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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위한 기도

하늘에 속한 교사로 살아가게 하소서 (2010년 6월)

하늘에 속한 교사로 살아가게 하소서


하나님, 오늘 학교로 부름받은 우리의 이중적 신분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이 눈에 보이는 현실의 질서 가운데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혹은 사학 이사장으로 대표되는 국가 혹은 재단에 의해 교사로 임명받고 아이들 앞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이것이 우리의 전부가 아니며 우리가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으로부터 교사로 부름을 받았음을 한시도 잊지 않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우리가 국가가 정해 준 교육과정의 틀과 학교장의 지도를 따라서, 국가가 위임해 준 교사로서의 권위와 자율성을 가지고 가르치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법과 하나님의 말씀 앞에 상대화되어야 할 것임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이 세상을 다스리시되 하나님이 세우신 제도와 하나님이 위임하신 권위를 따라 질서 있게 다스려 가시는 하나님, 우리로 공교육의 원리와 질서를 잘 따르며, 할 수 있는 한 학교의 권위와 질서를 존중하며 순복하는 마음을 허락하옵소서. 하지만 하나님, 우리가 이 모든 제도와 질서, 권위에 대해 마지못해서나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순복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따르고 창조적으로 일을 수행하며 주어진 것 이상으로 섬겨 갈 수 있게 하소서.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행하며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할 수 있는 산 믿음을 허락하옵소서.


그렇지만 하나님, 학교라는 현재의 제도와 질서, 권위의 틀 아래서 내게 주어지는 일들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과 영적 민감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맞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고 대응했던 사도들의 길을 따를 수 있게 하소서. 우리에게 ‘기독 교사’라는 이름은 ‘공무원 교사’를 뛰어넘는 더욱 본질적인 우리의 정체성이오며, 이것은 복종의 의무를 주장하는 공무원 윤리 강령이나, 우리의 신분을 좌지우지하는 교육청이나 재단 이사회의 징계위원회가 어찌할 수 없는 우리의 신분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공직자 종교 중립에 대한 지침에 대한 요구가 내려오더라도 정규 수업 시간을 제외한 다른 시간, 학생들의 자발적인 동의 가운데 행해지는 복음 제시까지 위축되지는 않게 하시며, 오히려 종교의 자유와 사람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능력을 담대히 변증케 하시며, 이를 삶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 능력을 부으소서.

수업 시간에 가치가 배제된 객관적 지식만을 가르치라는 신화에 굴복하지 않고, 객관성의 이름하에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지배하고 있는 실증주의, 인본주의, 자본주의의 가치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세계와 보이지 않는 신적 통치의 질서와 오묘함을 드러내되, 탁월하고 가장 흥미로운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대학과 출세, 돈과 안정이 우리 인생의 목표라고 가르치는 입시 위주의 현세적 가치가 우리를 더욱 조여 오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님을 말하며 창조의 신비, 깨달음의 기쁨, 섬김을 위한 훈련, 물질의 상대화 등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소서.

필기 성적에 의한 한 줄 세우기와 그에 근거한 맹목적 경쟁으로 아이들을 내모는 잘못된 교육 정책 가운데서 하나님, 우리로 하여금 어찌하든지 모든 아이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귀히 볼 수 있게 하시고, 하나님이 모든 아이들 각각에게 심어 주신 은사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우리 눈을 열어 주소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거짓과 부조리에 대해서도 ‘아니오’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하시고, 이로 인한 여러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내하며 이겨 낼 수 있는 힘도 허락하옵소서.


이 모든 과정 가운데서 우리로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시며, 하늘로부터 부으시는 지혜로 충만케 하옵시며, 하나님의 위로와 함께 하심의 경험으로 채워 주시사, 오직 하늘에 속한 교사로 살아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