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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오 칼럼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2017.3) 정병오 칼럼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오늘의 고통, 내일의 염려살다보면 어려움도 있을 수 있고, 모든 일이 다 잘 풀리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러한 삶의 이치를 너무 잘 깨달아서일까? 요즘은 삶에 대한 기대가 잘 생기지 않는다. 젊을 때는 나이가 들수록 연륜이 생기기 때문에 삶의 고통을 견디기가 더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갈수록 절감한다. 우선 나이를 먹을수록 감당해야 할 짐의 무게가 더 무거워진다. 인생의 짐은 항상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무거운 것으로 내게 지워진다. 유사한 짐을 이전에 감당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짐의 무게와 고통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그러기에 짐을 지기 전부터 그 무게를 미리 느끼기에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생각해보면 인간은 참 .. 더보기
피할 길, 감당할 힘(2017.2) 정병오 칼럼 피할 길, 감당할 힘“선생님은 여러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시나요?”“글쎄, 이이제이(以夷制夷)라고 할까요? 새로운 일로 이전 일을 제압하는 것이죠.”그냥 농담 반 임기응변 반으로 한 이야기지만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내 한계를 넘어선 일들을 맡으며좋은교사운동 대표를 사임하고 학교로 복직하면서 학교 일과 좋은교사운동 회원으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좋은교사운동 본부에서는 정책위원으로 정책위원회에 계속 참여했고, 좋은교사운동 대표를 하기 전 참여했던 지역모임인 기윤실 교사모임 강남모임에 다시 참여했다. 그리고 기윤실 교사모임의 리더 훈련과정인 ‘꿈꾸는 섬김이 학교’에 월 1회 1박 모임에 참여해 말씀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 이렇게만 해도 일이 많고 벅차다는 생각을 했다.. 더보기
어떤 변명(2017.1) 정병오 칼럼 어떤 변명 지난 2016 기독교사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분에게는 생소한 이야기겠지만, 그 때 송인수 선생님이 주제강의를 하면서 나의 퇴직을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그 이후로 많은 분들이 나를 만나면 그 때 송 선생님의 퇴직 요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어오고 있다. 지난 11월 5일에 있었던 ‘좋은교사운동 비전공청회’에서도 송 선생님은 공개적으로 나의 퇴직을 요청했다. 이런 퇴직 요청은 한두 번이 아니고 여러 차례 있었다. 그동안은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했다면, 최근 들어 공개적 요청을 하고 있어 나도 공개적인 답변을 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내게 주어진 공적 통로인 이 칼럼을 통해 나름의 변명을 하고자 한다. 20년 전 그 때의 헌신 각.. 더보기
다시 역사 앞에서(2016.12) 정병오 칼럼 다시 역사 앞에서어찌 이런 일이!허망하다. 그래도 민주공화국의 헌법 위에 구축해온 국가 시스템이 사이비 종교의 성격을 강하게 띤 한 여인에 의해 이렇게 허무하게 농락을 당할 수가 있는 것인가? 단지 한 개인이나 집단이 권력을 활용해 치부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개성공단 폐쇄,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 배치 등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정책들까지 좌지우지했다니. 이는 왕조 시대에도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이들은 여당.검찰.언론을 손에 쥐고서 영원히 권력을 이어가고 거짓을 숨길 수 있을 것처럼 행사했지만, 진실의 작은 구멍이 하나 뚫리자 거짓의 댐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마태복음 10:26)는 말씀을 넘어.. 더보기
가장 큰 죄, 영적 은사와 권위 사유화(2016.11) 정병오 칼럼 가장 큰 죄, 영적 은사와 권위 사유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때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몇 해들이 기억이 난다. 그 중 한 해가 대학 4학년 때인 1987년이다. 그 해는 시대적으로는 6월 항쟁의 결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던 해였다. 비록 야권의 분열로 군부독재를 종식시키지는 못했지만 국민의 힘으로 민주화의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 인생에 큰 자산이 되었다. 이 해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복음주의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맞았던 해였다. 복음전도를 통한 영혼구원 외에 사회참여를 통한 세상변혁도 기독교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다양한 실천과 시도들이 이 때 시작되었다. 대표적인 복음주의 사회참여 운영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더보기
사실의 힘, 전도와 선교의 새 지평(2016.10) 정병오 칼럼 사실의 힘, 전도와 선교의 새 지평 좋은교사운동 역사에 대해 강의하는 기쁨좋은교사운동 활동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을 받을 때가 있다. 나도 여러 모임이나 행사를 준비해 본 사람으로서 가급적 이러한 요청에 응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다 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안 맞는 경우는 당연히 못한다고 거절을 하고, 또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받을 때도 정중히 거절을 한다. 반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응하려는 대상이나 주제도 있다. 그것은 기독교사를 대상으로 해서 좋은교사운동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부탁받았을 때다. 이 경우는 선약을 조정해서라도 가급적 응한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여 지겨움을 느낄 만도 한데, 그런 것도 없다. 강의를 준비하고 그 .. 더보기
신학의 바다에서 넘나들며 배우기(2016.9) 정병오 칼럼 신학의 바다에서 넘나들며 배우기 현대 자유주의 신학의 바다에 빠지기대학 시절 수강했던 교과목들을 지금 떠올려보면 내용은 물론이고 과목명조차도 떠오르는 과목이 많지가 않다. 그때 들었던 교과목 내용이 시시했거나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간이 30년 가까이 흐르다 보니 내 삶의 일부분으로 완전히 소화가 되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30년이란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과목명은 물론이고 내용까지도 비교적 생생하게 기억나는 과목이 몇 과목이 있다. 생각해 보면 이 과목들은 교수님의 강의가 탁월해서가 아니라 그 과목의 내용들이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 내 삶의 관심이나 고민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까지 내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과목 중의 하나가 종교학과에.. 더보기
플라톤과 함께, 고전공부의 길을 찾아서(2016.8) 정병오 칼럼 플라톤과 함께, 고전공부의 길을 찾아서 누구나 자기만의 ‘로망’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지금당장 이루는 건 불가능하지만 최소한의 여건만 갖추어진다면 꼭 한 번 해 보고 싶은 꿈같은 것 말이다. 로망은 현실에 대한 불만이 클수록 더 커지게 마련이다. 교과서를 넘어, 고전을 활용하기교사로 살아오는 동안 교과서라는 존재가 늘 답답했다. 원론적으로 교과서는 수많은 교육 자료 중 하나에 불과한데, 실제 교실 수업에서 마치 성경처럼 사용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가급적 교과서 활용을 최소화하려고 애를 썼다. 교과서에 나오는 주제를 가르치되 그 주제와 관련하여 아이들의 삶과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양한 자료나 사례를 활용하려 했고, 꼭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교과서에 있는 주제를 빼기도 .. 더보기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2016.7) 정병오 칼럼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어떤 잡지든 표지를 보면 잡지의 ‘제호’가 있고, ‘제호’를 꾸며주는 간단한 문구가 나온다. 예를 들어 월간 에는 “내가 만드는 행복, 함께 나누는 기쁨”이라는 말이, 월간 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밝고 따뜻한 이야기”라는 말이 제호 바로 위나 옆에 붙어있다. 그러니까 이 꾸미는 말은 잡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이 문구는 잡지의 생명과 함께 지속되기도 하지만 잡지의 편집 방향이나 추구하는 철학이 변하면 함께 변하기도 한다. 단 한 호만에 사라진 구호그렇다면 월간 의 제호 옆에는 어떤 말이 붙어있을까? 당장 표지를 들춰보면 알 수 있겠지만, “교육을 새롭게 하는 힘”이다. 거의 10년 이상 잡지와 함께 한 말이다. 처음부터 이 말이 사.. 더보기
걸어서 바다까지(2016.6) 정병오 칼럼걸어서 바다까지 작년부터 오디세이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학교의 한 그룹인 ‘오디세이 하자’ 학생들과 교사들이 지난 4월 말, 9박 10일 동안 도보 여행을 다녀왔다. “걸어서 바다까지”라는 구호 아래 영등포에서 출발하여 강원도 낙산 바다까지 하루 평균 30km 이상을 걷는 일정이었다. 저녁을 먹고 몸을 씻은 후에는 하루 일정에 대한 소감을 나누었다. 여행 중에 발생했던 많은 문제에 대해 이유를 묻고 의견을 교환하며 해결책을 찾는 회의도 가졌다. 이 시간은 짧게는 2시간, 길게는 3~4시간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나는 다른 일정 때문에 하반기 4박 5일간만 동행했다. 여행을 통한 변화여행 전, 우리가 여행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서로 지켜야 할 약속은 무엇인지 교육했고 회의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