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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자율형 사립고 입학 자격은 건학 이념에 대해 동의하는 모든 학생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자율형 사립고 학생 선발 방식과 관련하여 교과부와 서울시 교육청은 성적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협의한다고 한다.

이는 수평적 다양화를 추구해야 할 상황에서 성적에 의한 차별과 배제를 통해 수직적 서열화 체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과연 성적으로 입학생을 제한하여 선발하는 것이 용인되어야 하는가? 성적 기준으로 입학 자격을 제한하겠다고 하는 것은 평준화 지역 내에서도 성적에 의한 선발 체제를 용인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이는 국민적 합의를 위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을 교과부와 교육감의 협의로만 간단하게 결정할 수는 없다.
고등학교의 입학 자격은 기본적 수학 능력을 지닌 모든 학생에게 주어져야 한다. 만약 자율형 사립고가 고유의 건학 이념을 구현하고자 한다면 그것에 동의하는 학생의 지원을 받으면 될 일이다. 처음부터 성적으로 선을 그어 버리는 것은 아무런 명분을 지닐 수 없고 의도가 불순하다.

입학금을 자율화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결국 서민들을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20% 선발한다고 하나 문제가 많다. 과연 그런 식으로 ‘배려’를 받는 학생들이 마음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인가? 근본적으로 차별을 하는 가운데서 일부 배려를 집어넣는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입학금 자율화의 명분으로 자율형 사립고에 자율성을 대폭 부여한다고 하나 이는 자율성을 대가로 거래될 성질이 아니다. 학교의 자율성은 모든 학교에 일반적으로 부여되어야 할 것이고, 교육비 지원은 모든 학생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져야 할 것이다. 주어야 할 것을 당연히 주면서 국가 지원에서 배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율형 사립고를 다니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사립학교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성적 우수생을 뽑아 입시 명문고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벗어나는 한편 건학 이념에 맞는 학생이 지원할 수 있도록 선지원 후추첨 제도를 채택해야 하고, 입학금을 자율화하지 않는 대신 사립학교에 대한 국가 지원도 계속 되어야 한다.

2009년 6월 5일

(사) 좋은교사운동
(대표 : 정병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