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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오 칼럼

위기의 한국 교회,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정병오 칼럼 위기의 한국 교회,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한국 교회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 20년 전부터 ‘개척 교회가 성공하기 힘들다’, ‘소형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교인 200명 내지 300명 정도 되는 중형 교회들의 위기를 이야기해요. 이들 교회 교인들이 대폭 감소하거나 급속한 노령화를 현상을 나타내고 있어요.” “한때 전체 인구 중 기독교인 비율을 20%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요즘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없죠. 실제로 대학 캠퍼스의 경우 기독교인 비율이 5%가 채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전에 캠퍼스 벤치에 앉아 있으면 네비게이토, UBF, CCC 등 일대일 노방 전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캠퍼스에서는 이런 일대일 노방 전도가 불가능해요.. 더보기
‘신령한 나그네’ 그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신령한 나그네’ 그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결혼 20주년 기념 여행 지난해 11월, 결혼 20주년을 맞아 1박 2일의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돌아보니 결혼 후 아내와 단둘이 하는 1박 여행은 처음이었다. 결혼 후 얼마 있지 않아 첫째 아이를 가진 후 2년 터울로 4명의 아이를 가졌으니, 우리 부부 곁에는 아이들이 한 명이라도 함께하지 않은 때가 한 순간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큰아이가 대학에 진학했고, 막내도 6학년이 되면서 아이들을 떼 놓고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고, 아이들도 제발 자기들끼리 있을 시간을 달라며 엄마, 아빠만의 여행을 적극 지지했다. 결혼 20주년 기념 여행이라고 해서 무슨 멋있는 곳에 가는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그냥 지난 20년간 우리 부부와 가정을 인도해 주신 하나.. 더보기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정병오 칼럼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그 길이 확실한 건가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고3 학력고사 시험 이후 대학 원서를 쓰기 위한 면담을 할 때였다. 지금이야 대입 과정이 여러 대학에 여러 번 지원할 수 있는 매우 복잡한 절차를 갖고 있지만 당시에는 학력고사 점수와 내신 성적을 합산한 점수를 기준으로 하나의 대학에만 응시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단 한 번밖에 기회를 주지 않는 매우 냉정한 제도였지만, 이미 서열화된 대학 체제 가운데서 자신의 점수를 전국 등수화 해서 학원에서 만들어 준 배치 기준표에 의거에 지원을 하면 되는 어찌 보면 단순하고 속 편한 제도이기도 했다. 그래서 오랜 입시 경험을 가진 고3 담임 선생님이 안전하다고 제시해 주는 대학과 전공에 안전하게 원서를 쓸 것.. 더보기
손봉호, 그 이후 정병오 칼럼 손봉호, 그 이후 “선생님, 저희 출판사에서 펴내는 출판 소식지가 있는데, 여기에 손봉호 교수님의 신간 『잠깐 쉬었다가』에 대한 서평을 써 주시겠어요?” 제자가 스승의 책에 대한 서평을 쓴다는 것이 두려운 일이지만, 그 책의 부제가 “따뜻한 남자 손봉호 교수의 훈훈한 잔소리”였고, 책머리 제목이 “알고 보면 나도 따뜻한 남자”였던 것이 기억나 내가 알고 있는 스승 손봉호의 인간적인 면을 함께 소개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응하기로 했다.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무식할 권리는 없다 내가 손봉호 교수님을 처음 뵌 것은 1984년 대학 1학년 때였다. 마침 그해 손 교수님도 서울대로 옮기셨기 때문에, 손 교수님과 나는 입교(入校) 동기인 셈이다. 손 교수님은 부임 첫해부터 내가 소속해 활동하던 SFC.. 더보기
논쟁자 루터, 그리고 나 논쟁자 루터, 그리고 나 최근 루터에 푹 빠져 있다. 한글로 번역된 그의 저작들은 물론이고, 그의 신학이나 사상과 관련된 연구 글들을 읽어 가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영적 거장의 실체를 느껴가노라면 어떤 때는 전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전통적인 장로교회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랐다. 그리고 대학 시절에는 개혁주의 신학을 표방한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훈련을 받았다. 그것도 그냥 그 물에서 논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장로교회나 개혁교회가 추구하는 신학과 세계관을 깊게 파고 들어가고, 그 신학적 전통에 나를 맞추고 그 세계관에 따라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이니 골수 칼빈주의자인 셈이다. 대학 시절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처음 읽었을 때의 그 흥분됨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리고 화란의 신칼빈주의자였던 아브.. 더보기
풍요 속의 빈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풍요 속의 빈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 여름 방학 기간에 15명가량 되는 교회 중고등부 아이들이 한 청소년 선교 단체가 주관하는 수련회에 다녀왔다. 이 수련회는 내가 학교에서 만나는 요즘 아이들의 특성이나 코드에 잘 맞춘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2,000명의 청소년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찬양과 말씀, 기도를 반복하는 것이 수련회 프로그램의 전부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화 행사나 체험 활동, 개인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고 일대일로 아이의 영혼을 만져 주는 시간은 전혀 없었다. 물론 찬양 사역자나 특강 강사들이 이름난 분들이긴 했지만 요즘 아이들의 코드에 맞는 강사는 결코 아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풍성한 은혜를 받고, 영적으로 많이.. 더보기
이것이 인생이다  정병오 칼럼 이것이 인생이다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것들 가끔 대학 생활을 돌아볼 때가 있다. 그런데 늘 처음 떠오르는 그림은 대학 1학년 때 극심한 막막함과 외로움으로 향수병을 앓았던 일, 2학년 때 교회 친구와의 오해를 풀지 못해 며칠 잠 못 이루고 괴로워했던 일, 3학년 때 선교 단체 대표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이기지 못해 울부짖던 일, 4학년 때 졸업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놓고 방황했던 일 등이다. 분명히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대학에서 만났던 소중한 만남들과의 아름다운 기억, 또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이런 것들은 약간의 의도성을 가지고 생각을 해야 떠오르지 본능적으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교직 생활을 돌아봐도 비슷하다. 늘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아이는 나한테 반항하고 대들.. 더보기
아이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정병오 칼럼 아이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어때? 대학 생활 재미있어?” 올해 대학생이 된 큰아이를 향해 주변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이 질문이 가지는 함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갈수로 각박해지고 여유 없는 삶을 살아 내야 하는 성인들의 입장에서 그래도 대학생 시기만은 좀 여유 있고 재미있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질문인 것처럼 보인다. 아니 요즘 대학생들도 스펙 쌓기와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하니 중고생 6년 동안 정말 치열한 입시 경쟁을 갓 뚫고 올라온 대학교 1학년 시기만이라도 재미와 기쁨, 활력을 누리기를 원하는 소망을 가지고 이런 질문을 하는 것 같다. 어쩌면 대학교 신입생의 삶을 통해 자신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자유와 낭만을 찾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 더보기
세월을 이길 수는 없지만 아낄 수는 있다 정병오 칼럼 세월을 이길 수는 없지만 아낄 수는 있다 “선생님, 이번 스승의 날 특집으로 김기열 선생님을 취재하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선생님의 기억력이 온전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몇 번이나 전화를 드려 약속을 상기시켜 드렸는데도 처음 전화를 받는 것처럼 받으세요.” 그러고 보니 선생님이 올해 90이다. 나이 90이면 아무리 정정한 사람이라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나이다. 이러다가 제대로 선생님 얼굴을 뵙지도 못하고 천국으로 보내 드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만사를 제치고 기자의 취재에 동행했다. 녹취를 해 놓았어야 했는데 부산에 도착해 선생님께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는다. 분명히 기자가 3번 정도 미리 통화를 했다는 데도 말이다. 할 수 없이 주소를 가지고 집을 찾아가니 기자와의 .. 더보기
가난과 평범을 경험할 기회를 빼앗지 마라 가난과 평범을 경험할 기회를 빼앗지 마라 “선생님, 제가 중학생 때 청운중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제가 우리 직원들의 생활을 어떻게 알겠으며, 또 관심이나 가졌겠습니까? 제가 비록 아버지 덕에 주제넘게 부를 누리고 있지만 제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마음속에는 늘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친구들, 중학생 시절의 격의 없이 어울렸던 그 시간이 없었으면 어떻게 지금까지 우정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얼마 전 만났던 첫 학교 시절의 제자들 모임에서 대재벌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견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아들이 한 말이다. 평창동 아이들 내가 첫 발령을 받아 근무했던 청운중학교는 경복궁과 청와대 옆에 위치했었다. 그리고 재벌.. 더보기