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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인사와 연계하지 않는, '교원 전문성 신장' 목적의 교원 평가만이 왜곡 없이 학교 현장에 안착될 수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 교원 평가 토론회 결과>
"인사와 연계하지 않는, '교원 전문성 신장' 목적의 교원 평가만이 왜곡 없이 학교 현장에 안착될 수 있습니다"

  • 교원 평가, 과도하게 부여된 정치적 부담을 떨쳐 내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교육적 목적으로 접근해야
  • 부적격 교원 문제는 교원 평가와 연계하지 않고 별도의 대책을 강구해야
  • 제대로 된 교원 평가 정착을 위해 교육 시민 사회 단체가 최소한의 합의를 만드는 노력 필요해
좋은교사운동은 2008년 11월 3일(월) 19시 <교원 평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 날 토론에서는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이 발제하였고, 토론에는 안민석 민주당 국회의원,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장, 강윤봉 학부모연대 정책위원장, 이성재 교총 정책부장, 김이경 충남대 교수 등이 참여하였다.

발제를 맡은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교원 평가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과 '교직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추진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교원 평가의 핵심적 원리를 7가지로 정리하였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학생에 의한 평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승진을 위한 평가는 관리자가 주관하였지만 타당성이 부족하였고, 수업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였다. 학생은 수업의 가장 직접적 관찰자이면서 의미 있는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주체로 중심에 두어야 한다.

2. 절대 평가가 되어야 한다.
승진이나 보수를 결정하기 위한 줄 세우기 평가가 아닌 절대적인 기준에 의거한 수업 평가가 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3. 교원 평가 관리 위원회가 민주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학부모와 교사로 구성된 관리 기구를 통하여 교원 평가의 실효성을 보장하고 형식화되거나 오남용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4. 평가 결과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피드백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동기부여기제로 기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5. 인사와 기계적으로 연계하지 않아야 한다.
기존의 근평과 직접적으로 연계할 경우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효과성도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오히려 교직 사회의 협력 구조를 저해하는 등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인사 연계는 지양되어야 한다.

6. 부적격 교사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
부적격 교사 문제는 교원 평가와 직접적으로 연계시키기보다는 기존의 교직복무심의위원회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틀을 갖추어서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

7. 교원 평가를 둘러싼 외부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다면 평가와 성과급을 폐지하고, 승진 제도의 개선 및 수업의 자율성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의 근무 평정에 들어가는 다면 평가는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고, 성과급 또한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교원 평가를 도입하는 대신 이러한 문제가 많은 평가를 정리함으로써 교직 사회에 평가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기존의 승진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교장 공모제를 확대함으로써 근무 평정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교사 개인에게 주어지는 책무성에 앞서 수업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추진함에 있어서 내용뿐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여 학부모와 교사,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합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토론자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학생 중심의 평가의 취지에 대해 공감한다고 강조하였고, 교원평가관리위원회의 학부모 참여 부분은 세밀한 논의가 필요하고, 교원들의 동의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교장 평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후속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교육 시민 사회 단체의 공감대 위에서 최소 공약수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 정치권과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발제문의 기본 취지에 동감하면서 교원 평가 논의 과정에서 부적격 교사 문제에 대한 것이 상당히 약화된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오히려 부적격 교사 문제와 별 관련이 없는 인사와의 연계 방안 등을 내세우면서 교원 관리의 효율성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게 한다고 현 정부의 기조를 비판하였다. 교원 평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사회적인 합의 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까지 진행된 교원 평가 시범 실시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교육 주체들이 합리적으로 토론하며 합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강윤봉 학부모연대 정책위원장은 교원 평가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전제하면서 교원 평가의 도입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자존감을 높이고,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의 참여도 필요하고, 인사 연계 문제에 대해서는 근평에 반영하는 식의 연계는 불필요하다고 보았다. 근평의 문제점의 개선은 교장 공모제 등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교원 평가와 연계하려고 하는 것은 대다수 학부모들이 바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였다. 오히려 부적격 교사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였다.

한재갑 교총 교육정책연구소장은 교원 평가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교육 여건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교원 평가를 실시하자고 하였다. 한편 교원 평가와 인사 연계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인사 연계 방안은 지금까지의 정부의 시범 실시와도 맞지 않으므로 심도 있는 검토도 없이 성급하게 인사와 연계할 경우 교원 인사 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김이경 충남대 교수는 교원 평가는 세계적으로 교사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방안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면서 이것은 전문가적인 자존감과 열정을 고취시키는 방식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하였다. 교원 평가를 통해 승진 중심의 교직 문화를 학습 중심 문화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의미라고 분석하였고, 교원 평가제와 승진 제도는 분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였다. 기존의 근평이 유명무실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교원 평가제가 근평과 결합함으로써 교원 평가의 본래의 목적이 왜곡되거나 상실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며 지나친 목표를 지양하고 수업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원 평가제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 향상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확실하게 추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를 연수와 연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교원 단체와 학부모 단체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상당히 심도 깊은 이해가 이루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입법화 및 정책화하는 방향에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좋은교사운동은 이 날의 토론회를 기초로 하여 교육 시민 단체들의 입장을 조율하며 한 단계 진전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