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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특집 글

8. 정리 :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특집8. 정리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 병 오 (좋은교사운동 대표)


 지난 4월 23일, “좋은교사운동의 시대적 과제를 묻는다”는 주제로 개최된 좋은교사 비전 공청회는 좋은교사운동을 향한 외부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여기서 나왔던 내용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좋은교사운동에 주어진 과제

  첫째, 조직으로서 좋은교사운동이 범할 수 있는 오류 혹은 현재 보이고 있는 한계와 관련된 지적이었다. 좋은교사운동이 풀뿌리 조직들이 자생적인 운동을 잘하도록 도와주는 조직이 아니라 본부가 모든 일을 주도함으로 풀뿌리 조직이 약화되게 하는 우려를 범할 수 있다는 것과 또 운동으로서의 야성을 잃어버리고 정형화되고 관료 조직과 같이 될 수 있음을 주의하라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현재 좋은교사운동이 회원 증가나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면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둘째, 좋은교사운동이 일반적으로 선한 가치인 정의, 개혁, 공정, 사랑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철저한 자기반성을 잃어버릴 수 있음에 대한 지적이었다. 좋은교사운동이 일반 교육계 가운데서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는 단체이므로 그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좋은교사운동이 한국 교회의 일원임을 잊지 않고 최소한 교육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라도 성경적 관점으로 한국 교육을 깨우고 이끌어 가는 사명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교회 학교, 기독 학부모, 기독 대안 학교 운동과 관련해서도 좋은교사운동이 할 수 있는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교사 운동으로서의 본질을 찾아 붙들라는 것도 중요한 지적이었다. 교사상에 있어서 교사는 단지 기능적으로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이상 사회를 추구하는 자로서의 고전적 교사상을 회복하고 이러한 교사를 훈련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교육 운동의 과제와 관련해서 우리 교육 모순의 핵심인 죽음에 이르는 교육, 무한 경쟁 교육의 문제를 어떻게 직면하고 여기에서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보다 깊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교육계의 변화에 맞는 운동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입시 경쟁 교육의 모순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새로운 틀들이 많이 논의되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상황이고, 다른 한편에서 진보 교육감을 중심으로 혁신 학교와 학생 인권, 무상 교육 등과 같은 새로운 의제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 좋은교사운동은 의제를 뒤따라가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 변화의 핵심 의제를 미리 고민하고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책 제시에 있어서도 방향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실제 변화의 과정을 추동할 수 있는 세밀한 정책 역량을 길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제를 수행하는 원칙

 이러한 과제들을 향후 좋은교사운동 사역 가운데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부분은 충분한 논의와 치밀한 전략 가운데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은 이러한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몇 가지 원칙들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우선 좋은교사운동은 ‘기독교사연합운동’이라는 고유 정체성에 대해 더 고민하고 더 분명하게 붙들어야 할 것이다. 즉, 우리의 출발점이자 정체성인 ‘기독’, ‘교사’, ‘연합’, ‘운동’이 갖는 각각의 의미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있게 규정하고, 여기에 맞는 운동의 과제와 운동 방법론들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좋은교사운동의 역사 가운데서 주어진 사명, 혹은 현 역사 가운데서 좋은교사운동에게 요청되는 사명들을 잘 분별해야 할 것이다. 좋은교사운동의 조직과 사역은 역사적 맥락 가운데서 더 풍성해지고 명료해진 부분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소중히 붙들면서 새로운 시대적 변화와 함께 요청되는 과제에 대해서도 최대한 열린 자세로 접근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좋은교사운동이 본질적으로 붙들어야 할 사역과 이러한 본질적 사역을 수행하는 가운데 주어진 방계 사역을 잘 구분하고, 이를 담당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역할 분담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본부는 본질적 사역을 붙잡고, 나머지 과제들은 연구소 등 부설 기관을 세워 담당하되, 전체적으로는 좋은교사운동의 사역과 열매로 조화되어 나타나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비전 공청회 자료집과 강의 영상은 좋은교사 홈페이지 자료실 ‘보물 창고’와 ‘동영상 강의’ 게시판에 올려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