실패한 기독 교사를 위한 기도

실패한 기독 교사를 위한 기도

   

하나님, 2학기 후반 들어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 우리 학급, 내 수업,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끝까지 아이들을 붙들고 씨름하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지쳐 빨리 겨울 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나. 하나님, 그럼에도 불구하는 저는 기독 교사입니다. 기독 교사로서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그 삶을 충실히 살아 내서가 아니라 도무지 기독 교사라는 이름을 내걸 수 없는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달려가 안길 수 있고 그 품에서 마음껏 울 수 있고 나의 모든 수치와 연약함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다 고백할 수 있는 아버지가 있기 때문에 저는 기독 교사입니다.

  그러하오니 하나님, 당신 품을 찾는 이 연약한 이름뿐인 기독 교사인 저를 꼭 안아 주십시오. 그리고 “네가 연약해도 부족해도 실패해도 나는 너의 아버지이고 너를 기독 교사로 불렀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비록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고 모두가 너를 무시하고 비방한다 할지라도 나는 네가 아이들을 위해 흘렸던 그 눈물을 기억하고 네가 아이들을 위해 애썼던 그 몸부림과 네가 아이들을 위해 밤을 새워 가며 준비하고 땀 흘렸던 그 노력들을 기억한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의 수고와 눈물이 허공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것을 사용하셔서 이후 그 아이의 삶 가운데 변화의 자양분으로 만들어 가시겠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나 하나님, 오직 한 가지 당신께 간구할 것은 이러한 아이들과 아픔과 실패의 경험들로 인해 제 마음이 강퍅해지지 않도록, 아이들을 향한 긍휼의 마음이 줄어들지 않도록 제 마음을 지켜 주옵소서. 아이들이 올 한 해 보였던 그 나태함과 안일함, 반권위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들이 단지 그 아이들의 잘못만은 아님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허락하소서. 그 아이의 잘못된 행동 뒤에 있는 그 가정과 부모의 연약함 그리고 아이들을 억누르고 있는 입시 고통의 현실, 어찌하든지 아이들을 통해 돈을 벌려는 온갖 상업주의의 물결들 가운데 이 아이들이 희생자임을 기억하고 긍휼히 여기도록 도우소서. 그리고 내게 대해 정말 나쁜 재질의 죄성을 드러낸 아이에 대해서도 하나님, “아버지여 저희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저희는 자기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나이다”라고 외쳤던 예수님의 그 마음, 그 기도를 제게도 허락하옵소서.

  하나님, 주님을 배반하고 주님이 주신 길을 떠나 이제 생계를 위해 고기잡이에 나섰지만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제자들을 위해 미리 숯불을 피워 놓고 떡과 생선으로 맞으셨던 주님을 기억합니다. 그러하오니 올 한 해도 힘써 수고했지만 손에 쥔 것 없이 지쳐 있는 저를 향해 “와서 조반을 먹으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이번 겨울 방학에도 당신께서 준비하신 영성과 전문성의 회복의 자리로 인도해 주십시오. 좋은교사 자율 연수와 모든 기독 교사 단체들이 준비한 수련회 가운데 참석할 때 주여, 그곳에서 당신의 얼굴을 뵙고 당신의 음성을 듣게 하옵소서.

  그리고 하나님, 제게 허락하신 2011년을 향해서도 “그물을 배 오른편으로 던지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수십 년 어부 인생 동안 갈릴리 바다를 샅샅이 안다고 자부했던 그 제자들에게도 하나님께서 가리키시는 ‘바로 그 오른쪽’이 필요했듯, 저도 제 교직 경력과 제 경험을 뛰어넘는 당신이 가리키시는 ‘바로 그 오른쪽’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하나님 비록 염치없지만 저를 향해서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이 한마디를 다시 물어 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한번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오직 당신의 그 말씀에 힘입어 다시 기독 교사의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