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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일기

교단에 선 교사, 교단의 선교사


리틀램프 쌤의 행복한 수다 2

교단에 선 교사, 교단의 선교사

 

 

 

I. 나는 교사다

누구의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피곤하고 짜증이 나고 속상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누구의 선생으로 산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고 감동일 때도 많다. 그래서 나는 교사다.

 

II. 나는 학생에게 배우는 교사다

진정한 회개란 이런 게 아닐까요?

10월 어느 날. 우리 반(고양외고 3학년 7반) 여학생 OO이가 점심시간에 병원 다녀오겠다며 외출증을 끊어 갔다. 그런데 이 아이가 5교시가 끝나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선생님, 토스트가 너무 먹고 싶어 병원 간다고 거짓말했어요. 죄송해요.”

그 착한 마음이 정말 예뻐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잘 들어 봐! OO이는 갑자기 토스트 먹고 싶은 정신병(?)이 와서, 이 병을 치료해 주는 토스트 전문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온 거지? 치료를 받고 정신병도 완치되어 왔으니까 OO이는 병! 원! 다녀온 거 맞아! 그래서 거짓말 한 거 아니지?” (머리 쓰담 쓰담)

가끔 내 표현이 좀 과격(?)하다.

그런데 OO이는 아무 말 못 하고 갑자기 닭똥 같은 눈물만 뚝뚝 흘린다. 그 모습에 너무 놀라서 OO이를 자리에 앉히고 “무슨 힘든 일이 있니?” 물었다.

“거짓말해서 너무 무서웠어요!”

깜짝 놀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내가 무서워?” 다시 물었다.

“그게 아니라, 거짓말해서 선생님과의 신뢰가 깨질까 봐 무서웠어요. 죄송해요, 선생님.”

이렇게 얘기하는 OO이가 얼마나 예뻐 보이던지. 원래도 예뻤지만 더 예뻐 보였다.

“우리 착한 OO아! 지금의 이 정직한 용기를 평생 잃지 말고 꼭 간직하렴! 넌 참 착하고 귀한 마음을 가졌단다.”

OO이를 잘 위로하고 밝게 웃는 OO이에게 호박엿 두 개를 물려주고 교실로 보냈다.

 

OO이의 고백. 그 진한 여운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신뢰가 깨질까 봐 무서웠어요. 신뢰가… 깨질까 봐… 무서… 웠어요.’ 신뢰가 깨질까 무서웠다는 아이의 고백과 작은 잘못에도 서럽게 울며 반성하는 아이의 착한 마음이 나의 꺼져 가는 양심에 ‘짱돌’을 던졌다. 거짓말한 것이 들통 날 위험도 없고, 벌 받을 게 무서워서도 아니라 선생님과의 신뢰가 깨질까 무서웠다는 아이의 말에 자꾸 하나님 생각이 났다. 하. 나. 님….

OO이보다 더 큰 죄를 짓고도 눈물도 없는 말뿐인 회개.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질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벌을 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 눈치만 보고 있는 나의 죄된 모습, 굳어져 버린 양심, 그리고 무지.

OO이의 눈물 속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본다. 죄에 대한 대가로 받을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신뢰가 깨어질까 두려워하며 정직하게 고백하는 회개. 그리고 이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임을 묵상케 하신다. 아이를 통해 배운 ‘회개’에 대한 부끄러운 나의 고백. 오늘도 나는 학생에게 배우고 있다. 아주 제! 대! 로!

 

III. 나는 표현하는 사랑에 감동하는 교사다

하나.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다.” 대학 때 은사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다. 교무실 책상 위에 올려진, 은색 리본을 단 박카스 한 병과 학생의 마음이 담긴 메모 한 장으로도 나의 오후는 충분히 즐겁다.

둘. ‘천국.’ “힘들고 지쳐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천국’을 바라보며 매일매일 사시길 기도할 게요. 이거 드시고 힘! 내세요.”

그래! 내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십자가! 그리고 그 십자가의 은혜로 얻은 ‘천국’뿐! 아이들에게 ‘천국’을 소망하며 살자했으니, 나부터 그 천국 소망으로 인해 힘 있게 살아 보자! 나는 교단에 서서 천국 소망을 나눌 의무가 있는 자다. 나는 교단에 선 교사! 나는 교단의 선교사! 이것이 나의 정체성! 옙!

 

IV. 나는 시를 잘 쓰고 싶은 교사다

졸업하는 제자들에게

 

20대를 아름답게 멋지게 성실하게 힘차게

어디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하되, 꾸준히…

 

늘 꿈을 꾸되,

자신만을 위한 꿈은 진정한 꿈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며,

기꺼이 나를 내어 주는 헌신의 사랑을 만들어 가기를…

 

어른이 되었다 하여 세상과 타협하지 말되,

스스로를 어리다고 여기며 책임을 회피하지도 말기를…

고등학교 때의 고통을 보상받기 위해 방탕하게 살지도 말되,

대학 가서도 책과만 씨름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미팅과 연애는 기쁨으로 하되,

20살 때 남친/여친은 내 남편/아내가 될 가능성이 희박함을 주의할 것이며...

 

돈보다는 사랑을,

사랑보다는 소망을,

소망보다는 믿음을 먼저 배우는 멋진 청년이 되길…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하나님을 증거하는 증인의 삶을 살아가기를

선생님은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주어지는 자유가 참된 것인지 궁금하다면,

무엇을 하고 무엇을 금해야 할지 모를 때에는

언제나 먼저 예수님께 물어보렴.

이제 네 삶의 유일한… 선생님은…

오직 예수님뿐이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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