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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공부하는 아이』, 정병오 외, 좋은씨앗

『크리스천 부모 학교』, 유영업, 생명의말씀사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은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정 환경’이 정말 중요합니다. 가정은 믿음을 갖도록 도와주는 울타리가 되어 줍니다. ‘수구초심’이라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익숙한 환경, 즉 고향이라 부르는 곳을 마음에 둡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묻힌 곳이며, 자신이 태어난 가나안 땅에 묻힙니다. 요셉은 아브라함이 묻힌 막벨라 굴이 자기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라 선포하고는 뼈라도 파내서 가져가라고 말합니다.

가정은 좋은 곳인 반면에 우리를 제한합니다. 선입견과 편견을 만들고 울타리를 넘어서려는 발걸음을 붙듭니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라는 하나님 명령을 어렵고 힘든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죄악을 관대하게 대하도록 만들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믿음이 있어야 넘어설 수 있습니다. 믿음은 익숙한 환경이 만든 울타리를 넘어서게 만듭니다. 아브라함은 고향이 아닌 가나안 땅에 무덤을 만들어 고향에 돌아가고픈 마음을 믿음으로 이깁니다. 히브리 기자는 ‘더 나은 본향 곧 하늘에 있는 것을 사모한(히 11:16)’ 믿음의 사람들을 우리에게 소개합니다.

저도 자라 온 환경에 얽매인 울타리들을 넘어서야 했고 지금도 싸웁니다. 믿음으로 이겨 내지 못하면 육신의 안위를 위해 살아가면서 환경에 적당히 묻힙니다. 성적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고, 자녀들을 학원으로 내몹니다. 사람들이 가는 크고 넓은 길에 휩쓸러 가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지만 어떻게 그렇게 행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 앞에서 공부하는 아이

저는 교회에서 독서반을 하고 있습니다. 중학생들과 다달이 책 한 권을 읽고 이야기하고 글을 씁니다. 어떤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든 ‘공부를 왜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로 내용이 이어집니다. 독서 토론은 항상 ‘공부를 하는 이유’와 ‘살아가는 이유’라는 교차로로 우리를 내몰고 ‘어디로 갈래?’ 하고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부모님들이 내세운 전통적인 논리와 부딪치고 한바탕 성토를 합니다.

“그럼 너희는 공부 왜 하냐?” 물으면 “그러게 말입니다”로 답합니다. 부모님들 생각에는 반대하지만 자기들도 공부를 왜 하는지 모릅니다. 여러 책을 꾸준히 읽고 고민하면서 공부하는 이유를 정리할수록 부모님과는 갈등이 심해집니다. 하나님을 잘 믿는 부모라 해도 믿음으로 세상을 이겨 내라 하지 않고 잘 적응해서 쉽고 편하게 살아가라고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공부하는 이유를 생각하지 않고 “그럼 못하는 게 좋냐? 기왕이면 잘하는 게 낫지!”라고만 합니다.

교회에서 학생회를 보낸 아이들이라도 믿음으로 넘어서야 하는 환경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학생들 주변 환경 대부분이 믿음을 가로막습니다. 부모를 넘어서야 하고 학교와 교육, 사교육으로 점철된 대학 입학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럴 만한 믿음이 아이들에게 있을까요? 《하나님 앞에서 공부하는 아이》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사교육, 부모의 욕심, 학교와 교사, 교회에 대해 정병오, 박상진, 방선기 세 분의 생각을 담았습니다.

부모들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서 공부하는 아이》를 나눠 주었습니다. 다음 주에 “어머니 읽으셨나?” 물으니 “선생님, 그 책 진짜 좋아요. 제가 먼저 읽었어요” 합니다. “그럼 이제 어머니가 읽으시겠네!” 했더니 “아니요. 친구 영찬이가 읽겠다고 가져갔어요!” 합니다. 박상진 목사님이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 부모들과 ~ 교사들을 위해 쓰였다’고 했지만 삼척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읽고 있습니다. ‘왜 공부할까?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하는 책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았고, 관심이 다르며, 하는 일도 다르지만 읽으면서 ‘내 생각과 똑같네!’ 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보낸 글을 읽는 것 같기도 하고 《좋은교사》에서 읽은 글 같기도 하고 대안 학교나 여러 기독교 단체 냄새도 납니다. 무엇보다 성경이 말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부모 훈련

대안 학교는 기존 교육 기관과 달리 새로운 눈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합니다. 부모들은 공교육에서 채워 주지 못하는 것,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을 바꾸려고 아이들을 대안 학교에 보냅니다. 대안 학교 부모라면 학교에 대한 관심이 남다릅니다. 교육에 대한 세속적인 생각을 어느 정도 벗어난 사람들이죠. 그럼 대안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믿음으로 뛰어넘어야 할 환경이 공립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는 적겠네요. 하지만 대안 학교에서는 돈도 많이 들고 거리도 먼 대안 학교에 아이를 보낼 정도로 ‘깨인’ 부모들을 자꾸 교육시키려고 합니다.

《크리스천 부모 학교》를 지은 유영업 목사님은 독수리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부모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나 봅니다. 대안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 역시 깨뜨려야 할 잘못된 생각이 많습니다. 1부에서 아이들 마음을 읽으라고 하네요. 2부에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부모가 되라고 합니다. 대안 학교 부모님들 역시 아이들 마음을 못 읽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부모가 어떤 모습인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이죠. 두 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3부 작은 다윗을 키우는 기독교 학교, 4부 공부가 즐거운 아이들도 어렵겠죠.

“자식의 회심을 위해 늘 기도합니다.”, “경건한 부모 밑에 왜 망나니 같은 아들이 나올까요?”, “다소 능력이 부족해도 섬길 줄 아는 교사가 중요합니다.” 50여 편의 칼럼 모두 목사님이 상담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직접 한 짧은 말로 시작합니다. 겪지 않은 사람이 멀리서 관찰해서 써낸 책이 아닙니다. 게다가 목사님은 제가 아는 누구보다도 성경을 탁월하게 전하십니다. 성경을 사랑하고, 요즘 아이들을 직접 겪고, 학부모 교육을 담당하신 분이 쓴 글이니 자녀 교육 지침서로 곁에 둘만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공부하는 이유

새 학년 시작입니다. 대학 신입생들은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네요. 중고등부를 오래한 저는 고3 학생들을 잘 압니다. 그런데 누가 어느 대학에 갔는지 알아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본인도, 부모도, 교회에서도 잘 알려 주지 않습니다. SKY에 갔다면 금방 알려지는데 지방 대학에 간 아이들은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SKY에 간 아이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아이가 되어 감사 찬양하고 간증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 대학에 간 아이는 하나님 영광 깎아먹은 사람이라도 되는지 조용히 사라집니다. 어떻게 공부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무엇을 위해 공부했는지 모두 중요하지 않고 결과가 영광스러우냐만 따집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왕, 대제사장, 지도자는 하나님께 더 영광 돌렸던가요? 왕이었던 헤롯, 대제사장인 안나스와 가야바, 총독인 빌라도가 로마의 최고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하나님께 영광 돌렸던가요? 성경을 읽어 보면 제가 일부 예외적인 사람을 뽑은 게 아니라는 걸 알 겁니다. 바울도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최고 수준의 공부를 해서 뽑힌 게 아니죠. 로마는 뛰어난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이름조차 쓰지 못하는 노예와 이름 없는 하녀들이 믿는 믿음으로 무너졌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면 바울처럼 쓰임 받을 수 있지만 공부 못해도 하나님이 쓰십니다.

저는 공부, 독서 모두 그럭저럭하는 보통 학생이었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성경을 읽으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말씀으로 환경이 준 연약함을 깨뜨리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성경 말씀으로 제게 은혜를 베푸신 사실에 대해 언제나 감사합니다. 성경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성경이 너무나 어렵다면 두 책을 읽어 보세요. 아이와 공부에 대한 성경적 답을 얻을 겁니다.

《하나님 앞에서 공부하는 아이》는 좋은교사운동 대표 정병오 선생님,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 박상진 목사님, 20년간 이랜드 사목으로 직장 사역을 하신 방선기 목사님이 함께 썼습니다. <기독공보>에 ‘입시․사교육을 바로 세웁시다’라는 칼럼으로 연재한 글을 주제별로 모았습니다. 《크리스천 부모 교육》은 SFC 간사로 섬겼고 독수리학교에서 교감과 교목, 지금은 샘물학교에서 교장으로 섬기는 유영업 목사님이 썼습니다. 〈기독교 연합신문〉과 〈기독교보〉에 칼럼으로 연재했던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두 책 모두 현재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두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난 그러지 않아서 찔리네’ 하는 분들보다 ‘이거 당연한 얘기 아니야? 뻔히 아는 얘기를 쓰셨구만!’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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