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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특집 글

3. 인터뷰 : 각 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을 데이터베이스화하겠습니다


특집3. 인터뷰

고등학교교육 과정데이터베이스화하겠습니다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오성근 입학 전형 실장

홍 인 기 (교육 정책 위원장)


새롭게 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입학 전형 실장으로 취임한 오성근 실장과 대교협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교육 과학 기술부가 대학 입학 정책과 관련된 업무를 대교협에 위임함에 따라 대교협의 입학 전형 실장은 대학의 입학 정책을 실제적으로 기획하고 조정하는 중요한 자리가 되었다.



고등학교 환경이 변하고 있습니다. 2009 개정 교육 과정을 통해 교육 과정의 다양화를 유도하고 있고, 절대 평가로 전환되며, 수능 과목은 축소되고 쉬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 대학 입시 정책 실무를 담당하고 계신 분으로서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올해부터 고등학교 환경에 많은 변화가 시작됩니다. 전체적으로는 2014년에 완성되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대교협도 이에 발맞추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노력해서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경감에 이바지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특히 입학 사정관제는 시험 봐서 뽑는 방식에서 벗어나 점수가 아닌 인성이나 다양한 활동 내용, 인생의 가치관, 발전 가능성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입니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매우 힘이 듭니다. 전형이 어쩌면 추상적일 수 있습니다. 대학은 입학 사정관 제도를 구체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대학 교육의 적격자를 선발하면서도 학생의 공부 부담을 줄이고, 고교 교육 과정을 정상화하면서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 묘안이 있을까요?

지금 이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가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예전에는 대학도 시험을 잘 보는 학생들을 뽑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잠재력이 좋은 아이들을 뽑으려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대학만 나오면 취직이 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려는 마음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 대학에 가는 학생들의 평균 기대 수명이 120살이라고 합니다. 대학에 목매고 사는 것보다 나름대로 행복한 것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전에 대교협에서 대학 배치표를 고등학교에 제공하기로 해서 논란이 되었는데요. 그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수능 점수별로 어느 대학을 갈 수 있을지 알려 주는 배치표와 같은 정보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진로 지도의 개념으로 전환해서 진로 진학 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보급할 예정입니다.



고교 교육 과정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어질 예정인가요?

각 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을 프로파일로 받아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프로파일을 받고 입학 사정관들이 현장 방문을 하고 나서 면담을 하면서 사실을 확인하고, 각 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대학에서 실제적으로 어떻게 공부하고 졸업 후 어떻게 취직하는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할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고등학교에 가르치고 평가한 내용이 실제적으로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일부 대학들이 입학 사정관 제도를 어긴 것으로 발표되었는데 어떻게 어긴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

입학 사정관 지원 사업에서 대학별 전형을 심사 위원들이 평가했습니다. 일부 대학의 경우 몇몇 전형이 입학 사정관제에 맞지 않게 되어 있어서 수정을 하라고 했는데 수정하겠다고 해서 승인을 했는데 결국 수정하지 않고 전형을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국고 지원금을 환수하게 된 것입니다. 입학 사정관제 선정 평가가 4월에 있을 예정입니다. 대학들이 계획서를 내면 심의하고 지원금 유지와 박탈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수시나 입학 사정관 제도에 대해 대학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입학 사정관 제도에 대해 처음에는 대학이 불신임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입학 사정관 제도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는 대학은 거의 없습니다. 예산도 작년도 350억에서 351억으로 1억이 늘었습니다. 입학 사정관제 모집 비율은 20% 수준으로 몇 년 동안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 제도가 충분히 자리 잡고 이후 추세를 보고 모집 비율을 늘렸으면 합니다.

학생들을 종단 분석해 본 결과 수능으로 대학에 들어온 학생보다는 수시로 들어온 학생들이 대학에서 공부도 잘하고 졸업 후에도 좋은 성과를 냅니다. 대학은 수시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그 비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수시의 충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시 모집 비율을 늘리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수시로 입학하는 학생 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현재 큰 대학들은 수시로 67%의 학생들을 선발합니다. 수시로 모집하는 비율은 평균 62%입니다.

올해는 대입 전형이 크게 바뀌지 않고 수험생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형 수가 줄고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큰 논술의 비중이 줄어들 예정입니다.



고3 교사들이나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영화를 평가하는 것과 같은 위키 기반의 공개적 평가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은 없나요?

대교협은 대학의 협의체니까 우리가 나름대로 우리를 평가합니다. 대학이 실시한 각각의 전형에서 어떤 학생들이 입학했고, 입학한 학생들이 어떻게 학교생활을 했고, 취직은 어떻게 했는지 학생 종단 분석 시스템을 통해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안하신 평가 시스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대학 입시 정책에서 대교협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대학들이 입시 업무를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일과 여러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대학의 입시 업무를 돕는 일에는 이중 등록 방지, 서류 표절 방지 시스템 개발 등이 있습니다. 공교육 차원에서 진로 진학 상담 프로그램, 입학 사정관 정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입학 관련 정책을 조정하는 실무 책임자로서의 포부를 밝혀 주세요.

한양대학에서 입학처장을 담당해 왔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전체 대학 입시에 있어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경험을 살려서 공교육 정상화, 학습 부담 경감, 사교육 경감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너무 공부에 소진되어서 대학에 와서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공부를 해야만 사는 길이 열렸습니다. 지금은 자신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길이 공부 외에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만 보지 말고 세계를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