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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오 칼럼

내 삶의 과제는 어디에서 왔을까?(2015.07) 정병오 칼럼 내 삶의 과제는 어디에서 왔을까? 내 전공은 국민윤리교육학과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할 즈음까지만 해도 진로에 대한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학력고사를 치르고 입학 상담을 할 때 담임 선생님이 내 점수를 고려해서 한 과를 추천해주셨고 나도 별 이유 없이 그 과가 괜찮은 느낌이 들어 그 과를 당연히 나의 길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원서를 쓰는 날 담임 선생님이 입학상담 때 추천해주셨던 그 과를 1지망으로 기록을 하고, 그 다음에 2지망을 써야 한다며 비교적 안전한 합격선에 들어있던 한 과를 이야기하셨다. 난생 처음 들어보던 과였지만 1지망에서 당연히 합격할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2지망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담임 선생님의 뜻에 맡겼다. 그런데 막상 입학 결과가 .. 더보기
세월호 속의 세상, 어떻게 직면할 것인가?(2015.06) 정병오 칼럼 세월호 속의 세상, 어떻게 직면할 것인가? 지난 4월 말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해서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세월호 유가족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세월호 유가족 한 분과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난 1년 동안 친가족처럼 도왔던 좋은교사운동 출신의 퇴직교사인 강영희 선생님을 함께 모셨다. 주일 점심 식사 후 교회당 내 책상을 치우고 의자만 큰 원을 두 겹 정도 만들어서 어른들부터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인들이 둘러앉았다. 1시간 아니라 10시간이라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할 말이 많은 유가족과 강영희 선생님에게 각각 3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만 드리고, 그 후 모든 교인들이 돌아가면서 그 분들의 이야기에 대한 반응 혹은 세월호 참사 관련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 더보기
새로운 도전 앞에서(2015.5) 정병오 칼럼 새로운 도전 앞에서 우리 교육에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교육이 조금씩 알려지고 주목을 받기 시작하던 2009년 진보 진영의 학자, 교사 그룹들과 함께 스웨덴과 핀란드를 다녀왔다. 북유럽 국가들의 교육과 사회적 전통이 우리와 많이 달라서 당장의 적용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바라보지만 그 좁은 틀의 한계 가운데 갇혀있던 시야를 열어 교육 본질에 기반을 둔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을 좋은교사운동 회원들에게 열어주고 싶어서 2011년 북유럽 교육탐방팀을 꾸려 핀란드와 덴마크를 방문했다. 북유럽교육, 그 본질이 뭐지? 핀란드와 덴마크는 국가가 모든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질과 적성에 따른 교육을 책임진다는 공교육의 .. 더보기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2015.4) 정병오 칼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세월호가 가라앉으며 물 위에 떠오른 것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의 시간이 지났다. 거의 온 나라를 마비시킬 듯한 깊은 충격과 슬픔, 자성의 침울한 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진상규명을 막고 대충 넘어가려는 정부와 반대 세력들의 방해를 뚫고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진상조사위원회를 힘겹게 발족시켰다. 물론 이 진상조사위원회가 제대로 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목숨을 건 투쟁과 국민들의 지지가 여전히 있기 때문에 최소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리라 예상이 된다. 지나치게 역동적인 한국 사회의 특성상 잊을 만하면 큰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무.. 더보기
어느 기독서점 키즈의 회상(2015.3) 정병오 칼럼 어느 기독서점 키즈의 회상 지난 달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어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았다. 그런데 가까운 시간대의 표가 다 매진이 되어 많은 시간 기다려야해 남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터미널 맞은편 상가에 있는 한 기독 서점을 찾았다. 한참동안 책을 보고 있는데 서점 한 구석에서 열심히 책을 뒤적이고 있는 한 청년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그 청년은 30년 전의 나였다. 기독 서적의 통해 신세계를 만나다 그 청년은 서점이라고는 학교 앞 문방구와 함께 운영하는 학교 참고서 중심의 작은 서점밖에 없는 면단위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교회도 그 면에 위치한 작은 교회에 출석을 했다. 책이 귀했던 그 시절, 그래도 일반 동화나 위인전 등은 조금 안정되게 살았던 친구집이나 학교 도서관을 통해 빌려 읽을 .. 더보기
연구자로서의 교사(2015.2) 정병오 칼럼 연구자로서의 교사 “선생님, 저희가 이번 겨울에도 수련회를 하는데, 매 번 해 주셨던 것처럼 매일 아침 오셔서 QT를 지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언제까지 저를 강사로 부를 거예요? 이제 3년 정도 훈련이 됐으면 내부에서 강사를 세우세요. 특히 병오 학생은 이제 졸업하고 선배가 되니까 병오 학생이 그 동안 QT를 해왔던 경험을 잘 정리를 해서 후배들에게 QT를 교육하도록 하세요.” “언제까지 나를 강사로 부를 거예요?” 대학 생활을 돌아보면 ‘행운’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지도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지금은 고인이 되신 윤종하 총무님이다. 이 분은 한국 성서유니온 초대 총무를 맡아 20년 가까이 실무 .. 더보기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때(2015.1) 정병오 칼럼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때 왜 나의 절박함에 응답하지 않을까? 초중고 시절, 그 때는 학교에 체벌이 많았다. 이 체벌 가운데는 학교 선생님들에 의한 공적인 것도 있었지만 동네 형들이나 학교 선배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적인 체벌도 많았다. 그래서 내 기억 속의 학교는 즐거운 추억과 함께 체벌에 대한 두려움이 늘 함께 남아 있다. 어릴 적 겁이 많고 기본적으로 순종적이었던 나는 선생님들에게나 선배들에게 개인적인 체벌을 받은 기억은 많지 않다. 이것은 내가 노력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단체 기합은 나 개인의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영역이었다. 그리고 단체 기합은 늘 우리 몸이 견딜 수 있는 고통의 한계를 넘나드는 수준으로 주어졌기에 특별히 병약했던 나는 그 단체 기합.. 더보기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2014.12) 정병오 칼럼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 남녀 일진으로 구성된 기독학생반 2002년의 일이다. 그 해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1월 겨울수련회 때 학급제자양육 관련 강의를 듣고 많은 도전을 받았다. 그래서 그 전 해까지는 계발활동에 기독학생반을 개설하되 인원제한 없이 최대한 많이 받으려고 애썼다. 그야말로 “아무나 오게 아무나 오게 어서 와서 주의 말씀 들으라”는 전략이었다. 물론 이렇게 떠밀려서 온 아이들을 데리고 예배를 드리고 복음을 전하려니 힘은 힘대로 들고 열매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소수의 충성된 자들을 모집해 그들을 집중해서 양육하고 그들로 하여금 다시 제자를 양육하게 하는 제자양육 전략은 그 동안 내가 고민해왔던 비효율의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2002년 새 학기를 맞.. 더보기
더 큰 일은 없다(2014.11) 정병오 칼럼 더 큰 일은 없다 “선생님, 내년에도 계속 학교에 근무하는 건가요?” “예, 학교에 있어야죠. 제가 7년의 공백을 끝내고 이제 겨우 학교에 적응하고 있는데 학교를 떠나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지난 6월 지방선거 직후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한 달 반 정도 파견 근무를 한 후 2학기에 다시 학교에 복직하자 주변의 많은 분들이 이제 내가 조만간 어떤 형태든 교육청의 일을 맡기 위해 학교를 떠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물론 내가 서울시 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교육청의 명령이 있으면 언제 어떤 일이든 기여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의 기본 생각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학교의 교사로 충실하게 내 직무를 다하고 그 외.. 더보기
교회 안에서 배우는 믿음(2014.9) 정병오 칼럼 교회 안에서 배우는 믿음 아들과 함께 금요기도회에 몇 달 전부터 중3 막내아들과 매주 교회 금요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가면 자율학습 등으로 인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금요기도회에 꾸준히 참석해서 목사님의 사도신경 강해를 통해 교리적인 기초도 다지고 뜨겁게 부르짖는 어른들의 기도 분위기 가운데서 자신의 문제를 내놓고 기도하는 법을 몸으로 체득해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막내 시온이는 8년 전 개척 교회를 시작할 때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였기 때문에, 교회 개척과 함께 새롭게 시작한 온 가족 예배를 특별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자라왔다.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저학년 사이에는 예배에 마음을 담지 않거나 싫증을 내는 모습을 보여 부모와 실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