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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특집 글

6. 제언5 : 좋은교사만이 가진 힘을 잘 살려 교육에 기여하라


특집6. 제언 5
좋은교사만이 가진 힘을 잘 살려 교육에 기여하라

이 광 호 (함께여는교육연구소 소장)




 200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좋은교사와 만나게 되었다. 잠실 롯데월드 지하에서 송인수, 정병오, 서길원, 정영배 선생님과 만나서 이후 교육 운동을 함께해 보자는 논의를 시작했었다.

 2008년 1월에 천안 나사렛대학교에서 학교 혁신을 위한 교사 리더십 워크숍을 개최했었다. 좋은교사 회원뿐만 아니라 전교조, 스쿨디자인21 등의 회원들이 모여 2박 3일 동안 학교 혁신을 위해 결의를 다지는 자리를 가졌었다. 2009년도에 우리가 고민하던 것을 단행본으로 내보자고 해서 작년 5월 《학교를 바꾸다》라는 책이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이 나온 기저에는 2008년도 워크숍이 있었다. 이후 여러 장면에서 좋은교사 선생님들을 만나고 있다.


실사구시적이고 미시적인 실천이 강점이다

 좋은교사운동이 성장해 온 과정을 지켜보면서, ‘고도성장과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다. 다른 여타 조직들은 지난 10년 동안 위축되는 분위기였는데 좋은교사운동은 고도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그 이유를 생각해 봤다. 좋은교사운동이 해 왔던 사업의 방식이 사회 변화에 적합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교사 운동은 전교조와 교총이라는 이분법적 구조 속에서 교육 그 자체의 문제보다 정치적 논리 속에 파묻혀 있었다. 좋은교사운동은 특정 정치 이데올로기에 매이지 않고 실사구시적인 접근을 해 왔고, 그 누구도 거절할 수 없는 정책들을 제안해 왔다. 정부도, 전교조도, 교총도 거절할 수 없는 정책들, 다시 말하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뤄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굉장히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실천을 집요하게 해 왔다. 거대 담론을 떠나서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실천을 열심히 해 왔고, 그 성과들을 많이 남겼다. 협동 학습이나 일대일 결연, 가정 방문 등의 성과들을 만들어 냈다. 이런 실천 운동이 정치 이데올로기에 덮이지 않고, 현장 속으로 가정 속으로 아이들 가슴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성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교육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주도하라

  어떤 분들은 좋은교사운동이 ‘기독교’라는 종교적 공통점에 기반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성격의 단체들의 연합체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사불란한 실천, 혹은 보다 적극적인 교육 개혁 운동을 전개하기 어려울 것이라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다양함(다른 말로 하면 ‘서로 다름’)이 좋은교사운동의 최대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마(亂麻)와 같이 얽힌 한국의 교육 문제는 특정 정파의 독단적 논리로, 혹은 특정 정치 집단의 행정 행위로 해결할 수 없다. 어떤 면에서 각 정치적 견해와 정파를 뛰어넘는 ‘대타협’ 혹은 ‘협약’이 필요하다. 좌우를 뛰어넘고,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교육적 과제를 도출하고 함께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좋은교사운동 참가 단체의 다양함, 그리고 특정 정치 논리에 얽매이지 않는 실사구시적 사업 태도, 교사뿐 아니라 교계(敎界)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사회적 관계망을 고려할 때, 좋은교사운동이 그러한 사회적 협약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좋은교사운동이 이 부분에 소명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주도해 가면 좋겠다.

 큰 담론에서 일치해도 미시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 있다. 이주호 장관도 학교 자율화를 이야기하고, 우리도 학교 자율화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장관이 말하는 자율화는 학교장 자율화고, 우리가 말하는 자율화는 학교 구성원들의 거버넌스에 의한 자율화다. ‘자율화’나 ‘미래 핵심 역량’ 등 공통된 거대 담론에서도 다들 생각들이 다르다는 것을 유념하고 이 간극을 좁힐만한 워크숍 등이 필요하다. 교계 지도자나 보수 정치권과의 최소한의 합의도 필요하다.


학교 단위 교육 혁신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미시적인 실천과 성과들을 학교 단위의 실천, 우리 교육 전반을 개혁하기 위한 실천을 고민할 시점이다. 교육은 일시에 정치권력의 힘으로 개혁할 수 없다. 한 지역마다 성공적인 모델 학교를 만들고, 그 모델 학교에 개혁 의지를 가진 교사들이 들어가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내고 이를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학급의 실천을 뛰어넘어 단위 학교 개혁에 나서 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덕양중학교가 좋은교사운동의 조직적 뒷받침 속에 대표적인 혁신 학교로 자리 잡았다. 이런 학교들이 많이 늘어나서, 주변 학교들에 다양한 교육적 상상력들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교사 그룹이 때로는 학교 혁신 운동의 걸림돌이 되고 있기도 하다. 교사 그룹들 사이에 신속하게 공통의 합의점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학교 혁신 운동에 관심을 가진 단체들이 연합한 새로운 학교 네트워크에 좋은교사가 참여해 주기를 요청한다.





청중 질문
“학교 단위 교육 혁신 운동을 한다고 할 때, 단위 학교 내의 승진 제도와 학생 평가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만큼의 교사 자율성이 없는데, 승진과 평가를 빼고 과연 단위 학교를 바꿀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