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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일기

씨앗을 뿌리는 마음, 열매를 맺는 방법


씨앗을 뿌리는 마음, 열매를 맺는 방법

 

 

2011년은 감사함을 넘치게 고백할 수밖에 없는 한해였다. 한해를 온전히 학교에서 보낼 수 있음이 그러했고, 학교 안에서 겪었던 모든 일들이 감사요, 감사였다.

좋은교사운동과 예비 기독 교사 아카데미에 대해서는 진작 알고 있었음에도 선뜻 용기를 낼 수 없었던 이유는 어이없게도 간절함과 소망함이 커질 것이 염려되어서였다. 교사와 학교를 향한 마음은 커져만 가는데 기간제로 일하는 것조차 너무나도 힘든 현실 속에서 기독 교사로서의 소명에 대한 강의를 듣다 보면 아직 닿을 수 없는 곳에 대한 간절함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라 주체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젊은 날의 혈기만으로 교육 현실을 바라보고 이상을 꿈꾸는 들뜸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근무하면서 배운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운동력과 적용력을 느껴 보고 싶은 욕심이 컸었다.

주님께서는 제대로 된 기독 교사로 서고 싶은 나의 세세한 욕심까지도 모두 들어주셔서 기간제 교사로 학교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아이들을 대하며 학교를 품는 시간 동안에 이 아카데미를 허락해 주셨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유익은 머리가 아닌 사지에 근육이 붙었다는 것이다. 늘 고민과 생각이 많아서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것들이 손과 발까지 내려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게끔 운동력을 불어넣어 준 참으로 감사한 강의들이었다.

 

내가 복음을 전해야 할 이유

지금껏 인생 가운데 감사한 기도 제목을 찾으라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그 수가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을 꼽으라면 미션 스쿨을 다님으로써 신앙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이며, 현재 미션 스쿨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때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 치열했던 학창 시절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싶다. 단연코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없음을 알기에, 예민함과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가엾은 소녀를 그때 그 타이밍에 찾아와 주신 하나님께 거듭 감사함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션 스쿨에 대한 특별한 소망함이 있고, 학원 복음화에 대한 뜨거움이 있다.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 내가 여고 시절에 받았던 근본적인 위로와 평안함을, 참으로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도 느꼈으면 하는 것. 두려움 엄습할 때마다 그 한이 없으신 사랑 가운데 거하는 자유함을 우리 아이들이 맛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망함과 뜨거움을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는 참 어려운 게 지금의 현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학원 복음화에 대한 갈급함이 커진 것 같다.

지난 2학기에 진행하였던 서울 지역 예비 기독 교사 아카데미에서 서헌희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고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학교에서 복음을 나누는 것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게 되었다. 강의를 듣는 내내 정말로 가뭄에 단비를 만난 심정이었다. 선생님의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해진 시간에 소그룹을 구성해서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말씀 모임을 꾸려 나가는 노하우가 절절하게 마음에 다가왔고, 내 가슴을 기대와 흥분으로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축복의 땅에 거하는 일

무엇보다 마음에 다가왔던 부분은 신앙이 견고한 학생들을 핵심 멤버로 세우고, 동역자로 삼으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교사가 학생에게 복음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효과가 있다고 했다. 바로 이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보여 주신 주님의 역사하심은 정말 놀랍게도 바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말씀 나눔 모임으로 이루어졌다. 고백컨대 순전히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준 덕택이었다. 2주에 한 번 토요일에 모임을 가지면서 말씀과 하나님에 대한 갈급함과 열정이 아이들의 마음 가운데 살아있다는 것, 믿지 않는 친구들을 향한 애통함과 소망함이 참 뜨겁다는 것을 느끼며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는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멘토링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주님께선 끊임없이 하나님에 대해 증거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셔서 조심스럽게 나의 진심을 전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감당하게 하셨다.

미션 스쿨의 가능성을 아이들을 통해 확인하면서 하나님의 학교라는 큰 축복의 땅에 있음에 거듭거듭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