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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오 칼럼

몸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2016.5) 정병오 칼럼 몸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작년 말부터 오십견이 왔는지 왼쪽 어깨와 팔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게으름 때문도 있고 웬만해서는 병원을 찾지 않고 스스로 병을 이겨보자는 고집이 있어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면서 낫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낮에는 괜찮다가도 밤이 오면 팔이 아프기 시작하고, 통증 때문에 새벽에 잠을 깨는 날이 반복되었다. 지금은 내 고집이 쓸데없다는 것을 깨닫고 한의원 신세를 지며 언제 나을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생 동안 거의 자각하지 못했던 내 팔과 어깨의 존재를 순간순간 자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몸은 영혼의 감옥인가? 하나님은 인간을 천사와 같은 영적인 존재로 만들지 않으시고 영혼과 육체가 결합된 존재로 만드셨다. 영으로 계셨던 하나.. 더보기
하고 싶은 일, 주어진 일(2016.4) 정병오 칼럼하고 싶은 일, 주어진 일10년 전쯤인 것 같다. 한국성서유니온 초대 총무로 15년(1972~1986)을 일했고 한국 교회 성경묵상 훈련의 토대를 닦은 윤종하 총무가 소천 했다. 그가 장로로 섬기던 광야교회 주최로 조촐한 추모예배가 열렸는데 그 때 손봉호 교수의 조사 가운데 한 구절이 지금도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저는 단호하지가 못해서 제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제게 주어진 일을 하고 살았지만, 윤 선배님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윤 선배님이 부럽습니다.” 위대한 성경 교사 윤종하와 그 영향력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고 윤종하 총무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목회자가 되려 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신학대학원 진학이 좌절되었다. 이.. 더보기
기술사회, 민주주의, 영성(2016.3) 정병오 칼럼 기술사회, 민주주의, 영성 최근 핸드폰을 바꿨다. 7~8년 정도 썼던 2G폰의 액정 화면이 잘 보이지가 않아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어 고민 끝에 우체국 알뜰 폰으로 바꿨더니 요금이 1/2 이하로 내려갔다. 그동안 거센 스마트폰의 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고집하던 2G폰이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결국 3G폰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정들었던 019 번호도 010으로 바꾸게 되었다. 나도 나름 early adopter 나는 기계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당연히 자동차든 핸드폰이든 새로운 기계에 대한 욕망도 거의 없는 편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핸드폰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early adopter의 길을 걸어왔다. 우선 개인 휴대 전화기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삐삐가 1990년대 초에 처음 .. 더보기
세월의 절기, 신앙교육의 계기(2016.2) 정병오 칼럼 세월의 절기, 신앙교육의 계기 새해 첫 날 학교에서 뭐하고 있지? 5~6년 전 즈음부터 우리 가족이 새해를 맞으며 하는 연례행사가 있다. 송구영신 예배를 드린 후 맞는 새해 첫 날 아침은 충분히 늦잠을 자고 아침과 점심을 겸하여 먹는다. 그리고 각자 새해 계획을 세우고 그 내용을 서로 나눈다. 그 다음에는 차를 타고 아이들의 학교를 차례로 방문한다. 학교에 도착하면 운동장이나 캠퍼스를 한 바퀴 둘러본 후 학교와 아이를 위해 합심해서 기도를 한다. 처음에 아이들은 추운 날씨에 썰렁한 학교의 운동장과 캠퍼스를 방문하는 것을 싫어하고 그곳에서 기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도 했지만, 몇 년 반복되면서 이제는 당연한 가정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는 고2로 올라가는 막내 아들의 고등학교를 들른 후 .. 더보기
배움의 욕구와 자발성에 근거한 공부(2016.1) 정병오 칼럼 배움의 욕구와 자발성에 근거한 공부 얼마 전 새물결플러스 출판사에서 헤르만 바빙크의 을 존 볼트 교수가 축약한 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즉각 구입을 했다. 축약을 했다고는 하지만 한글 번역판 기준으로 1,412쪽이나 되고 가격도 70,000원이나 되는 그것도 전문 신학책을 내가 구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뿐 아니라 그 전 2011년에 헤르만 바빙크의 전문이 번역본이 나왔을 때도 주저함 없이 구입을 했다. 이 책은 한글번역판 기준으로 권당 850~900쪽 분량의 4권의 책이니, 색인까지 합해 총 3,616쪽 분량이다.(구입 당시 의욕을 가지고 이 책에 달려들었으나 1권 절반 정도 읽다가 실력부족 반 시간부족 반으로 접은 이후로 아직 손을 못대고 있다.) 대학 시절, 동아리 회보를 만들던 .. 더보기
성경, 역사, 교육(2015.12) 정병오 칼럼 성경, 역사, 교육 왜 번역의 틀을 활용하셨을까? 나는 성경을 읽을 때 여러 개의 번역본을 펼쳐놓고 읽는 것을 좋아한다. 개역개정을 기본으로 하되, 새번역과 공동번역 성경을 대조해서 읽다 보면 개역개정만 볼 때는 잘 보지 못했던 부분이 보이고,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풍성함에 조금 더 다가서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리고 한글 번역들만 대조해서는 메시지가 정확히 잡히지 않을 때는 부족한 영어지만 영어 번역본을 대조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성경의 원어인 헬라어나 히브리어를 배우지 않은 것을 한탄하게 된다. 생각이 헬라어와 히브리어까지 미치게 되면 이와 관련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정확무오한 말씀을 전해주고자 했다면 각 나라 백성에게 각 나라 .. 더보기
내가 만난 하나님, 나를 만나주시는 하나님(2015.11) 정병오 칼럼 내가 만난 하나님, 나를 만나주시는 하나님 하나님을 아는 지식 “당신이 믿는 하나님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이 질문 앞에서 내 머리는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우선 이 천지만물을 만드시고 지금도 다스리고 계신 전능하신 창조주가 떠오르고, 다음으로 우리 인생의 세밀한 부분까지 다 아시고 모든 인간의 생사화복과 모든 역사를 섭리로 주관하시는 주님이 겹쳐진다. 자신을 반역한 인간을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몸으로 보내시고 죽기까지 복종하게 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떠오르고, 부활의 능력으로 사탄의 계략을 파하시고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린 그 모든 것 위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지혜가 떠오른다. 그리고 부름받은 당신의 백성과 교회를 통해 이 세상을 회복하시고 우주적인.. 더보기
거룩한 사치(2015.10) 정병오 칼럼 거룩한 사치 내가 하고 싶은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다면? 쓸데없는 상상인줄 잘 알면서도 ‘지금 내게 모든 생계의 부담과 사회적 책임의 짐이 없어지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늘 1순위로 떠오르는 생각은 성경공부를 마음껏 해보는 것이다. 여기서 성경공부란 본문을 놓고 원어를 포함한 여러 다른 번역본도 찾아보고, 성경 사전이나 성경지도 등을 활용해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어야 하겠지만, 그를 위한 기초 지식이 부족하고 열정도 부족한 나로서는 이런 작업은 그야말로 꿈만 같은 일이다. 이보다는 성경본문과 그 배경을 깊이 연구해 성경 본문의 깊은 의미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연구.. 더보기
어떤 결혼 주례사(2015.09) 정병오 칼럼 어떤 결혼 주례사 결혼 서약문의 의미 결혼식에 많은 순서가 있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한 순서는 신랑신부의 결혼 서약일 것입니다. 조금 전 신랑 신부는 결혼 서약문을 통해서 서로를 향해 “이제부터 평생토록 괴로우나 즐거우나, 가난하거나 부하거나, 병들거나 건강하거나, 어떤 환경 중에서라도 그대를 귀중히 여기고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신랑 신부는 이 약속을 온 마음을 담아 진실하게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약속의 의미를 다 알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결혼 생활이란 이 약속 속에 담긴 그 깊은 의미를 탐구해가고 맛보아 알아가는 긴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 약속에는 두 분의 만남과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 단지 두 분의 사랑이라는 감정의 결과만이 아니라 이 감정.. 더보기
기도의 사람(2015.08) 정병오 칼럼 기도의 사람 올해 서울시교육청에서 하는 오디세이학교(자세한 내용은 5월호 칼럼 참조) 일을 맡다 보니 지난 몇 달은 정말 한 치도 쉴 틈 없이 그것도 초긴장 상태에서 일을 해왔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덴마크 애프터스쿨을 실험해 본다’ ‘꽉 막힌 한국의 입시교육의 틀 가운데 숨 쉴 틈을 제공해주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길을 열어 보겠다’ ‘극도로 비정상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 교육 가운데 상식적인 교육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건강한 상생모델을 만들어 보겠다’ 등 여러 이상을 가지고 시작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이상만 분명하면 그것을 붙들고 부딪혀보는 편이고 세세하고 치밀하게 계산해보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이 일을 맡겠다고 나설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